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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칩만 배우는 게 아니었다”…명지대 반도체 특성화대학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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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김남형 기자

승인 : 2026. 03. 22.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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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지대학교 자연캠퍼스 제3공학관 RF플라즈마랩에서 반도체공학부 학생들이 플라즈마 특성을 확인하는 실습을 하고 있다. /김남형 기자
"압력에 따라 각 파장대의 강도가 달라집니다."

지난 18일 경기도 용인시 명지대 자연캠퍼스 제3공학관 RF플라즈마랩. 반도체공학부 4학년 김지호씨가 모니터에 뜬 스펙트럼 변화를 가리키며 플라즈마(이온화된 기체) 실습 과정을 설명했다. 학생들은 밸브를 조금씩 돌려 압력을 맞추고 달라진 수치를 기록하며 공정 조건 변화가 데이터에 어떻게 반영되는지 확인했다. 반도체 공정장비의 70% 이상이 진공 상태의 플라즈마를 활용하는 만큼, 학생들이 그 특성을 직접 확인하도록 한 실습이다.

학생들이 실습실에서 익히는 것은 플라즈마 자체만이 아니었다. 반도체를 완성된 칩이 아니라 공정과 장비, 계측과 해석의 과정으로 이해하는 수업이었다. 실습실에서 장비를 직접 다루고 결과를 해석하는 방식은 교육부가 첨단산업 특성화대학 사업을 통해 강조해온 현장 중심 교육과도 맞닿아 있었다.

반도체 특성화대학 사업은 첨단산업 성장과 경제안보 중요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산업 수요에 맞는 인재를 체계적으로 키우기 위해 추진됐다. 교원과 실습 장비를 확충하고 대학 강점에 맞는 특화 교육과정을 운영해 학사급 인력 공급 기반을 넓히는 게 목표다. 교육부는 지원 대상을 매년 확대해 올해는 모두 33개 대학에 1209억원을 투입한다.

지난 2023년 사업 첫해에 선정된 명지대-호서대 컨소시엄은 소부장(소재·부품·장비)·패키징 중심 교육과정을 꾸려왔다. 반도체 산업이 설계·공정·장비·패키징·테스트로 나뉘는 생태계 구조인데도 기존 교육이 설계 중심에 치우쳐 있다는 문제의식이 반영됐다. 명지대는 소부장과 전공정 장비기술을 맡고 호서대는 패키징과 테스트 분야를 담당해 역할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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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진 명지대 반도체공학부 교수가 반도체 장비를 설명하고 있다. /김남형 기자
학교가 이런 방향을 잡은 데에는 용인이라는 입지도 작용했다. 명지대 인근에는 600조원이 투입되는 SK하이닉스 용인 클러스터와 360조원 규모 삼성전자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조성이 예정돼 있다. 홍상진 명지대 반도체공학부 교수는 "반도체 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만드는 까만 칩이 전부라는 인식이 있는데, 실제 산업은 설계·제조·장비·부품·테스트·패키징으로 분업화된 생태계"라며 "용인이 반도체 제조 중심 도시인 만큼 남들이 하지 않는 소부장 인재를 키우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학생들 진로도 달라지고 있다. 김유빈 명지대 반도체공학부 교수는 "처음엔 대부분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취업을 생각하지만 공부하면서 핵심 기술을 가진 곳은 소부장 쪽이라는 걸 깨닫는다"며 "졸업할 때가 되면 10명 중 7명이 장비 업체를 희망할 정도"라고 말했다.

4학년 김연수씨는 명지대 전자공학과 재학 중 삼성전자에 입사해 2년간 일하다 학교로 돌아왔다. 현장에서 일하며 학위와 이론의 필요성을 느낀 그는 반도체공학부 신설 소식을 듣고 전과를 택했다. 지금은 학교 실습 프로그램으로 공정 각 단계를 직접 익힌 경험을 바탕으로 반도체 장비업체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 김씨는 "현장에서 일하다 보니 학위와 이론이 꼭 필요하다는 걸 느꼈다"며 "학교 실습 프로그램을 통해 공정 장비를 직접 다뤄본 경험이 장비업체 취업을 준비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남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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