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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소방·산림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기준 의성 산불 진화율은 62%다. 이날 오전 9시 기준 진화율 54%보단 올랐지만 큰 의미는 없다는 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산불 진화율은 최근 24시간 동안 오르내리기를 반복하고 있다. 전날 정오에 71%까지 올랐으나 이날 오전 7시에는 진화율이 55%까지 떨어졌다. 그러다 정오가 되자 다시 60%대로 증가했다.
소방·산림 당국은 의성군 안평면·안계면 2곳과 안동 길안면 등에 진화 헬기 77대와 인력 3708명, 진화 장비 530대 등을 가용자원을 모두 투입해 진화작업을 벌였다. 그러나 산불 피해는 눈덩이처럼 급속히 불어나고 있다. 의성산불 산불영향구역은 1만4501㏊까지 늘었다. 전체 화선은 245㎞에 이른다.
불길이 번지면서 이날 오후 4시 50분에는 의성군 단촌면 등운산 자락에 있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16교구 본사인 고운사가 모두 불에 탔다. 고운사는 신라 신문왕 1년에 의상대사가 창건한 곳으로, 국가보물로 지정돼 있다. 고운사 안에 있던 석조여래좌상 등 문화유산은 안전한 곳으로 옮겨진 상태다.
산불이 안동시 풍천면 일대까지 옮겨붙으면서 세계문화유산인 하회마을과 병산서원도 위협을 받고 있다. 2020년 안동 산불이 발생 당시 이 곳 바로 근처까지 화재가 덮친 적 있다. 당시 헬기 등을 동원해 서원 주변에 여러 차례에 걸쳐 물을 뿌렸고, 현판 등 주요 문화재를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다. 이번 산불로 안동시와 소방 당국은 혹시나 모를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의성 산불이 강풍을 타고 확산하자 안동시는 이날 오후 5시 5분에 재난문자를 통해 "관내 전역으로 산불이 확산 중"이라며 "전 시민은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고 먼저 대피하신 분들은 안전한 곳에 머물러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오후 5시까지 이번 산불로 대피한 의성·안동 주민은 2678명이다. 주택과 공장, 창고 등 101개 시설이 불에 탔다.
산불은 인접지역인 청송군으로도 번졌다. 이에 청송군은 이날 오후 5시 44분경 안전안내문자를 통해 "산불이 확산함에 따라 전 군민은 산불과 멀리 떨어진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길 바란다"고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