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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 잡으려다 농민 잡나”… 농심 속앓이에 ‘송미령 책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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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조상은 기자 | 정영록 기자

승인 : 2026. 09. 21.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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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지 전수조사' 두고 실효성 도마위
고령화속 임차농 퇴거 통보 등 시끌
농지 안팔리는 데 현장 모르고 추진
"특별조치법 제정 등 제도적 뒷받침"
농림축산식품부가 올해부터 2년간 실시하는 '농지 전수조사'를 두고 실효성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농지가 농사 외에 '투기성'으로 활용되는 사례를 잡겠다는 목적이지만 애꿎은 농민만 피해를 보고 있다는 불만이 커지면서 송미령 장관에 대한 책임론까지 불거지고 있다.

21일 농식품부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농지의 정상적인 이용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현장 심층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올해 조사 대상은 1996년 1월 1일 농지법 시행 이후 소유자가 변경된 농지 약 136만㏊다. 이 중 지난 5~7월 기본조사 결과 불법행위가 의심되는 농지 및 심층 조사군으로 분류된 78만㏊ 농지에 대한 현장점검 절차가 실시 중이다.

농식품부는 총 195만㏊ 규모 농지에 대한 단계적 점검에 돌입했다. 전수조사를 통해 무단 전용 및 휴경, 불법 임대 등 현황을 확인하고 있다. 현행 농지법상 농지 취득 시 필요한 '농지취득자격증명'을 허위로 발급받았거나 규정 외 개인 간 임대차, 불법 활용 사례 등을 적발 및 처분조치할 계획이다.

다만 농촌 현장에서는 이번 전수조사로 임차농의 영농 기반 상실 등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 관행적으로 타인 소유 농지에서 계약서 없이 농사를 짓던 임차농이 처분을 우려한 농지 소유자로부터 퇴거 통보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전북 A지역에서 농업경영체를 운영 중인 정모씨는 "고령화된 농촌에서는 농지와 관련해 계약서라는 개념이 명확히 확립돼 있지 않다"며 "늘 해오던 방식으로 농사를 짓던 농업인들이 이번 전수조사로 인해 그간 다져온 영농 기반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정씨는 이번 전수조사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일률적으로 급하게 진행된 점을 지적했다. 그는 "투기를 잡을 목적이었으면 수도권을 먼저 강하게 조사하고, 농촌은 사전 안내하는 형태로 방식을 나눴어야 했다"며 "농촌에서 발생하는 전수조사 관련 오해와 혼란은 모두 속도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농업계에서도 농촌 현실과 동떨어진 행정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한 농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농업 현실을 전혀 모르고 있다. 농민이 투기꾼인가"라며 "농촌에서는 농지가 팔리지 않고, 시장거래도 절벽이다. 농지를 담보로 대출을 받는 상황이며 농민이 신용불량자가 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장관도 전격적으로 농지를 조사할 게 아니라 현실을 직접 보고 경청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한 농업계 관계자는 "주민 반발을 수용성 있게 해소해 나갈 수 있을지, 구체성이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농지 전수조사는 너무 성급하게 결정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매번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발표가 앞선다"며 "이후 수습하려다 보니 문제가 반복되고 있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농식품부는 임차농 보호를 우선하고, 전수조사 관련 오해를 바로잡아 가겠다는 입장이다. 관련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제도개선도 추진한다. 한국농어촌공사 농지은행의 경우 지난 5월 '농지 임대·매도 수탁사업 업무지침'을 개정해 관행적으로 임대차 관계를 맺고 있던 소유주와 농업인의 계약을 재정립할 수 있도록 했다.

그간 농지은행에 농지를 위탁할 경우 1순위 대상자는 청년 농업인으로 규정돼 있어 기존 임차농이 영농 기반을 옮겨야 했다. 농어촌공사는 내년 말까지 임차농이 기존 농지에서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제도를 한시적으로 변경했다. 또한 임차농 특별정비기간 및 신고센터도 운영 중이다. 임대차 관계를 자진 정비할 수 있는 기간을 기존 7월 말에서 11월 15일까지로 연장하고, 부당한 계약 종료 사례도 확인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이날 당정 협의를 통해 경미한 위반사례 등을 양성화하기 위한 방안도 발표했다. 연내 실경작자의 임차권 보장, 농지 소유자의 농지은행 임대 위탁 유도, 지목 변경 및 사후 전용 추인 등을 담은 '특별조치법'도 제정할 구상이다. 현행 농지법에는 처분 경감 근거가 없는 것에 따른 후속조치 일환이다. 농지은행 역할 강화 등을 위해 맞춤형 농지지원, 유휴농지 기능 복구, 농지연금 등 예산 증액도 국회와 협의해 나간다.

윤원습 농식품부 농업정책관은 "농지 전수조사는 농지제도의 미래지향적 도약을 위한 출발"이라며 "현장에서 많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 정부는 투기가 아닌 한 농업인이 떳떳하게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것"이라고 했다.
조상은 기자
정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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