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에 소득 늘며 소비도 확대
물가·부동산 가격 오름세 압력 커져
10월 추가 금리인상 여부 놓고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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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성장세의 이면에는 불안 요인도 감지되고 있다. 한은은 금리 상승과 대출 규제에도 수도권 주택가격 오름세와 가계부채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금융불균형 위험이 추가로 확대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 자본시장 부문에서도 반도체주 쏠림과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 투자 확대로 주가 변동성이 높아진 가운데, 향후 AI(인공지능) 투자 흐름과 글로벌 경기 여건에 따라 변동성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시했다.
한은은 10일 발간한 9월 통화신용정책 보고서를 통해 높은 명목 성장률이 한국 경제의 견조한 성장세를 뒷받침하고 있지만 동시에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은에 따르면 올 상반기 명목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은 21.9%에 달했다. 실질 GDP 성장률(3.8%)보다 약 18%포인트 높은 수준으로, 명목 성장률이 20%를 넘어선 것은 '한강의 기적' 당시인 1990년대 초반 이후 처음이다. 반도체 등 주요 수출품목의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교역조건이 개선된 영향이 컸다. 명목 성장률 급등에 따른 기업 실적 개선이 시차를 두고 가계와 정부의 소득 증대로 이어지면서 결과적으로 내수 회복에 기여할 것이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다만 한은은 소득 증가가 소비 확대로 이어지면서 물가를 자극해 당분간 고물가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곽법준 경기동향팀장은 "중동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충격이 누적돼 물가에 전이되는 부분도 있고, 소득여건 개선이 수요 증가로 이어지면서 물가 압력도 계속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에너지·식료품 등 가격 변동성이 큰 품목을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지난달 3.4%를 기록해 전월보다 0.8%포인트 급등했다.
늘어난 소득이 주택시장으로 유입되면서 금융불균형을 키울 가능성도 경계했다. 주택 공급 부족 우려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한 가계부채 증가로 수도권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가계의 구매력이 높아질 경우 주택 매입 수요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은은 잇따른 규제에도 주택시장과 가계대출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만큼 정부가 일관된 정책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자본시장에서는 변동성 확대를 최대 잠재 리스크로 지목했다. 한은은 주가 상승이 일부 반도체 종목에 집중되면서 시장 전반의 민감도가 높아진 데다, 차입 투자까지 늘어난 점을 변동성을 키운 요인으로 분석했다. 또 레버리지 ETF 투자 급증과 외국인의 차익 실현성 매도 역시 주가 등락폭을 키운 배경으로 꼽았다.
최근에는 차입 투자가 상당 부분 청산되면서 변동성이 다소 완화됐지만, 반도체주 쏠림 등 시장 불안을 키울 수 있는 요인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AI 투자 지속성에 대한 우려와 글로벌 장기금리 상승 등 대외 여건 변화가 반도체 업황과 투자심리를 통해 국내 증시 변동성을 다시 키울 수 있다고 봤다. 한은은 변동성 재확대에 대비해 단기적으로 레버리지 ETF와 차입 투자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고, 중장기적으로는 특정 업종·기업에 대한 시장 집중도를 낮추는 동시에 투자자 기반을 넓혀 대내외 충격에 대한 대응력을 높여야 한다고 짚었다.
한은은 이 같은 금융안정 위험과 물가 흐름을 함께 살피면서 추가 금리 인상의 시기와 속도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지난 7월과 8월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3.00%로 올린 만큼 '백투백' 인상의 파급 효과도 주요 판단 근거가 될 전망이다. 소득 증가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과 금리 인상에 따른 물가 억제 효과가 각각 시차를 두고 나타나는 만큼, 어느 쪽의 영향이 더 크게 작용하는지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박종우 부총재보는 "7·8월 인상은 물가 상승에 앞서 프론트로딩(선제적 인상)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두 차례 연속 금리 인상의 효과가 실제 물가 흐름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판단해야 한다"며 "물가 상황과 금융안정 상황 등 전체적인 흐름을 보면서 10월 하순에 데이터를 종합해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