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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도산 현실화되나”…투자 부진·공사비 급등·고금리에 갇힌 건설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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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빈 기자

승인 : 2025. 01. 31. 09:48

지난해 종합건설업체 폐업 건수 641건…19년 만에 최다
건설·부동산 경기 침체에 고금리·공사비 급등 원인
'줄도산' 공포도 엄습…중견사 신동아·대저건설 등 회생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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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건설현장에서 근로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부도·폐업 등 건설업계에 '줄도산 공포'가 엄습하고 있다. 지난해 종합 건설 기업의 폐업 신고 건수가 19년 만에 최대치를 경신해서다.

전반적인 국내 경기 침체로 건설사의 주요 먹거리인 주택 시장이 장기 침체 국면에 돌입한 데다, 공사비 급등으로 수익성이 크게 꺾인 점이 가장 큰 원인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부동산 시장 회복을 낙관적으로 바라볼 수 없다는 점에서 앞으로 경영난에 휩싸이는 건설사가 더욱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적잖이 뒤따르고 있다.

31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종합 건설 업체의 폐업 신고 수는 641건으로 나타났다. 전년보다 60건(10.3%) 증가한 것이자 지난 2005년 조사 시작 이후 19년 만에 기록된 가장 많은 수치다.

연간 종합 건설 업체의 폐업 신고 건수를 보면 부동산 활황기로 평가받는 지난 2021년 폐업 신고 수는 305건에 그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전세계적인 고금리 현상이 장기화하며 2022년 362건으로 늘어난 후 2023년 581건에 이어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폐업에 이르는 건설사 수는 늘고 있지만, 지난해 새로 등록된 종합 건설 업체 수는 줄고 있다. 건설업계에 새로 발을 들이는 업체가 적어지는 것으로 업황이 전반적으로 침체되어 있다.

지난해 10월 신규 등록한 종합 건설 업체는 1만9242곳으로, 전년 말(1만9516곳) 대비 274곳, 1.4% 줄었다. 부문별로 건축업(1만493곳)이 2023년 말보다 225곳(-2.1%) 감소해 가장 많이 줄었다. 토건(3044)은 38곳(1.2%), 토목(5222곳)은 21곳(-0.4%)이 감소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수년째 이어지고 있는 고금리, 고물가에 원자잿값은 물론 인건비까지 비싸지며 공사비가 급등하고 있어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며 "여기에 부실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려로 건설업계는 물론 금융업권까지 신규 투자 규모를 줄여가고 있고,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규모도 감소해 일감이 줄며 문을 닫는 건설 업체가 한 둘이 아니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규모가 작은 중소 건설사는 물론 중견건설사들 사이에서도 연쇄 부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 시공능력평가순위 58위의 중견사 신동아건설은 60억원 규모의 어음을 감당하지 못하고 최근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또 경남지역 시공순위 2위이자 전국 시공능력평가순위 103위의 대저건설, 부산 7위 신태양건설도 법정관리를 신청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전북 4위의 제일건설도 미분양 부담을 견디지 못해 최종 부도됐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강력하고 대대적인 건설업 살리기 정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건설경기 침체의 이유가 몇 가지 건설업 내부 원인 하나로 꼽을 수 없는 만큼, 공사비 현실화·지방 경제 활성화·민간수주 증대를 위한 추진 동력을 심어줘야 한다는 의견들이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내수 경기와 직결돼 있는 건설업 특성상 건설경기를 살리기 위해선 정부의 강력한 활성화 정책이 필요하다"며 "국회에서 여야가 나뉘어 정쟁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하루 빨리 합일된 정책을 바탕으로 일자리 감소·지역 경제 침체 등을 막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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