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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전쟁 거의 완료” vs 이스라엘 “최대 1년”…안갯속 이란전 종전 시나리오 5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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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3. 11. 10:45

백악관 "명시적 항복 없어도 군사목표 달성 시 종전"
이스라엘, 정권 몰락 염두 장기전 대비…유가 상승·미 여론 변수
FT·악시오스 "쉬운 출구 없다"
'승리 선언'부터 '특수부대 급습'까지 종전 시나리오
이란 전쟁
미군과 이스라엘군이 8일(현지시간) 공습한 이란 테헤란의 아크다시에 유류 저장소에서 불길이 치솟고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소셜미디어(SNS) 동영상 캡처·로이터·연합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이스라엘이 이란 전쟁의 종료 시점과 목표를 놓고 엇갈린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전쟁이 어떤 방식으로 끝날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전쟁이 "거의 완료됐다", "아주 빨리 끝날 것"이라면서도 "충분히 이기지 않았다"며 추가 공격 가능성을 열어뒀고, 백악관은 이란의 명시적 항복 선언이 아니라 대통령이 군사적 목표가 완전히 달성됐다고 판단할 때 작전이 종료된다고 밝혔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10일 브리핑에서 초기 작전 목표가 약 4∼6주였다며 이란이 더 이상 탄도미사일 전력으로 미국과 동맹국에 '신뢰할 만한 직접적 위협'을 가하지 못하는 상태에 이르면 사실상의 '무조건적 항복'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이란의 정권 교체 여부와 무관하게, 미사일 및 드론 능력 약화만으로도 미국이 전쟁 종료를 선언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전쟁이 조기에 끝날 수 있지만, 이란 정권 약화까지 최대 1년이 걸릴 수 있다며 장기전을 대비해 전쟁 비용 확대와 무기 구매를 추진하고 있어 종전 시점을 둘러싼 미묘한 온도차가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유가 상승과 미군 사상자 증가,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가능성 등 변수까지 겹치면서 미국이 군사적 성과를 확보한 뒤 조기 종전을 모색할 것인지, 아니면 전쟁이 장기화할 것인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메네이 관저
이스라엘 방위군(IDF) 1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의 테러 정권 본부에 대한 대규모 공습 장면이라면서 공개한 영상에서 캡처한 사진./AFP·연합
하메네이 관저
1일(현지시간) 공개된 이란 테헤란 소재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관저 복합 단지 위성 사진./로이터·연합
◇ 엇갈린 종전 시그널…FT "트럼프의 이란 전쟁, 쉬운 출구 없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이란 전쟁이 전개될 다섯 가지 방식'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탄도미사일 전력과 핵 프로그램 파괴에서부터 '베네수엘라식' 지도부 교체, '무조건적 항복까지 목표를 넓게 제시해 왔지만, 정작 어떤 기준으로 성공을 판단할지 분명히 설명하지 않아 전쟁이 어떻게, 언제 끝날지에 대한 명확성이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FT는 '트럼프의 전쟁에 쉬운 출구는 없다'는 전망도 제시했다. 전쟁이 조기에 끝나더라도 이란 정권이 완전히 무너지지 않은 채 살아남을 가능성이 크고, 반대로 전쟁이 길어질 경우 중동 전체의 혼란과 에너지 시장 충격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테헤란
이란 적신월사 소속의 베일을 쓴 한 여성이 8일(현지시간) 전날 저녁 미국과 이스라엘 군이 공습한 이란 테헤란 샤흐런 석유저장소에서 피어오르는 연기를 바라보고 있다./EPA·연합
◇ 이란 종전 시나리오 ①: 국내 압박 피할 트럼프의 일방적 '승리 선언과 철수'

FT가 제시한 첫번째 시나리오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 중단을 선언하고 승리를 주장하는 방안이다. FT는 미국 정치 분석가들이 충돌이 어떤 방식으로 끝나든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를 주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허드슨연구소의 마이클 도런 선임연구원은 이란이 미국의 동맹국들을 공격하고, 역내 방어 역량을 약화시키며, 글로벌 에너지 비용을 끌어올림으로써 미국에 '최대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FT는 전쟁이 길어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이 더 큰 국내 정치적 압박에 직면할 것이며, 결국 전쟁을 끝내라는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도 이날 '이란 전쟁이 끝나는 5가지 시나리오' 기사에서 마지막 시나리오로 '트럼프의 승리 선언과 철수'를 제시했다.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 능력이 충분히 약화했다고 판단하면, 테헤란의 근본적 정치 상황이 해결됐는지와 상관없이 역사적 승리를 선언하고, 종전 선언을 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악시오스는 이 경우에도 이스라엘의 동의(buy-in)가 필요할 수 있으며, 이스라엘은 미국과 무관하게 이란의 핵 위협을 영구적으로 제거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모자타바 하메네이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 모자타바 하메네이가 2016년 3월 2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로이터·연합
◇ 시나리오 ②: 이란 핵 프로그램 완전 해체를 위한 '휴전과 협상'

두번째 시나리오는 협상에 의한 휴전과 핵 합의다. 악시오스는 이란의 핵무기 프로그램 종료가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목표 가운데 하나였으며, 전쟁 발발 직전까지 스위스 제네바에서 세차례의 간접 핵 협상이 진행됐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협상 재개가 "가능하다"고 했다. 다만 악시오스는 전쟁 직전 오만의 중재자들이 이란이 농축 우라늄을 비축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지만, 전쟁이 향후 협상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불분명하다고 했다.

FT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이 계속되는 한 이란이 휴전에 동의할 조짐은 없다고 전했다. 또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완전히 해체하고, 미사일 전력에 대한 강한 제한을 수용하며, 역내 친이란 시아파 무장세력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라는 미국의 요구는 이란 정권에 '레드라인'으로 여겨져 왔다고 분석했다. 다만 FT는 한 역내 관리를 인용해 '상황이 적절하다면' 합의가 성사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마두로 부부
미국 마약단속국(DEA) 요원들이 1월 5일(현지시간)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그의 부인 실리아 플로레스를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에 출두시키기 위해 헬기에서 연행하고 있다./로이터·연합
◇ 시나리오 ③: 이란엔 적용 어려운 '베네수엘라식 지도부 교체'

세번째 시나리오는 '베네수엘라 모델'이다.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군이 지난 1월 3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카라카스 관저에서 체포해 미국 뉴욕으로 압송한 후 후임자인 델시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과 협력 관계를 구축한 사례를 이란의 틀로 제시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지난달 28일 미군과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사망한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후임으로 그의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선출한 것을 '큰 실수'라고 평가하면서 새 최고지도자가 오래 가지 못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그러나 FT와 악시오스는 이란과 베네수엘라는 비교가 어렵다고 봤다. FT는 베네수엘라에서의 군사작전은 수시간 만에 끝났고, 미국인 사상자도 없었지만, 이란 전쟁은 이미 2주째에 접어들었고 미국 측 사망자도 발생했으며, 이란의 보복이 걸프의 여행과 무역을 혼란에 빠뜨리고 국제 유가를 끌어올렸다고 지적했다.

FT는 최고지도자로 모즈타바가 선택된 것은 미국이 이란의 '델시'를 찾지 못할 것임을 시사한다고 봤다.

악시오스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란의 권력 구조가 군사·종교·정치 제도에 깊이 뿌리내린 체제형 구조이기 때문에 지도자 한 명을 교체하는 방식으로는 정권 변화를 만들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이 체제 내부 인물을 새 지도자로 세우는 방식은 이란 시위대에게 해방이 아니라 배신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란 시위 사망자
1월 13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SNS)에 게시된 영상에서 14일 캡처한 사진으로 테헤란주 카흐리자크의 법의학 진단 및 실험 시설 내부에 수십 구의 시신이 놓여 있다./AFP·연합
◇ 시나리오 ④: '대중 봉기발 정권 붕괴' vs '약화된 형태의 정권 생존'

네번째 시나리오는 시민 봉기와 정권 붕괴다. 악시오스는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고, 경제가 무너졌으며, 전쟁 직전 이란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 점을 들어 정권 붕괴 가능성이 현실적이라고 봤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공습이 '용감한 이란 국민'이 스스로 운명을 결정할 조건을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악시오스는 이란 야권에 통합된 지도자나 지상 조직이 없다고 짚었다. FT도 현재로선 체제 균열이나 이탈의 조짐이 없다고 분석했다.

FT는 이란이 계속해서 이스라엘과 걸프 국가들을 향해 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하고 있고, 지배 체제 내부의 균열이나 대중 봉기가 임박했다는 신호도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미국 존스홉킨스 국제관계대학원의 밸리 나스르 교수는 이란인들이 생존을 더 걱정하고 있다고 했고, 국제위기그룹(ICG)의 알리 바에즈 이란 담당 디렉터는 각 진영이 서로 먼저 물러나기를 기다리는 소모전에 갇혀 있다고 진단했다.

FT는 더 나아가 정권 생존 이후의 장기 시나리오도 제시했다. FT는 전쟁이 사담 후세인 대통령 시절 1차 걸프전 이후 이라크처럼, 이란 정권이 상당히 약화된 형태로 살아남는 방식으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영국 런던의 국제전략문제연구소 에밀 호카엠 중동·북아프리카 및 걸프안보 담당 선임연구원은 이란이 더는 역내에 지금과 같은 힘을 투사할 수는 없겠지만, 여전히 혼란과 비용을 부과할 능력은 남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FT는 또 다른 가능성으로 일부 영토만 통제하는 '잔여 국가(rump state)'와 외부 세력의 개입을 받는 민병대가 뒤엉킨 내전도 거론했다.

이란 핵시설
미국 민간 위성업체 막사테크놀로지가 미군의 공습 다음날인 2025년 6월 22일(현지시간) 이란 포르도 우라늄 농축시설을 찍은 위성 사진으로 미국 공군 B-2 스텔스 폭격기가 투하한 벙커버스터 GBU-57이 관통한 것으로 보이는 여러 개의 구덩이가 보인다./EPA·연합
◇ 시나리오 ⑤: 핵 비축분 '특수부대 급습'과 끝나지 않은 '이스라엘의 공세'

다섯번째 시나리오는 특수부대의 핵 비축분 급습이다. 악시오스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에 특수부대를 보내 고농축 우라늄 비축분을 물리적으로 확보하거나 파괴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악시오스는 이 시나리오가 정치적 합의가 아니라 핵 위협의 물리적 제거로 전쟁을 끝내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작전은 여전히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이란에 지상군을 투입해야 한다는 점에서 위험성이 크다고 악시오스는 평가했다. 백악관은 미군 지상군 투입 가능성에 대해 "모든 선택지를 배제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FT는 미국이 이란과의 전쟁을 끝내더라도, 이스라엘이 레바논에서 헤즈볼라와 계속 싸우기 위해 연장된 공세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미·이란 전쟁이 종료되더라도, 지역 내 전투가 완전히 끝나지 않을 수 있음을 뜻한다. FT는 이스라엘이 헤즈볼라를 더 약화시키려 할 뿐 아니라, 레바논의 정치·사회적 불안까지 키울 위험이 있다고 분석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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