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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상상이 깨어나다... 전통공예로 만나는 용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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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기자

승인 : 2025. 05. 29. 13:39

국가유산진흥원, 포르쉐코리아 손잡고 '열 번째 용의 아이와 상상동물'展 개최
무형유산 전승자 39명 참여, 용생구자 설화 바탕 공예작품 75점 선보여
열 번째 용의 아이와 상상동물 전시 (1)
'열 번째 용의 아이와 상상동물' 전시 전경. /국가유산진흥원
실재하지 않지만 우리 문화 속 깊이 뿌리내린 상상의 존재 '용'이 전통공예를 통해 현대인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국가유산진흥원이 포르쉐코리아와 함께 서울 강남구 국가무형유산전수교육관에서 선보이고 있는 특별전 '열 번째 용의 아이와 상상동물'은 우리 조상들의 상상력과 장인정신이 만나 탄생한 전시다.

전시의 핵심은 '용생구자(龍生九子)' 설화다. 용이 낳은 아홉 아들이 각각 다른 성격과 능력을 가졌다는 이 고전 설화를 바탕으로, 무형유산 전승자와 공예가 39명이 참여해 75점의 작품을 완성했다.

특히 울기를 좋아했던 용의 세 번째 아들 '포뢰(蒲牢)'의 이야기가 흥미롭다. 바다 고래를 무서워했던 포뢰는 주철장 원광식 보유자가 국보 '상원사 동종'을 본떠 만든 종의 상부 고리에 생생하게 조각되어 있다. 관람객들은 종소리와 함께 천년 전 설화 속 용의 아들을 만날 수 있다.

살생을 좋아했던 여덟 번째 아들 '애자'는 환도장 홍석현의 칼 손잡이에서 그 위용을 뽐낸다. 각 작품마다 담긴 용의 아들들의 개성과 이야기는 관람객들에게 흥미진진한 문화적 체험을 선사한다.

열 번째 용의 아이와 상상동물 전시 (2)
'열 번째 용의 아이와 상상동물' 전시 전경. /국가유산진흥원
전시장에 들어서면 다양한 기법으로 구현된 용들이 관람객을 맞는다. 금속 표면에 금빛과 은빛 선을 끼워 넣는 입사기법으로 만든 용 장식 상자와 화병, 위엄있는 용의 모습을 담은 철화백자까지 각기 다른 매력을 자랑한다.

국가무형유산 완초장 양인숙 명예보유자를 비롯해 침선장 구혜자 보유자, 제와장 김창대 보유자 등이 참여한 이번 전시는 전통 기법의 정수를 보여준다. 침선장 구혜자의 '홍룡포', 목조각장 박찬수의 '십이지상 용', 칠장 정수화의 '오조룡 서류함' 등은 각각의 공예 분야에서 용을 어떻게 형상화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걸작들이다.

용뿐만 아니라 봉황, 기린, 거북 등 다양한 상상의 동물들도 전시의 주역이다. 새 중의 으뜸인 봉황을 표현한 화각 보석함, 태평성대를 상징하는 기린을 수놓은 장식물, 거북 모양의 도장 등이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열 번째 용의 아이와 상상동물 전시 (3)
'열 번째 용의 아이와 상상동물' 전시 전경. /국가유산진흥원
이번 전시는 포르쉐코리아의 사회공헌 캠페인 '포르쉐 두 드림 퓨처 헤리티지'의 일환으로 총 2억 5000만 원이 후원됐다. 2021년부터 시작된 이 캠페인은 한국의 전통공예와 무형유산 보존에 지속적으로 기여해오고 있다.

마티아스 부세 포르쉐코리아 대표는 "이번 전시가 한국 전통문화의 풍요로움을 발견하고 감상하는 기회를 제공하면서 영감도 줄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전시 제목의 '열 번째 용의 아이'는 다름 아닌 관람객 자신을 의미한다. 이귀영 국가유산진흥원장은 "우리 공예의 새로운 주인공이 될 어린이와 청소년이 문화유산에 담긴 소중한 가치를 깨닫고, 꿈과 개성을 고민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와 함께 민속극장 풍류에서는 7월과 8월 총 4차례에 걸쳐 관련 공연도 펼쳐진다. 전시는 10월 17일까지.

전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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