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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란 합의 가능성 매우 커”…미·이란, 14개항 종전 MOU 막판 조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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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5. 07. 07:41

미-이란, 종전 선언 뒤 30일간 협상 추진…핵농축 유예·제재 완화·호르무즈 봉쇄 해제 연계
이란 "미국 제안 검토 중" 속 의회 반발…이란 석유 저장 25~30일 내 한계 전망
IRAN-US-ISRAEL-WAR
이란 여성들이 6일(현지시간) 테헤란의 한 거리에서 이란 현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왼쪽)와 그의 전임자이자 부친인 고(故) 알리 하메네이가 그려진 대형 현수막 앞을 지나가고 있다./AF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이란과의 종전 합의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과 이란이 전쟁 종료 선언과 30일간의 세부 협상을 담은 1쪽짜리 14개항 양해각서(MOU)를 조율 중이라고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가 이날 보도한 상황에서 나왔다.

이란은 미국 제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지만, 의회에서는 '미국의 희망사항 목록'이라는 반발도 나왔다.

미국의 해상봉쇄로 이란 석유 저장 능력이 25~30일 내 한계에 달하는 상황이 이란의 합의 수용 가능성을 높이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이 분석했다.

유가와 증시는 합의 기대감에 반응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가 좌초될 경우 더 강한 폭격 재개 가능성을 열어뒀다.

미-이란 협상
J.D. 밴스 미국 부통령(왼쪽)과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오른쪽)이 4월 11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의 한 호텔에서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의 중재 하에 종전 협상을 벌이고 있는 모습으로 TV 화면을 캡처한 사진./EPA·연합
◇ 미·이란, 14개항 종전 MOU 체결 조율…핵농축 유예·제재 완화 연계

악시오스와 CNN방송 등 복수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협상 중인 MOU는 최종 합의가 아니라 전쟁 종료 선언과 30일간 세부 협상의 출발점으로 설계된 문서다.

이란의 핵농축 일시 유예(모라토리엄),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 해제 및 수십억 달러 규모 동결 자금 단계적 해제,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행 제한 점진적 해제, 미국의 대이란 해상봉쇄 점진적 해제 등 14개항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핵농축 모라토리엄 기간에 대해 악시오스는 복수 소식통을 인용해 최소 12년, 유력 합의점은 15년이라고 전했다. 당초 미국이 20년을 요구하고, 이란이 5년으로 응수했던 데서 절충안을 찾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공영방송 PBS 인터뷰에서 이란 고농축 우라늄의 해외 반출과 지하 핵시설 가동 중단을 MOU 내용으로 확인하면서 "미국으로 보내게 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악시오스는 미국 반출이 논의 중인 선택지 중 하나라고 전했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이 미국으로의 이전에 반대한다고 보도해 확정 여부는 불분명하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모라토리엄 종료 후 3.67% 수준의 저농축 허용에 대해 "합의 내용이 아니다"라고 부인했지만, 악시오스는 이 조항이 협상에서 논의되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이 기존 협상 라운드에서도 여러 차례 낙관론을 표명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는 MOU 초안이 이란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제한,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후티 반군 등 중동 대리세력 지원 중단, 이란이 보유한 400㎏ 이상의 고농축 우라늄 처리 방안 등 미국의 기존 핵심 요구을 명확히 포함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핵사찰 방식과 위반 시 모라토리엄 연장 조건 등도 미해결 쟁점으로 남아 있다고 악시오스는 보도했다.

협상은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특사 스티브 윗코프와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이란 측 관리들과 직접 및 중재국을 통해 진행 중이며,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또는 스위스 제네바가 협상 재개 장소로 거론되고 있다고 악시오스와 WSJ가 전했다.

이란은 검토 결과를 파키스탄에 전달할 예정이다. 미국 관리들은 이란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보안상 은신 중이어서 모든 메시지가 그에게 전달됐다가 돌아오는 물리적 과정 때문에 협상 속도가 제약된다고 악시오스에 밝혔다. 미국 관리들은 이란 측 응답이 24~48시간 내에 나올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아직 합의는 없다(no deal yet)"고 선을 그었다.

WHITE HOUSE UFC TRUM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오벌 오피스)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를 오는 6월 14일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서 열리는 '빅 파이트'에 출전하는 UFC 격투기 선수들이 경청하고 있다./UPI·연합
◇ 트럼프, 이란에 합의 압박…해방 프로젝트 중단에도 이란 해상 봉쇄 유지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 전화 인터뷰에서 '1주일 내 합의 가능성'을 언급했다가, 백악관 집무실(오벌 오피스)에서 기자들을 만나 "시한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PBS 인터뷰에서 다음주(14~15일) 방중 이전 합의 가능성을 열어뒀으나 "이전에도 그런 느낌이 들었다가 어떻게 됐는지 봐야 한다"고 단서를 달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서는 이란이 응하지 않으면 "이전보다 훨씬 강도 높은 폭격"이 재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은 "하루 만에 합의 전문을 완성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이란 지도부 일부를 "머리가 이상하다"고 비판하면서 합의 성사 여부에 회의적 시각을 드러냈다고 악시오스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진전을 이유로 전날 '해방 프로젝트(Project Freedom)'를 중단했지만, 이란 항구를 오가는 선박에 대한 해상봉쇄는 별개로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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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로 호르무즈 해협 해상 교통이 제한되는 가운데, 해양 작업선 '자케르 듀티(Zakher Duty)'가 6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푸자이라항에 정박해 있다./로이터·연합
◇ 이란, 미국 제안 검토…의회 반발·경제 압박 속 중국 공조 모색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이란 반관영 ISNA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측 제안 검토 사실을 공식 확인하며 "입장이 확정되면 파키스탄 측에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란 타스님통신은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제안에 '수용 불가' 조항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이란 의회 외교안보위원회의 에브라힘 레자에이 대변인은 "악시오스 보도는 미국의 희망사항 목록이지 현실이 아니다"며 "미국은 지고 있는 이 전쟁에서 직접 협상으로도 얻지 못한 것을 얻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IRAN-CRISIS/CHINA-ARAQCHI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오른쪽)과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6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는 모습으로 중국 외교부가 제공한 사진./로이터·연합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베이징(北京)을 방문해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과 회담하고, 중국이 제시한 지역 평화 4개항에 사의를 표명하면서 이란의 '합법적 권리와 이익'을 수호하겠다고 밝혔다고 IRNA가 보도했다.

왕이 부장은 "교전 재개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호르무즈 해협의 조속한 개방을 촉구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란이 러시아·중국과의 외교 행보를 강화하는 것은 미국의 압박을 무디게 할 수 있는 나라들과의 관계를 굳건히 하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베이징 방문에 앞서 지난달 27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도 회담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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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해군 니미츠급 항공모함 조지 H.W. 부시함(CVN 77)이 3일(현지시간) 아라비아해를 항해하는 모습으로 미군 중부사령부(CENTCOM) 공보실이 5일 공개한 사진이다./AFP·연합
◇ 미국·이란, 호르무즈 통항 제한 지속…이스라엘·레바논 변수 잔존

NYT는 이란의 경제 압박 심화가 합의 수용 가능성을 높이는 핵심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봉쇄 전 이란 석유 수출의 98%가 호르무즈를 통해 나갔으나 4월 13일 미국의 봉쇄 시작 이후 이란산 유조선은 단 한 척도 해협을 빠져나가지 못했다. 해양 데이터 업체 크플러(Kpler)는 봉쇄가 유지되면 25~30일 안에 이란의 석유 저장 공간이 바닥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저장 공간이 모두 차면 일부 유전을 폐쇄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란 석유부 관리는 NYT에 노후 유전의 경우 재가동이 불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봉쇄 전 이란 수출입의 70%를 처리하던 남부 항구들 이용이 차질을 빚는 가운데, 통화 리알 가치가 폭락하고, 물가상승률은 사상 최고치 60%를 기록 중이며 최소 10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고 NYT는 전했다.

크플러 자료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 상품 선박 통항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사실상 중단됐으며, 봉쇄 이전 하루 평균 120척과 대조적이다.

미군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날 오전 이란 국적 유조선 하스나(Hasna)호가 봉쇄를 뚫으려 하자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에서 출격한 F/A-18E 슈퍼호닛 전투기가 20㎜ 기관포를 발사해 방향타를 무력화했다며 "봉쇄는 전면 시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프랑스 해운사 CMA CGM의 컨테이너선 산안토니오호가 공격을 받아 선원 8명이 다쳤다고 밝혔으며, CMA CGM은 선원 대피와 치료, 선박 피해를 확인했다.

IMO에 따르면 개전 이후 선박 32척이 공격받아 선원 10명이 숨졌으며, 독일 해운사 하파그로이드는 호르무즈 상황으로 주당 6000만달러(약 882억 원)의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미·이란 협상 진전 소식에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안보 내각을 긴급 소집했으며, 관리는 "전투 재개를 포함한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고 현지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이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우리 사이에 완전한 공조가 있으며 어떠한 기습도 없다"면서 "이란의 농축 물질 전량 제거와 농축 능력 해체"를 종전의 절대 조건으로 제시했다.

이스라엘 채널12는 미국이 이란이 고농축 우라늄 제3국 이전에 '놀라울 정도의 개방성'을 보이고 있다고 이스라엘에 전달했다며 이스라엘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과 헤즈볼라·후티 등 대리세력 문제가 합의에 충분히 반영될지도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위험정보 컨설팅업체 베리스크 매이플크로프트(Verisk Maplecroft) 가호 유 에너지·자원 부문 책임자는 "외교적 협의가 이어지더라도 에너지 시장이 전쟁 전 가정으로 빠르게 복귀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호르무즈 교란이 재확대되지 않는다는 더 명확한 증거가 나올 때까지 유조선 통항량과 에너지 흐름이 향후 수주·수개월간 외교적 언어보다 더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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