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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래미안 빈틈’ 선점 전략 가속화…대치·여의도·목동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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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빈 기자

승인 : 2026. 03. 29. 16:07

브랜드 공백지 ‘첫 래미안’ 전략…수익성·희소성 동시 겨냥
서울 핵심지 선점 나서…후속 수주 레퍼런스 포석 ‘분석’
삼성물산 “핵심지 위주 선별 수주 공략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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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물산)이 아파트 브랜드 '래미안'을 앞세워 서울 정비사업 시장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경쟁이 과열된 사업지에 무리하게 뛰어들기보다, 그간 래미안이 공급된 적 없는 핵심 입지를 선점하는 이른바 '브랜드 무풍지대 공략'을 전면에 내세운 모습이다. 이 같은 전략은 단순한 수주 확대를 넘어, 래미안이 들어서지 않았던 지역에 첫 단지를 공급함으로써 상징성과 희소성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를 통해 지난해 9조원대 정비사업 수주 실적을 기록한 상승세를 올해도 이어가겠다는 계산이다.

2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지난해 정비사업 수주액 9조2388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다만 올해 수주 목표는 7조7000억원으로 제시했다. 지난해 실제 수주액보다는 낮지만, 지난해 초 제시했던 연간 목표치 5조원과 비교하면 54% 늘어난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삼성물산이 단순한 물량 확대 경쟁에서 벗어나 브랜드 가치와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선별 수주' 전략을 강화하는 신호로 보고 있다. 래미안이 공급되지 않았던 핵심 입지를 선점해 후속 사업 수주에서 우위를 확보하려는 전략적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대표적으로 여의도 재건축 단지나 목동 신시가지처럼 상징성이 크지만 아직 래미안 단지가 없는 지역에 첫 공급을 성공시킬 경우, 이후 인근 사업지 수주 경쟁에서도 차별화된 레퍼런스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실제로 삼성물산은 지난해 11월 여의도 대교아파트 재건축 사업을 단독 입찰로 수주했다. 총 공사비 7721억원 규모로, 여의도 최초의 래미안 단지가 될 전망이다. 국내 대표 업무·금융 중심지인 여의도에서 처음으로 래미안 브랜드를 선보인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는 평가다. 삼성물산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여의도 시범아파트 재건축 수주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사업비 30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재건축' 프로젝트에서도 삼성물산의 '첫 래미안' 전략이 드러난다. 삼성물산은 14개 단지 중 현재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르고 다음 달 10일 입찰이 마감되는 6단지 현장설명회에 참석하며 수주 의지를 내비쳤다. 목동 재건축 단지 가운데 가장 먼저 래미안 브랜드를 입성시키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최근에는 강남구 '대치쌍용1차 재건축' 수주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곳 조합은 다음 달 총회를 열고 삼성물산과의 수의계약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과거 대치 청실아파트를 재건축한 '래미안 대치 팰리스' 등이 지역 랜드마크로 자리 잡고 있지만, 최근 본격화한 대치동 일대 후속 재건축 사업 가운데 이번이 첫 래미안 단지 공급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삼성물산은 이 프로젝트 수주를 위해 폴란드 출신 세계적 건축가 다니엘 리베스킨트와 협업한 디자인을 제시하고, '래미안 르네아르 대치'라는 단지명까지 내놓으며 공을 들이고 있다.

선별 수주 기조를 유지하며 수익성 강화에 집중하는 방향이 뚜렷해지고 있는 만큼, 이 같은 삼성물산의 전략은 올해 내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출혈 경쟁이 불가피한 과열 입지보다는 사업성이 검증된 핵심 공백지에 집중해 리스크를 최소화하겠다는 실리적 전략이라는 것이다. 실제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삼성물산은 이달 중순 강서구 최초 래미안인 '래미안 엘라비네'(방화6구역 재건축 단지) 137가구를 공급한 결과, 3855건의 청약 통장을 끌어모으며 평균 2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다만 삼성물산의 빈틈 선점 전략이 가속화될수록 핵심 경쟁력인 래미안의 희소성이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래미안은 그간 공급 물량을 의도적으로 제한하며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해 왔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분양된 래미안 단지는 전국 38곳에 그친다. 같은 기간 경쟁 브랜드들이 전국에 수백 개 단지를 공급한 것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그러나 지난해 역대 최대 수주액인 9조원대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서울 핵심 입지를 동시에 공략하고 있는 만큼, 공급 확대에 따른 브랜드 희석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삼성물산 관계자는 "올해에도 브랜드 가치를 온전히 구현할 수 있는 핵심 거점을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하는 래미안의 선별 수주 기조를 이어갈 계획"이라며 "외형적인 물량 확대보다 내실 경영과 고객 가치 극대화를 최우선으로 하는 기조도 계속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압구정 4구역, 여의도 시범 등은 긍정적으로 참여를 검토 중"이라며 "'래미안은 제대로 짓는다'는 조합의 신뢰에 부응할 수 있도록 설계·기술력·자금 조달 등 회사의 강점을 살려 최고의 제안서를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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