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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22억 중국배 입항세, 美 석탄·농산물 업계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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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선미 기자

승인 : 2025. 03. 20. 11:11

"선박 운임 증가로 美 수출 중단·글로벌 경쟁력 약화 우려"
"美산 배 증가 가능성 낮아…국내 건조 중인 LNG운반선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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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항만에 적재된 컨테이너들./로이터 연합뉴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선박에 최대 150만 달러(약 22억원)의 입항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가운데, 미국 에너지·농산물 업계가 해당 법안으로 수출 선박 확보 등에 벌써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에너지·농산물 기업들은 수출 선박 확보에 비상이 걸려 재고가 쌓이는 것은 물론 운송 비용 증가로 글로벌 경쟁력이 약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고용까지 위축될 것이라고 업계는 내다봤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산 선박이 미국 항만을 이용할 경우 최대 15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하는 행정명령 초안을 작성 중이다. 중국 선박에 대한 제재로 미국 조선업 활성화를 꾀하겠다는 목표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오는 24일 해당 행정 명령에 대한 공청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미국 에너지, 농산물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미국 석탄 무역 회사 엑스코올(Xcoal Energy & Resources) 최고경영자(CEO) 어니 스래셔는 USTR의 중국 선박 입항세 부과 계획이 발표된 이후 석탄, 에너지, 농산물 및 제조업 수출업체들이 선박 확보에 벌써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취지의 서한을 상무부 장관에게 보냈다.

스래셔 CEO는 선박 운임료 증가로 미국 석탄 수출이 60일 이내에 중단될 위험이 있으며, 이는 1300억 달러(약 190조원) 규모의 석탄 수출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상무부에 경고했다.

또 운송 비용이 최대 35% 증가하면서 미국산 석탄의 글로벌 경쟁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스래셔 CEO는 이로 인해 직·간접적인 일자리 손실이 심각할 것이라고 상무부에 경고했지만, 아직 정부로부터 어떠한 응답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웨스트버지니아 석탄협회 CEO 크리스 해밀턴도 미국 내 석탄 재고가 늘면서 광산업체들이 광부 해고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석유협회는 중국산 선박 입항세 부과가 원유, 액화천연가스(LNG), 정제 연료 등 미국의 에너지 수출을 위축시킬 것이라는 내용의 의견서를 USTR에 제출했다.

미국농업협회는 중국, 멕시코, 캐나다의 보복 관세로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국 농업이 중국산 선박 입항세 부과로 추가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특히 5월 이후 수출을 위한 선박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옥수수, 대두, 밀과 같은 농산물의 수출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협회는 지적했다.

미국인구조사국에 따르면 작년 한해 미국은 총 640억 달러(약 93조원) 규모의 농산물, 가축 사료, 식물성 기름 등을 수출했다.

하지만 중국산 선박 입항세가 부과되면 미국 농산물 수출업체들은 연간 3억 7200만~9억 3000만 달러(약 5434억~1조3583억원)의 추가 운송 비용을 부담해야 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국제 시장에서 미국 농축산물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미국대두협회 알렉사 콤벨릭 정책 담당 이사는 "미국은 비용 효율적이고 효율적인 물류 시스템을 활용해 수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며 "그러나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하면 이 시스템의 효율성이 사라지고, 결국 경쟁력을 잃게 된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현재 200척이 채 되지 않는 미국 소속 화물선이 향후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해운업계 단체인 BIMCO는 지난 17일 USTR에 제출한 의견서를 통해 "대부분의 해운사는 연간 수출 물량의 20%를 미국 건조·국적 선박으로 운송해야 한다는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에서 건조되고 있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은 현재 한 척도 없으며, 발주된 선박도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LNG와 화학 제품 수출에 큰 차질이 발생할 것이라고 BIMCO는 경고했다.
홍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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