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시총 4위 꿰찬 한화… K-방산 넘어 ‘국가 전략자산’ 기업 도약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3.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327010008297

글자크기

닫기

이서연 기자

승인 : 2026. 03. 26. 17:58

삼형제 독립 경영·계열분리 본격화
주총서 2030년 매출 90조 달성 제시
R&D·해외 시장에 11조 집중 투자
김동관 부회장 체제의 한화그룹이 국내 재계 시가총액 4위로 도약하며 전성기를 맞았다. 지정학적 위기 속에서 K-방산의 선봉장 역할을 하며 거둔 성과다. 다만 러·우 전쟁과 중동 분쟁이라는 '단기 이벤트'가 소멸한 이후를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한화그룹은 방산에서 벌어들인 자금을 해양 MRO(유지·보수·운영)와 항공우주로 재투자하는 한편, 7월 인적분할을 기점으로 삼형제의 독립 경영과 계열 분리 가속화를 통해 '국가 전략 자산' 기업으로의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26일 ㈜한화는 주주총회를 열고 오는 2030년까지 매출 90조원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2028년까지 총 11조원을 투입하며 세부적으로는 해외 시장 공략에 6조2700억원, 연구개발에 1조5600억원, 지상방산 및 항공우주 인프라 구축에 약 3조2400억원을 배정했다.

대규모 투자와 함께 자회사는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곳은 한화오션이다. 한화오션은 2025년 매출 12조6884억원, 영업이익 1조1091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과 동시에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특히 미국 필리조선소를 전격 인수하며 한국 기업 최초로 미 본토 조선 거점을 확보한 것은 신의 한 수로 꼽힌다. 이는 연간 20조원 규모에 달하는 미 해군 함정 유지·보수·운영(MRO) 시장을 직접 공략하기 위한 포석이다. 무기 판매가 일회성 수주라면 MRO는 함정 수명 주기 내내 수익이 발생하는 '구독형' 모델이다. 미 정부의 조선업 재건 정책인 '마스가(MASGA)'와 맞물려 미국의 안보 파트너로서 독점적 지위를 다짐으로써 전쟁 여부와 무관한 장기 수익원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이날 에너지 사업의 핵심인 한화솔루션은 2조4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태양광 시장의 판도를 바꿀 '기술 초격차'에 승부수를 던지기도 했다. 확보 자금 중 9000억원을 투입해 업계의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페로브스카이트 탠덤' 파일럿 라인과 GW급 양산 체제를 구축한다. 탠덤은 기존 실리콘 셀 위에 페로브스카이트를 쌓아 효율을 극대화한 차세대 기술이다. 한화솔루션은 탠덤의 하부 셀로 활용되는 고효율 N타입 탑콘(TOPCon) 생산 능력을 대폭 확대해 탠덤 상용화를 위한 브리지 기술 역량을 선점한다는 구상이다.

1조5000억원의 자금을 차입금 상환에 투입해 2026년까지 부채비율을 150% 미만으로 낮추는 등 재무 건전성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2030년 연결 기준 매출 33조원, 영업이익 2조9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이와 함께 향후 5년간 주당 최소 300원의 배당을 보장하는 주주환원 정책을 병행한다. 기술 투자에 따른 주가 희석 우려를 불식시키고 성장의 결실을 주주와 공유하겠다는 의지다.

항공우주 부문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중심으로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2025년 매출 26조6078억원, 영업이익 3조345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으며 지상 방산 수주잔고만 37조2000억원에 달해 향후 5년 이상의 먹거리를 확보했다. 한화는 누리호 기술 이전을 발판 삼아 민간 주도 우주 시대의 입지를 다지는 한편 저궤도 위성 통신 사업을 결합해 글로벌 초연결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반면 이번 인적분할로 출범할 신설 지주회사는 한화비전과 한화정밀기계 등 테크와 라이프 사업을 전담하며 2030년 매출 14조원 달성을 목표로 설비투자 2조1000억원 등을 투입할 계획이다.

차남 김동원 사장은 한화생명을 중심으로 금융 부문의 체질 개선과 글로벌 영토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 8363억원을 기록한 한화생명은 김 사장의 주도로 인도네시아 노부은행과 미국 벨로시티증권을 인수하며 해외 이익 기여도를 높이고 있다.

삼남 김동선 부사장은 한화로보틱스와 한화갤러리아를 중심으로 첨단 기술을 일상에 이식하는 역할을 맡았다. 최근 8700억 원 규모의 아워홈 인수를 통해 푸드테크 시장에 뛰어든 김 부사장은 한화로보틱스의 협동 로봇 기술을 급식과 서비스 현장에 접목해 운영 효율을 극대화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유통업을 넘어 로봇 기술과 식음료(F&B)가 결합된 신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시도다.

이 같은 사업 구조 재편은 김동관·동원·동선 삼형제를 중심으로 한 책임 경영 체제를 공고히 하는 작업이다. 7월 인적분할을 통해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고 각 사업의 정체성을 명확히 함으로써 계열 분리 및 전문성 강화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이서연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