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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한 팜유’는 옛말…생산 정체·바이오디젤 수요 증가에 가격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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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5. 03. 10.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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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에서 노동자들이 팜유 가공에 쓰일 팜 열매(기름야자)를 싣고 있는 모습/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아시아투데이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 세계 최대 팜유 생산국인 인도네시아가 바이오디젤 확대 정책을 추진하며 팜유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식용유·제과부터 화장품·세정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산업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팜유는 전 세계 식물성 기름 수요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인도를 비롯한 신흥 시장에서 특히 수요가 높지만 최대 팜유 생산국인 인도네시아의 에너지 정책과 생산량 증가세 둔화로 팜유는 가격 경쟁력을 잃고 있다.

인도의 주요 소비재 회사인 고드레지 인터내셔널의 도랍 미스트리 이사는 "수십 년간 생산량 금증과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경쟁 덕분에 팜유 가격이 저렴했지만, 이제는 팜유의 생산량이 둔화되고 팜유 자체도 바이오디젤 생산에 더 많이 사용되고 있다"며 "대두유보다 톤(t)당 400달러(약 58만원) 이상 저렴한 시대는 끝났다. 인도네시아가 바이오디젤을 계속 우선시하는 한 팜유 가격은 다시 낮아지지 않을 것"이라 분석했다.

인도네시아는 에너지 수입 및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정책의 일환으로 올해부터 바이오디젤의 팜유 혼합 비율을 40%로 의무화했다. 2026년에는 이를 50%로 확대하는 방안과 함께, 항공유에도 팜유의 혼합 비율을 3%로 늘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팜유협회(GAPKI)는 인도네시아의 바이오디젤 확대 정책으로 인도네시아의 팜유 수출량이 2024년 2950만톤에서 2030년 2000만톤으로 3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와 함께 말레이시아에서도 홍수로 인해 생산량이 감소하며 팜유 가격이 대두유보다 더 비싸지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세계 최대 팜유 수입국인 인도에서도 2022년 말까지 대두유보다 톤당 400달러(약 58만원) 이상 저렴했던 팜유는 현재 6개월 넘게 대두유보다 100달러(약 14만5000원)가량 비싼 상태다.

전세계 팜유의 85%는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가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생산량 증가 속도는 최근 4년간 연평균 1%로 급격히 둔화됐다. 이는 산림 파괴 논란으로 신규 농장 개발이 제한되고, 노동력이 부족한데 이어 팜나무 노후화 문제까지 겹친 탓이다.

환경운동가들은 동남아시아의 팜유 업계가 팜유 생산을 위한 대규모 플렌테이션 개발을 위해 삼림을 파괴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유럽연합(EU)과 미국 등도 팜유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비판을 제기해오고 있다.

이에 더해 노후 농장 개량 문제도 발목을 잡고 있다. 팜나무는 20년이 지나면 생산성이 떨어지고 25년이 지나면 반드시 새로 심어야 한다. 하지만 새로 심은 팜나무가 팜유를 짤 수 있는 열매를 맺기까지 3~4년이 걸려 해당 기간동안 수익을 벌어들이기 어려운 탓에 농민들은 팜나무 재식을 꺼리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2024년 전체 농장의 2% 규모인 11만 4000ha(헥타르)의 농장을 재식했지만 이는 목표치인 4~5%의 절반 수준이다. 인도네시아 역시 노후 농장의 재식이 늦어지면서 팜유 수확량이 10년 동안 11.4%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인도네시아가 2018년부터 중단한 신규 팜유 농장 허가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도네시아가 신규 식재 금지령을 계속 유지한다면 팜유 공급 부족으로 가격이 급등하고 결국 개발도상국의 30억~40억 명의 소비자들이 비싼 팜유를 구매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팜유의 가격 상승은 다른 식물성 기름의 가격 상승에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인도 파탄잘리 푸즈의 산지브 아스타나 최고경영자(CEO)는"소비자들이 팜유의 대체제로 대두유나 해바라기유를 선택하면 이들의 가격도 동반 상승할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팜유를 대체할 수 있는 식물성 기름의 공급량도 한정적이기 때문에 팜유를 완전히 대체할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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