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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년전 잔치 그린 조선 병풍 제 모습 되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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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기자

승인 : 2025. 03. 10. 13:06

美 박물관 소장 '평안감사도과급제자환영도' 보존 처리…31년 만에 공개
병풍 보존처리 과정
'평안감사도과급제자환영도'(平安監司道科及第者歡迎圖) 8폭 병풍 보존처리 과정.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리움미술관
지금으로부터 약 199년 전에 열린 잔치를 생생하게 묘사한 조선시대 그림이 제 모습을 찾았다.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은 삼성문화재단과 함께 미국 피보디에식스(Peabody Essex) 박물관이 소장한 '평안감사도과급제자환영도'(平安監司道科及第者歡迎圖) 8폭 병풍의 보존 처리 작업을 마쳤다고 10일 밝혔다.

보존 처리는 리움미술관 보존연구실에서 약 1년 4개월간 진행됐다.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 측은 "30여년간 쌓아온 보존 기술을 활용해 병풍을 원형으로 복원했다"며 "국내 사립 미술관이 나라 밖 문화유산 보존을 지원한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오랜 노력 끝에 제 모습을 되찾은 '평안감사도과급제자환영도' 병풍은 일종의 기록화다. 도과 급제자 일행이 배를 타러 이동하는 순간부터 평양성의 동쪽 부벽루에서 벌인 연향(잔치), 환영 행사의 '정점'이었던 야간 뱃놀이 등을 화면에 담았다. 8개 화면을 모두 펼친 폭은 5m가 넘으며 19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병풍
'평안감사도과급제자환영도'(平安監司道科及第者歡迎圖) 8폭 병풍.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리움미술관
'평안감사도과급제자환영도' 병풍은 1994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특별전 '유길준과 개화의 꿈'에서 한 차례 선보인 적 있으나, 지금과는 큰 차이가 있었다. 당시 병풍은 분리된 낱장 상태였고, 제작 당시 모습이 남아있지 않아 정확한 순서를 파악하기 어려웠다. 손상되거나 훼손된 부분도 상당했다.

리움미술관 측은 그림을 가능한 온전한 모습으로 되돌리는 데 집중했다. 미술관 소속 보존 처리 전문가들은 오래된 안료가 떨어지지 않도록 처리하고, 그림 뒤에 덧대진 오래되고 산화된 배접지를 제거했다. 여러 연구·조사를 토대로 병풍 틀을 제작해 복원했다. 이 과정에서 유물 명칭은 '평안감사향연도'(平安監司饗宴圖)에서 '평안감사도과급제자환영도'로 분명히 했다.

재단은 피보디에식스박물관이 소장한 활옷도 국내 전문가의 손을 거쳐 되살아났다고 밝혔다. 활옷은 조선시대 여성이 입던 예복 중 하나로, 붉은 비단 위에 봉황, 꽃 등 다양한 문양을 수놓고 금박으로 장식한 옷이다. 피보디에식스박물관의 활옷은 18∼19세기 유물로 추정된다.

활옷 보존처리 후
보존처리 작업을 마친 활옷.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리움미술관
옛 모습을 되찾은 '평안감사도과급제자환영도' 병풍과 활옷은 이달 11일부터 4월 6일까지 리움미술관의 고미술 상설 전시장인 M1 2층에서 공개한다. 이후 5월에 재개관하는 피보디에식스박물관 한국실에서 주요 문화유산으로 소개할 예정이다.

류문형 삼성문화재단 대표이사는 "해외에 있는 소중한 우리 문화유산을 최상의 상태로 복원하고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전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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