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리아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은 1967년 노레딘 아타시 대통령 이후 처음이다. 당시 시리아는 3차 중동전쟁에서 골란고원을 잃었고, 이스라엘은 1981년 이를 병합했다. 그 후 하페즈 알 아사드가 1970년 쿠데타로 집권하면서 반세기 넘게 시리아는 권위주의 통치 아래 국제무대에서 소외됐다.
지난해 말 알샤라가 이끄는 반군의 기습 공세로 아사드 정권이 붕괴한 뒤 시리아는 14년 내전에 마침표를 찍고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날 다마스쿠스와 주요 도시에서는 시민들이 광장에 모여 대형 전광판을 통해 연설을 지켜보며 새 국기를 흔들었다.
알샤라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아사드 정권 몰락 후에도 이스라엘의 위협은 계속되고 있다"며 "이는 국제사회의 지지와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현재 양측은 1974년 군사분리협정을 토대로 한 새로운 안보 합의를 논의 중이다. 알샤라는 "조만간 합의에 이를 수 있다"고 기대를 드러냈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며 "남서부 시리아의 비무장화와 드루즈 공동체의 안전 보장"을 조건으로 내세웠다.
다마스쿠스 움마위드 광장에서는 환호하는 군중이 모여들었지만, 뉴욕 유엔 본부 앞 다그 하마르셸드 플라자에서는 시리아 출신 디아스포라가 찬반 시위를 벌였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찬성 측은 새 국기를 흔들며 지지를 표했고, 반대 측은 드루즈의 오색기를 내걸며 목소리를 높였다. 시카고에서 온 드루즈계 미국인 파라 타키는 "알샤라가 과거 극단주의 세력과 연계됐던 점을 간과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반면 플로리다 출신의 시리아계 미국인 디나 키나와리는 "50년 독재가 끝나고 새로운 시대가 시작됐다"며 환영의 뜻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