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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서 무장반군이 열차 공격…“승객 200여명 인질로 잡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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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5. 03. 12. 12:44

TOPSHOT-PAKISTAN-UNREST-TRAIN <YONHAP NO-3271> (AFP)
파키스탄 남서부 발루치스탄주에서 무장 반군이 열차를 습격해 승객들을 인질로 잡았다. 파키스탄 보안군의 작전으로 80여명이 구조됐지만 계속해 대치가 이어지고 있다/AFP 연합뉴스
아시아투데이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 파키스탄 남서부에서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무장 반군이 철도 선로를 폭파하고 여객 열차에 총격을 가해 인질 수백 명을 잡고 군경과 대치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AP·로이터통신과 현지매체에 따르면 전날 파키스탄 발루치스탄주의 주도인 퀘타를 출발해 북부 도시인 페샤와르로 향하던 열차가 퀘타에서 약 160㎞ 떨어진 마슈카프 터널을 지나던 중 수십명의 무장 반군으로부터 공격을 받았다.

파키스탄 당국에 따르면 이들은 철도 선로를 폭파하고 여성과 어린이를 '인간 방패'로 삼아 열차 내 경비원들과 총격을 벌였다. 총 9량인 해당 열차에는 약 500명의 승객이 타고 있었고 이 과정에서 여러 명이 총에 맞아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들은 파키스탄군이 31명의 여성·15명의 어린이를 포함 최소 104명의 승객을 구출해냈고 16명의 무장 반군이 사살됐다고 밝혔다. 반군들은 승객들의 신분증을 확인하며 발루치스탄주 외부에서 온 사람들을 구분해냈고, 일부는 승객 30여명을 납치해 산으로 끌고 간 것으로 전해졌다. 나머지 반군들은 열차에 남아 승객들을 인질로 삼고 있다.

수년간 분리독립을 주장해 온 무장 반군 발루치스탄 해방군(BLA)은 이번 사건이 자신들의 소행이라 주장했다. 이들은 현재 기차에 245명이 탑승해 있고 파키스탄군 소속 무인 항공기를 격추하는 한편 열차에 탑승해 있던 파키스탄 보안군도 인질로 잡고 있다고 주장했다. 발루치스탄은 크고 작은 분쟁때문에 열차에 일반적으로 보안군이 탑승한다.

BLA은 출동한 보안군 30명을 사살했다며 "열차 승객 중 여성과 어린이, 노인, 발루치스탄주 주민 등은 안전하게 석방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현재 수감 중인 발루치스탄 정치범과 독립운동가 등을 48시간 이내 석방할 것을 요구하며 "주어진 시간 내에 요구 사항을 수용하지 않거나 (정부가) 군사 행동을 시도한다면 인질들을 처형하고 열차 역시 완전히 파괴할 것"이라 경고했다.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파키스탄 대통령과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성명을 내고 이번 공격을 강력히 규탄했다. 안토니우 쿠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역시 이번 공격에 대한 강력한 비난과 함께 인질들의 즉각적인 석방을 촉구했다.

발루치스탄은 파키스탄에서 가장 큰 주이지만 인구는 가장 적은 주다. 파키스탄 전체 면적의 40%를 넘게 차지하지만 2억 4000만이 넘는 파키스탄 인구의 6%만이 거주하고 있다. 천연가스와 광물 등의 자원이 풍부한 이곳은 아프간·이란과 국경을 맞대고 있고,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 중 '②'이 지나는 핵심 지역이기도 하다. 이 곳의 소수민족 발루치족은 파키스탄 중앙정부가 발루치스탄의 자원을 착취하며 지역 개발은 등한시하고 차별을 이어오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특히 분리 독립을 주장하고 있는 무장반군은 크고 작은 테러를 벌이고 있다. BLA은 지난해 11월에도 퀘타의 기차역에 자살 폭탄 테러를 벌여 26명이 사망했다. 파키스탄 당국과 전문가들은 BLA가 약 3000명의 전투원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들은 주기적으로 파키스탄 보안군을 공격하지만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CPEC)과 관련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중국인들과 민간인들도 공격하고 있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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