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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전남·광주 행정통합, 동의는 있었고 숙제는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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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채웅 기자

승인 : 2026. 02. 04.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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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채웅 기자
전남·광주 행정통합 논의가 제도적 궤도에 올랐다.

전남도의회가 4일 통합에 대한 의견청취의 건을 가결처리하면서 통합은 더 이상 구상이나 논의 단계에 머물지 않게 됐다. 전남도의회가 통합의 큰 방향에 동의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절차다.

김영록 전남도지사 역시 제안 설명을 통해 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지사는 "행정통합의 이유와 목적은 명확하다"며 "균형발전과 번영의 선 순환이 바로 행정통합"이라고 밝혔다. 이어 "27개 시·군·구 모두가 성장의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전남·광주 대부흥의 시대를 열어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남도의회의 찬성 의결이 곧 모든 논란의 종결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지역 현장에서는 질문이 더 커졌다는 반응이 나온다. 통합에는 동의했지만, 어떤 조건으로 통합할 것인지에 대한 답은 여전히 부족하기 때문이다. 특히 지금 발의된 행정통합 특별법안의 내용은 우려를 키운다.

통합특별시의 주청사는 명시되지 않았고, 전남으로의 공공기관 이전 계획 역시 담기지 않았다. 통합 이후 전남의 위상과 실질적 변화로 이어질 핵심 사안들이 법안 밖에 머물러 있는 상황에서, 절차만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같은 흐름 뒤에는 반복되는 메시지가 있다. "지금 아니면 늦는다", "최대 20조 원 재정지원",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말들이다. 통합을 서두르지 않으면 재정 지원과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 있다는 압박이 지역사회 전반에 작용하고 있다. 문제는 이 속도 논리가 내용 검증과 공론화 과정을 압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남도의회 역시 통합 안건에 찬성하면서도, 세부 조건에 대해서는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적지 않게 제기했다. 이는 통합 자체에 대한 동의와, 현재 추진 방식에 대한 우려가 동시에 존재함을 보여준다. 찬성 의결은 출발선일 뿐, 백지 위임은 아니라는 의미다. 이제 책임의 무게는 더 분명해졌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전남도의회 의결이라는 정치적·행정적 기반을 얻은 만큼, 통합의 속도를 관리하며 전남의 핵심 조건을 구체화해야 할 책임이 커졌다. 주청사 남악 설치와 공공기관 이전을 특별법에 명확히 담아내지 못한다면, '균형발전의 선 순환'이라는 비전은 선언에 그칠 수 있다.

김원이 전남도당위원장 역시 마찬가지다. 전남도의회의 찬성은 국회 설득의 출발점이지 종착지가 아니다. 발의된 법안의 한계를 보완해 전남의 요구를 제도화하는 정치적 역할이 지금 더 중요해졌다. 통합은 이미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완성도다.

전남도의회가 찬성으로 길을 열어준 만큼, 행정부와 정치권은 조건이 분명한 통합, 전남의 역할과 몫이 보장되는 통합으로 답해야 한다. 절차는 진행됐다. 이제 남은 것은 내용이다. 그리고 그 결과에 대한 평가는, 결국 지금 이 과정을 주도하고 있는 이들의 책임으로 남게 될 것이다.

정채웅 기자
정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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