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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중앙은행 “1인당 집에 현금 12만~17만원 보유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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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유정 파리 통신원

승인 : 2025. 09. 25. 18:25

자연재해·전쟁·감염병 유행 등 위기 대비 현금 필요 조언
ECB-POLICY/ <YONHAP NO-5694> (REUTERS)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지난 11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ECB 본부에서 열린 ECB 이사회 회의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로이터 연합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럽 시민들에게 경제 위기에 대비해 현금을 보유할 것을 권고했다.

ECB는 24일(현지시간) 자사 홈페이지에 게시한 보고서에서 자연재해, 전쟁, 감염병 유행 등의 위기 상황에 안정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현금을 갖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유럽에 닥친 경제 위기 상황에서 시민들의 현금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서 언급한 위기 상황엔 2010년 그리스 국가 파산 위기,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 2022년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2025년 이베리아반도 대정전, 공항이나 은행 시스템을 마비시키는 대규모 사이버 공격 등이 있다.

이런 불안정한 위기 상황에선 안정적인 자산인 현금의 수요가 급증하는 경향이 있어 코로나19 유행 당시엔 평균보다 3배 많은 유로화가 발행되기도 했다.

보통 연간 약 500~600억 유로(약 82조2405원~98조6886원)가 발행되지만, 코로나19가 유행한 2020년엔 높은 현금 수요로 인해 약 1400억 유로(약 230조8866억원)가 넘게 발행됐다.

ECB는 특히 은행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상황을 우려했다. 지난 4월 28일 이베리아반도 전역에서 일어난 대규모 정전 사태 때 전자 결제 시스템 서비스가 마비돼 시민들은 상점에서 현금으로만 결제할 수 있었다.

정전의 영향을 받지 않은 지역에선 현금 인출량이 증가했으며, 정전 영향을 받은 지역에선 정전이 끝난 후 현금 인출량이 급격히 늘었다.

위기 상황에 안정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오스트리아, 핀란드, 네덜란드에서는 정부 차원에서 국민에 국민 1명 당 70~100유로(약 11만5000원~16만5000원)의 현금을 갖추도록 권고했다.

이 금액은 위기 발생 후 72시간 동안 정부의 도움 없이 마실 물, 먹을 음식, 필요한 약 등을 구매할 수 있는 금액을 고려해 산출됐다.

ECB는 특히 각국 정부와 은행들에 정전이나 사이버 공격 등의 상황에 견딜 수 있는 강력한 결제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핀란드는 이미 사이버 공격이나 시스템 장애에 영향을 받지 않는 ATM 개발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ECB는 강력한 결제 시스템 확립뿐만 아니라 위기 상황에 관찰되는 극단적인 현금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탄력적 현금 유통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본부를 두고 있는 ECB는 유럽연합(EU)의 공식 중앙은행이다. 유로를 사용하는 유로존 20개국의 통화량을 관리하며 해당 화폐 발행을 총괄하고, EU 금융 시장이 안정적으로 운영되도록 감독과 규제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임유정 파리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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