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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베트남… “스타링크 신속도입·美와 무역균형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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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5. 03. 03.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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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 정부청사에서 열린 미국기업들과의 대화에서 대표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는 팜민찐 베트남 총리(왼쪽)의 모습/베트남정부공보
베트남이 일론 머스크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인 스타링크의 베트남 서비스에 신속한 허가를 발급할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미국과의 무역균형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베트남을 장기적인 투자처로 고려해달라"고 강조했다.

3일(현지시간) VN익스프레스와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팜 민 찐 베트남 총리는 지난 1일 베트남정부청사에서 베트남에 진출한 주요 미국기업 대표들과 회동했다. 이날 행사에는 베트남 정부 주요 인사들과 미국 기업 38개사가 참석했다.

찐 총리는 이날 "과학기술부에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인터넷 시범 서비스에 대한 허가를 신속히 발급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일론 머스크의 우주·항공기업 스페이스X는 스타링크 서비스의 베트남 시장 진출을 꾸준히 시도해왔다. 통신·인터넷 부문을 '민감한 분야'로 여기고 있는 베트남은 2023년 후반 위성 인터넷 공급업체에 대한 외국인 소유 제한을 해제하지 않기로 하며 그간 투자가 보류돼왔다. 스페이스X는 지난해 9월 미국을 찾는 베트남 권력 서열 1위인 또 럼 베트남 서기장과 면담에서 15억 달러(약 2조2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구체적으로 제안한 바 있다.

베트남의 '변화'가 포착된 것은 지난달이다. 베트남 국회는 지난달 외국인이 100% 소유한 위성 인터넷 기업의 베트남 서비스를 허용하는 임시 규정을 승인했다. '현지 자회사의 완전 통제'라는 머스크의 요구 조건에 부합하는 조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 이후 그의 최측근으로 올라선 머스크에 대한 우호적인 손짓인 셈이다. 로이터는 이번 조처에 대해 베트남의 "갑작스러운 변화"라 평가했다. 외교가에서는 관세를 무기로 삼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베트남이 외교적 '거래'가 가능하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찐 총리는 미국과의 무역균형을 위해 노력하겠단 입장도 밝혔다. 지난해 베트남의 대미무역흑자는 1235억달러(약 179조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국의 입장에선 중국과 멕시코에 이은 3위 무역 적자국인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이후 베트남이 관세 표적이 될 것이란 우려가 꾸준히 나왔다.

찐 총리는 베트남이 항공·무기·액화천연가스(LNG)·농산물·의약품 수입 등을 통해 미국과의 무역 흑자를 보다 균형 잡힌 방향으로 조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찐 총리는 2023년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 당시 베트남항공이 발표한 보잉 737 맥스 여객기 50대 구매 거래의 가치가 110억 달러(약 16조원)에 이른다고 언급했다. 베트남의 저가항공사인 비엣젯도 보잉737 맥스 200대의 주문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베트남은 최근 대미 무역 흑자 해소를 위한 여러 대안을 내놓고 있지만 아직 발표된 것은 없다. 다만 미국산 농산물 수입 확대와 미국산 LNG 구입 등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찐 총리는 미국 기업들에게 "50년, 100년의 비전을 가지고 베트남을 장기적인 투자처로 고려해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베트남을 첨단 기술 수출 제한 국가 목록에서 제외하고, 시장경제로 인정도록 미국 정부에 목소리를 내달라"고 강조했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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