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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지원 못 받았어?” 인니, 대통령 딥페이크 영상에 피해자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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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5. 03. 04. 13:04

FILES-CHINA-INDONESIA-MISINFORMATION-P... <YONHAP NO-2778> (AFP)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AFP 연합뉴스
인도네시아에서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을 사칭한 딥페이크 영상에 속는 사기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4일 AFP와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에선 최근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을 사칭한 딥페이크 영상에 속아 금전 피해를 입는 사람들이 속출하고 있다. '딥러닝(Deep Learning)'과 '가짜(Fake)'의 합성어인 '딥페이크(Deepfake)'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실제와 구별하기 어려운 가짜 동영상·사진 등을 생성하는 기술이다.

인도네시아에선 최근 전통의상을 갖춰 입은 프라보워 대통령이 "아직 내 지원을 받지 못했느냐"며 "지금 당장 무엇이 필요하냐" 묻는 딥페이크 영상이 인스타그램·틱톡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빠르게 확산했다. 해당 영상은 특정 번호로 연락해 25만~100만 루피아(약 2만 2000~8만 9000원)의 행정수수료를 내면 대통령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안내한다. 영상 속 프라보워 대통령은 실제처럼 무척 자연스러웠으나 이 모든 것은 AI로 만든 가짜 영상이었다.

인도네시아에선 20개 주 이상에서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물론 조코 위도도 전 대통령의 아들인 기브란 라카부밍 라카 부통령과 유명인을 사칭한 딥페이크 영상도 빠르게 퍼지고 있다. 인도네시아 유명 사업가의 딥페이크 영상에 속아 20만 루피아(약 1만8000원)를 송금한 아리아니(56)씨는 "실제 그 유명인과 직접 이야기하는 것처럼 영상 통화까지 했다"며 "더 조심해야 한다. 유혹에 쉽게 속아 넘어가선 안된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 국가사이버범죄수사대는 지난달 딥페이크 영상 사기로 6500만 루피아(약 578만원)을 챙긴 용의자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딥페이크 기술을 사용한 또 다른 사기 용의자를 체포했다고 덧붙였지만 피해 규모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AFP는 해당 용의자들의 체포 이후에도 SNS 등을 통해 프라보워 대통령의 딥페이크 영상이 계속 유포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0월 프라보워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최소 22개의 틱톡 계정이 동일한 딥페이크 사기 영상을 게재해왔고, 일부 계정은 프라보워 대통령이 현금을 주는 딥페이크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허위 정보에 대응하는 인도네시아 시민단체 마핀도(MAFINDO)의 공동 창립자인 아리보워 사스미토는 "온라인에서 급속히 퍼지고 있는 딥페이크 영상을 매주 발견한다"며 "더 저렴하고 쉽게 AI프로그램에 접근해질 수 있게 되며 지난해부터 딥페이크 영상들이 확산하기 시작했다"고 짚었다. 그는 기술의 발전으로 가짜 영상과 진짜 영상을 구분하기가 더 어려워졌다고도 덧붙였다. 인도네시아에선 지난해 대선 기간 특정 후보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한 내용을 담은 딥페이크 영상이 확산했는데, 대선 이후에는 금전을 목적으로 사기를 치기 위한 딥페이크 영상이 확산하고 있다.

딥페이크 영상 사기는 인도네시아만의 문제가 아니다. 싱가포르에선 리셴룽 전 총리가 싱가포르 정부가 지원하고 테슬라의 CEO인 일론 머스크가 주관한다는 투자 플랫폼 홍보하며 암호화폐 투자를 유도하는 딥페이크 영상이 확산하기도 했다. 이에 리셴룽 전 총리는 자신의 SNS에 해당 영상을 올리며 "절대 대응하지 말라"며 공개적으로 경고하기도 했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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