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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ETF 100일새 50兆 ‘뭉칫돈’… 삼성운용 15兆 최다유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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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민 기자

승인 : 2025. 09. 24. 17:41

증시 랠리에 ETF 총액 250조 육박
국내비중 높은 삼성, 증가율 1위에
업계, 실질적 수익상승 부정적 전망
"대부분 지수추종… 보수율 낮은 편"
주식시장 상승 랠리와 함께 상장지수펀드(ETF)로 자금이 물밀 듯 들어오면서 삼성자산운용의 몸집도 커졌다. ETF 시장 규모가 약 100일 만에 50조원 가까이 확대된 건데, 운용사들 중에선 삼성자산운용에 대한 순자산 유입이 가장 두드러졌다. 즉 ETF 순자산 규모만 15조원 넘게 늘면서 연내 100조원 달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이 수혜를 누릴 수 있었던 건 해외 대비 국내 ETF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코스피 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증시 호황 덕분에 국내 ETF로 자금이 대거 몰린 것이다. 얼마 전만 해도 턱밑까지 쫓아왔던 경쟁사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점유율 격차를 다시 벌릴 수 있었던 주된 배경이기도 하다.

다만 확대된 순자산이 실질적인 순이익 성장으로 연결될지는 미지수다. 순자산 증가폭이 컸던 ETF 대부분이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인 점을 고려했을 때, 실적 제고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수 추종 상품의 경우, 보수율이 현격히 낮기 때문이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체 ETF 순자산총액 규모는 지난 23일 기준 246조9491억원이다. 올해 6월 초(4일) 처음으로 200조원을 넘어선 뒤, 약 100일 만에 50조원 가까운 자금이 들어온 것이다. 앞서 ETF 시장 규모가 150조원에서 200조원으로 커질 때까지(2024년 6월 18일~2025년 6월 4일) 1년이 소요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파른 속도다.

ETF 시장이 단기간에 커질 수 있었던 이유는 국내외 증시가 하반기부터 시작해 꾸준히 우상향한 영향이다. 특히 작년과 달리 코스피 등 국내 증시가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국내 ETF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커진 점이 주효했다. 여기에 낮은 수수료·분산 투자 등 ETF 자체 매력까지 부각되면서 자금이 들어온 거다. 이 기간 동안 국내·해외 ETF에 유입된 자금만 각각 29조1530억원, 16조5017억원이다.

이처럼 국내 ETF에 자금이 보다 집중된 덕분에, 삼성자산운용은 한 층 더 몸집을 키울 수 있게 됐다. 보유하고 있는 상품들 중 국내 ETF 비중만 74.5%에 달하기 때문이다. 삼성자산운용의 ETF 순자산 규모는 93조8349억원으로 6월 초 대비 15조8983억원 증가했다. 전체 운용사들 중 가장 큰 증가폭이다. 이 같은 성장세 덕분에 경쟁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과의 ETF 점유율 격차도 5%까지 벌어졌다. 앞서 작년까지만 해도 두 운용사 간 점유율 차이는 1% 안팎 수준이었다.

ETF 체크리스트에 따르면 최근 3개월 간 순자산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상품 10개 중 5개가 삼성자산운용 상품이었다. 구체적으로 KODEX 200, KODEX 머니마켓액티브, KODEX 미국S&P500, KODEX 미국나스닥100, KODEX 미국AI전력핵심인프라 등이 이름을 올렸으며, 이 기간 동안 증가한 순자산은 각각 1조6875억원, 1조4867억원, 9421억원, 7633억원, 6513원이다. 이들 상품에만 총 5조5309억원 몰린 셈이다.

그럼에도 운용업계에선 삼성자산운용의 ETF 순자산액이 대폭 늘어난 건 맞지만, 실질적인 수익 성장으로 이어지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순자산이 크게 증가한 주요 ETF 상품들을 보면, 보수율 낮은 지수 추종 상품들이 대부분 자리하고 있어서다. 증가한 순자산 규모에 비례하는 수익을 거두기에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보수율을 살펴보면, KODEX 미국S&P500과 KODEX 미국나스닥100이 0.0062%로 가장 낮았고, KODEX 200(0.05%), KODEX 머니마켓엑티브(0.15%), KODEX 미국AI전력핵심인프라(0.45%) 순이었다. 섹터 ETF 보수율이 약 0.45~0.50%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지수 추종 ETF는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머니마켓액티브 상품은 운용사들이 주로 기관들을 끌어 모으는 목적으로 상장시키기 때문에 보수율이 대부분 낮고, 코스피 등 지수 추종 상품들도 운용역들이 크게 관여하지 않아도 되는 상품이라는 측면에서 보통 낮은 보수율로 설정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운용사 관계자는 "순자산이 늘어난 상품들의 보수율이 낮다는 요인도 있지만, 삼성자산운용 같은 경우에는 계열사에 판매하는 상품이 많다"며 "이 과정에서 보수를 조금 더 적게 받게 되기 때문에 수익 성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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