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전시·교육까지 확산하는 AI 활용…저작권과 창작의 경계 논쟁도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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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만 해도 실험적 사건으로 여겨졌던 AI 미술은 이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오는 20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는 세계 최초의 AI 아트 미술관인 데이터랜드가 문을 연다. 미디어 아티스트 레픽 아나돌과 그의 동료 에프순 에르킬리치가 설립한 이 미술관은 생성형 AI가 만든 작품과 디지털 예술을 전시하는 공간으로 조성됐다. 개관전 '머신 드림스: 레인포레스트(Machine Dreams: Rainforest)'는 기후와 식생 등 방대한 자연 데이터를 학습한 AI가 구현한 가상의 열대우림을 선보일 예정이다.
AI 예술은 이미 글로벌 미술시장의 주요 화두가 됐다. 올해 아트 바젤 홍콩에서는 AI와 미디어아트를 활용한 작품들이 다수 소개되며 관련 담론이 확산됐다. 주요 갤러리와 기관들도 AI 기반 작업을 잇달아 선보이며 새로운 예술 형식의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다. 이진영 독립 큐레이터는 "AI가 단기간에 시장의 주류가 된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올해 홍콩에서의 반응은 상당히 긍정적이었다"며 "미술시장도 결국 새로운 기술을 흡수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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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도 AI 활용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다만 해외처럼 AI 작품 자체가 활발히 거래되는 단계는 아니라는 게 현장의 평가다. 손이천 케이옥션 수석경매사는 "국내 경매시장에서는 아직 AI 작품에 대한 실질적인 수요가 형성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현재는 시장성보다는 화제성에 무게가 실린 상황"이라고 말했다.
작가들의 태도도 생각보다 복합적이다. 일각의 우려와 달리 상당수 작가들은 이미 창작 과정에서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미지 조사나 자료 수집, 아이디어 발상, 영상 제작 등 다양한 영역에서 AI가 새로운 도구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서진수 미술시장연구소장은 AI를 미술 창작만의 문제가 아니라 산업 전반의 변화로 바라봐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과거 IT 기술이 미술시장과 교육, 유통 구조를 바꿨듯 AI 역시 미술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기술 자체보다 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라고 말했다.
실제로 AI는 전시 현장에서도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응용미술관은 올해 초 생성형 AI가 만들어내는 세계관과 사회적 영향을 다룬 특별전 'AI-월딩(AI-Worlding)'을 개최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서울 인사동 선화랑에서 프랑스 창작집단 오비어스의 전시가 열려 주목받았다. 오비어스는 MRI로 측정한 뇌파 데이터와 AI를 결합해 초현실주의 풍경과 초상화를 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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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논란도 여전하다. 가장 큰 쟁점은 저작권이다. 생성형 AI가 기존 이미지와 작품을 학습해 결과물을 만든다는 점에서 원저작자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끊이지 않는다. 실제로 올해 초 크리스티가 생성형 AI 관련 작품 경매를 진행하자 해외 예술가들은 학습 데이터의 저작권 문제를 제기하며 반대 서명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이진영 큐레이터는 "AI가 활용한 데이터의 출처를 명확히 밝히고 적절한 변형 과정을 거치는 것이 중요하다"며 "관련 제도와 기준이 정비되지 않으면 저작권 논쟁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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