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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설 앞두고 ‘물류 대란’…신규 식품규정에 컨테이너 1200개 발 묶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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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6. 02. 04. 09:05

발효된 ‘의정 46호’ 규제에 깟라이항 등 주요 항만 마비
수산물·원유 등 원자재 반입 중단
기업들 “재고 손실 눈덩이”
정부 “초기 혼선 인정, 유연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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깟라이 항구/베트남 정부공보
베트남 최대 명절 뗏(Tet·설)을 앞두고 지난달 26일 발효된 새 식품안전 규정(의정 46호)으로 인해 수천 개의 수입 식품 컨테이너가 항만에 억류되는 등 물류 대란이 빚어지고 있다.

4일(현지시각) VN익스프레스와 관세 당국에 따르면, 베트남 최대 물류 허브인 호치민시 깟라이 항에는 전날 오전 기준 1200개가 넘는 화물 컨테이너가 반출되지 못한 채 쌓여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호치민시 세관국은 적체된 화물 대부분이 지난달 26일 시행된 '의정 46호'의 적용을 받는 식품 원료 및 관련 물품이라고 밝혔다.

현지 수산업체 A 대표는 "열흘 전 아이슬란드에서 수입한 30억 동(1억 6770만 원) 상당의 냉동 해산물이 통관되지 못해 항만 냉동 컨테이너에 방치돼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이미 주문받은 물량이지만 통관 지연으로 고객사에 납품하지 못하고 있으며, 명절 대목을 앞두고 추가 수입 계획을 전면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의 핵심 원인은 통관 절차의 급격한 변경이다. 기존 '의정 15호' 하에서는 서류만 제출하면 물건을 먼저 창고로 옮겨 보관할 수 있었으나, 새로 시행된 '의정 46호'는 모든 검사 성적서와 인증을 완비해 합격 통보를 받아야만 통관을 허용한다.

유제품 원료 수입업체 관계자는 "보관 조건이 까다로운 원유 등의 원료가 부적절한 항만 야적장에 방치되면서 변질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검사 대기로 인한 창고 보관료 등 부대 비용만 하루 수천 달러씩 발생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베트남 맥주·주류·음료협회(VBA)와 유제품협회 등 주요 경제단체는 즉각 반발하고 나서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쭈 티 번 아인 VBA 부회장은 "기업들이 식품 안전 규정을 준수하려 해도, 지정된 검사 기관들이 업무를 중단하거나 과부하 상태라 서류 접수조차 안 되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협회 측은 검사 시스템이 안정화될 때까지 기존 규정을 한시적으로 적용하거나, 해외 공인 기관의 검사 결과를 인정해 줄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

이에 대해 베트남 정부는 제도 시행 초기의 혼선을 인정하면서도 진화에 나섰다. 레 타인 롱 부총리는 긴급 회의를 소집해 "화물 적체를 해소하기 위한 구체적인 지침을 5일까지 마련하라"고 관계 부처에 지시했다.

도 쑤언 뚜옌 보건부 차관은 "시행 초기라 일부 혼란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전국 34개 지정 검사소와 협력해 검사 속도를 높이고 있으며, 조건이 충족된 화물에 대해서는 검사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통상부 또한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각 지방 당국에 검사 인력 확충을 지시했다. 식품안전국 측은 항만 적체 현상이 서서히 해소되고 있다고 덧붙였으나, 현장 기업들이 체감하는 물류 마비는 여전히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보인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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