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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현지시간) 방콕포스트와 AFP는 중국 관광객들을 안심시키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춘절 연휴 기간 동안 태국 여행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관광객은 지난해 태국을 방문한 외국 관광객 1위를 기록한 '큰손'이다. 지난해 태국을 방문한 중국 관광객만 700만 명에 달한다. 하지만 최근 태국과 미얀마 국경지대에서 일어난 중국 배우 왕싱의 납치 사건 등으로 중국 관광객들 사이에 불안이 확산하며 여행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
태국 항공업계 관계자들은 중국의 설 연휴인 춘절 연휴기간동안 약 1만 건의 여행이 취소됐다고 전했다. 전반적인 여행객 수는 증가했지만 춘절 연휴 기간인 1월 24일부터 2월 2일까지 중국발 항공편 도착은 지난해보다 오히려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여행을 취소하지 않고 온 사람들 가운데는 "가족에게 말하기가 좀 그래서 몰래 왔다"는 관광객도 있다. 납치 등의 범죄가 중국인에 의해 벌어진다는 점도 같은 중국 관광객들의 경계심을 높이고 있다. 중국에서 온 관광객 후 양판(25)은 AFP통신에 "중국어를 하는 사람들과 너무 많이 말을 섞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중국인 관광객 감소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관광 부문을 재건하고자 하는 태국 정부에게도 큰 치명타다. 태국 관광청에 따르면 지난해 관광 부문이 창출한 수익은 500억 달러(72조 1500억원) 이상으로 태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10%에 해당한다. 이 가운데 중국 설 연휴 기간의 관광수익만 10억 달러(1조 4430억원)다. 말 그대로 춘절 기간이 '대목'인 셈이다. 하지만 왕싱의 납치 사건 이후로 중국인 관광객 약 1만 명이 항공편을 취소했고, 올해 연휴 기간 동안 중국인 관광객 수는 지난해 동기 대비 최대 17.5%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패통탄 친나왓 태국 총리도 급기야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중국어로 태국이 중국 관광객들에게 안전한 곳임을 강조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패통탄 총리는 "나쁜 상황은 태국인에 의해 벌어지는 것이 아닌데 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도 말했다. 다음주 중국을 찾는 패통탄 총리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과의 회담을 통해 이같은 두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