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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그 섬에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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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5. 03. 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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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택 국민대 특임교수
약속의 땅, 섬.
나는 한강버스를 타고 그 섬에 가고 싶다. 우리는 우물이 말라야 물의 진정한 가치를 안다. 회사에서 승진하지 못했을 때 흔히 "물먹었다", 승진도 하고 월급도 많이 받고 잘 나갈 때 "물 만났다"라는 표현을 쓰곤 한다. 그만큼 물은 생명의 근원이면서도 치명적인 상처를 줄 수 있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대륙을 발견하고, 성장하는 바다 여행과는 대조적으로 강에서의 여행은 바다에 이르는 과정에 초점이 맞춰진다. 강과 바다에 있는 아름답고 의미 있는 섬으로 한번 떠나보자.

◇유공도 - 바닷길 위에 피어난 중국의 보석
위해시는 인구 249만명이 사는 중국 산둥성의 항구도시다. 1970년대만 하더라도 조그만 어촌에 불과했던 우리나라와 가장 가까운 중국의 도시이다. 여기에 유공도라는 섬이 있다. 이곳은 청나라 말기 해군기지가 있던 곳으로 청일전쟁의 상처와 자취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 지금은 맑은 공기와 아름다운 경치로 여름철 피서지로 각광을 받는 곳이다.

◇덕적도 - 서해의 낙조를 품은 해송의 고향
인천의 168개 섬 중 하나인 덕적도는 수백년된 해송이 있고 서해의 명품 낙조를 품고 있는 아름다운 섬이다. 2012년 여의도·덕적도 간 여객선이 운항되었으나, 경제성과 안전 문제로 중단됐다. 최근 한 민간선사가 아라뱃길을 통해 이 항로에 여객선 운항 계획을 발표하는 등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우리는 한강·아라뱃길·덕적도를 통해 서해연안, 중국으로 뻗어 나가는 새로운 뱃길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오동 - 동백꽃에 스며든 여수의 바람
동백나무가 한겨울부터 새빨간 꽃을 피우는 여수 오동도 앞, 2026년 '바다와 미래를 잇는 섬'이라는 주제로 세계섬박람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2012년 세계박람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경험이 있는 여수는 365개의 섬과 다도해·한려해상국립공원을 보유한 우리나라 해양관광의 중심지다. 이 박람회가 글로벌 축제가 될 수 있도록 온 국민의 관심이 절실하다.

◇여의도 - 한강의 심장에 깃든 꿈
서울시가 추진하는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의 허브인 여의도에 올 상반기 한강버스가 취항할 예정이다. 친환경하이브리드 선박인 한강버스는 여의도에서 잠실까지 30분, 마곡에서 잠실까지 급행으로 약 54분이 걸린다. 2030년 여의도에 서울항이 조성되면 서울시는 덕적도, 여수, 제주도 등 국내연안항로를 먼저 운항한 후 유공도, 후쿠오카 등을 연결하는 국제항로로 확장할 계획이다. 이제 서울은 단순한 내륙 도시가 아닌 세계적인 해양관광도시로 비약적인 도약을 할 것이다.

◇남이섬 - 한강버스가 가꾸는 새로운 이야기
함께 누리는 더 위대한 한강을 만들기 위해 한강버스가 남이섬까지 운항되는 데에는 해결해야 할 난관이 있다. 바로 팔당댐과 청평댐이다. 어떻게 댐을 넘어 한강버스가 팔당호수로 이동할 수 있을까? 폴커크 휠(Falkirk Wheel)과 같은 회전식 보트 리프트를 도입하는 것이다. 폴커크 휠은 스코틀랜드에 있는 포스앤드클라이드 운하와 이보다 35m 높은 곳에 있는 유니언 운하를 연결한다. 한강버스는 이 기술을 바탕으로 마곡, 여의도, 잠실을 거쳐 팔당댐, 청평댐을 넘어 남이섬까지 운항할 수 있다. 이제 한강버스는 한강의 역사를 새롭게 써내려갈 것이다.

우리는 아름다우면서도 살아 움직이는 섬들을 살펴봤다. 섬의 가치를 조명하며, 섬이 지닌 무한한 가능성을 보았다. 바다와 미래를 잇는 섬. 나는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대한민국은 섬이다. 3면이 바다로 열려있다. 바다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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