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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판 위치 찾던 한국식 주소, 몽골에선 게르 주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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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김남형 기자

승인 : 2026. 09. 1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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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주소 체계 첫 해외 진출…몽골서 2029년까지 현대화 사업
도로 왼쪽 홀수·오른쪽 짝수…20m 간격 기초번호도 적용
에티오피아·탄자니아 등 아프리카·중앙아시아 5개국으로 협력 확대
3-건물번호판 부착 기념촬영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오른쪽)이 10일 오후(현지시간) 몽골 울란바토르시 칭길테구에서 냠안들렉 만두울 칭길테구청장, 나차그도르지 바트숨베렐 칭길테구 국회의원 등과 함께 건물번호판을 부착하고 기촬영을 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한국의 도로명주소 체계가 몽골에 이식된다. 몽골에서는 앞으로 도로 진행 방향을 기준으로 왼쪽에는 홀수, 오른쪽에는 짝수 건물번호가 붙고, 한국에서 산이나 들판의 위치를 표시하는 '국가지점번호'는 유목민 주거시설인 게르의 주소로 쓰인다.

행정안전부는 10일 한국형 주소 체계의 첫 해외 진출 사례인 '몽골 주소정보 현대화를 통한 디지털 공공행정력 강화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사업 기간은 올해부터 2029년까지로, 코이카(KOICA) 공적개발원조(ODA) 예산 110억원이 투입된다.

몽골에 적용되는 방식은 단순히 한국식 도로명판이나 건물번호판을 설치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주소를 만드는 원리 자체를 한국 방식으로 적용한다.

먼저 도로를 따라 20m 간격으로 기초번호를 설정하고 진행 방향을 기준으로 왼쪽에는 홀수, 오른쪽에는 짝수 번호를 부여한다. 짧은 막다른 도로에서는 '10-1, 10-2, 10-3'처럼 부번을 붙이는 종속구간 관리 방식도 반영한다.

한국의 주소 체계를 몽골의 생활환경에 맞게 변형한 부분도 눈에 띈다. 대표적인 것이 '국가지점번호'다.

국가지점번호는 우리나라에서 산악이나 들판처럼 건물이 없어 도로명주소를 부여하기 어려운 장소의 위치를 표시하는 체계다. 일정한 격자로 공간을 나눈 뒤 문자 2자리와 숫자 8자리로 위치를 나타낸다.

몽골은 이 방식을 키릴문자 2자리와 숫자 8자리 체계로 바꿔 적용한다. 특히 유목민 주거시설인 게르의 본주소로 활용하고, 소유권이 부여된 토지와 건물에는 대체주소로 쓸 예정이다. 한국에서는 건물이 없는 장소를 찾는 데 주로 쓰는 제도가 몽골에서는 사람이 사는 게르를 찾아가는 주소가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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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도로명주소 안내판 /행정안전부
실제 울란바토르 칭길테구 게르지역의 '나르락크 24길'에는 한국형 도로명판과 건물번호판이 설치된다. 행안부는 이를 통해 한국형 주소 체계의 몽골 진출을 공식화할 예정이다.

이번 사업은 2024년부터 이어진 양국 주소 분야 협력의 연장선이다. 행안부는 당시 몽골 내각관방부와 주소체계 구축과 협력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울란바토르에 '서울로 도로명판'을 설치했다.

김민재 행안부 차관은 몽골을 찾아 내각관방부장관과 주소정보 디지털화와 활용, 관련 법·제도 정비 등을 논의하고 주소정보 현대화 사업 착수식에도 참석한다.

행안부는 몽골을 시작으로 한국형 주소 체계의 해외 진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주소 분야 협력을 추진 중인 에티오피아·탄자니아·보츠와나 등 아프리카 3개국과 우즈베키스탄·키르기스스탄 등 중앙아시아 2개국에서도 주소 현대화 사업 협력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김 차관은 "주소는 행정서비스, 국민 생활과 안전을 연결하는 중요한 국가기반 정보"라며 "한국 정부의 디지털 행정, 재난 안전과 물류와 같은 다양한 분야에서의 주소 활용 경험을 몽골과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남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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