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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兆 빚투 몰린 삼전·하이닉스…조정장에 반대매매 우려도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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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민 기자

승인 : 2025. 09. 17. 18:04

반도체·AI주 기대에 7거래일째 상승
조정장 속 반대매매·투자과열 우려
정부 투자·업황 호조에 우상향 전망
3분기 기업 실적도 역대 최대치 예상
국내 주식시장 강세장 속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1조원 가까운 신용융자거래액이 모였지만, 최근 상승세가 꺾이면서 반대매매 우려가 부상하고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 모두 최소 7거래일 이상 연이어 올랐던 만큼, 조정 구간에 들어선 거다. 이 같은 흐름이 지속돼 주가가 담보유지비율 밑으로 떨어질 경우, 투자자들 입장에선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될 수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우상향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다. 인공지능(AI) 시장 성장 속도가 거센 데다, 반도체 업황도 호조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3분기 실적 역시 성장세를 이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향후 두 종목을 중심으로 '빚투'(빚내서 투자) 물량이 보다 늘어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05% 하락한 채로 마감했다. 시가총액 1, 2위이자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각각 1.51%, 4.17% 떨어졌다.

국내 증시가 하락세로 전환한 건 11거래일 만이다. 앞서 지난달까지 3100선 박스권에 갇혀 있던 코스피 지수는 연일 급등하면서 3400선을 넘어섰다. 정부가 주식 양도세 대주주 기준을 50억원으로 유지하면서 증시가 다시금 상승 탄력을 받은 데 기인한다. 마찬가지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각각 7거래일, 11거래일 동안 우상향한 바 있다. 이달 들어 외국인들이 두 기업을 5조원 넘게 순매수한 영향이다.

강세장 덕분에 '빚투'라 불리는 신용융자거래액도 대폭 늘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체 신용융자거래 잔고는 지난 15일 기준 22조5000억원을 돌파하면서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신용융자거래 잔고는 각각 6341억원, 3346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도체 대장주에만 약 1조원 몰린 것이다.

조정장이 도래하자, 이같이 빚투에 나선 투자자들의 우려도 커지는 분위기다. 하락장이 지속된다면, 반대매매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매매는 만기까지 대출금을 갚지 못하거나 담보가치가 일정 비율(국내 140%) 이하로 떨어지면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컨대 본인 자금 400만원과 증권사로부터 빌린 600만원으로 주당 1만원인 주식 1000주(1000만원)를 매수했을 때, 향후 주가가 8400원(담보유지비율 140%) 밑으로 떨어지게 되면 반대매매가 작동하게 된다. 투자자들로선 예상보다 큰 손실을 입게 되는 셈이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반도체 대장주들이 꾸준히 상방 압력을 받으면서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의 AI 투자 확대에 대한 정책 모멘텀과 더불어 반도체 업황도 호조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다양한 메모리 증가, 대당 탑재량 증가 등으로 내년까지 우호적인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업황이 개선됨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수혜를 입을 것"이라며 "삼성전자는 밸류에이션 정상화가 기대되고, 순수 메모리 비중이 높은 SK하이닉스는 최대 실적을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가오는 3분기 실적 또한 이 같은 요인들을 반영해 전년 대비 성장을 시현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은 1년 전보다 각각 4.29%, 34.42% 증가한 82조4952억원, 23조6221억원으로 추정된다. 증권가에서 두 기업에 대한 목표주가를 11만원, 48만원까지 상향한 배경이다. 이는 이날 종가 대비 각각 40.7%, 43.9% 높은 수준이다.

아울러 시장에선 다가오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하 결정이 내려질 경우, 유동성이 공급되면서 국내 반도체 대장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FOMC 회의 결과는 18일(한국시간 기준) 새벽에 발표될 예정이다.
김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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