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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모빌리티, 생활권 및 공간가치 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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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국 기자

승인 : 2026. 11. 04.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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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PwC, '이동혁명이 바꾸는 인간의 삶' 발간
로보택시·드론, 2030~2035년 본격적인 시장 확산
이동혁명의 진화
자율주행차와 도심항공교통(UAM), 드론 등 미래 모빌리티 기술이 이동시간과 비용을 줄이면서 주거·일자리·교육·의료·소비를 선택하는 기준과 도시 공간의 가치가 근본적으로 달라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래에는 '도심에 얼마나 가까운가'보다 '얼마나 다양한 기회와 선택에 연결될 수 있는가'가 공간의 가치를 결정하는 핵심 기준이 될 전망이다.

삼일PwC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이동혁명 시리즈 첫 번째 보고서 '이동혁명이 바꾸는 인간의 삶'을 발간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자율주행차와 로보택시, 도심항공교통(UAM), 드론 등 미래 모빌리티 기술의 발전 및 상용화 전망을 살펴보고, 이러한 변화가 인간의 삶과 도시·지역의 공간구조에 미칠 영향을 분석했다.

삼일PwC는 이동혁명(Mobility Revolution)을 모빌리티 기술의 발전으로 이동이 더욱 빠르고 저렴하며 편리해지고, 사람·기업·자본의 연결 범위가 확대되면서 사회·경제 시스템이 구조적으로 변화하는 현상으로 정의했다.

특히 차세대 이동혁명은 이동시간을 단축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율주행을 통해 기존의 '소모되는 시간'을 업무나 휴식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시간으로 바꾼다는 점에서 과거의 교통혁명과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래 모빌리티 기술의 확산 속도는 기술 완성도보다 경제성과 규제 환경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로보택시와 드론은 2030~2035년 본격적인 시장 확산 단계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한된 지역이나 사전에 설정된 운행 환경에서 기술을 검증하고 사업성을 확보하기가 상대적으로 쉬워 초기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일반 자율주행 승용차와 UAM이 대중화되기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봤다. 일반 자율주행차의 확산을 위해서는 다양한 주행 환경에서 안전성을 검증하고 사고 발생 시 책임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UAM 역시 기체 인증뿐 아니라 버티포트(수직 이착륙장) 구축, 항공교통관리체계 정비, 안전성 및 사회적 수용성 확보가 병행돼야 한다. 보고서는 미래 모빌리티 시장의 성패가 기술 구현 가능성만이 아니라 기존 교통수단 대비 경제성과 제도적 수용성을 확보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동혁명은 주거와 일자리의 관계에도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자율주행으로 이동 중 업무와 휴식이 가능해지고 UAM 등 새로운 교통수단이 도시 간 이동시간을 단축하면 직장과 가까운 곳에 거주해야 한다는 직주근접의 제약이 완화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주거 선택지가 넓어지고 복수의 거점을 오가며 생활하는 '다거점 생활(Multi-habitation)'도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교육·의료·소비 서비스의 이용 범위도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고령자의 이동권이 확대되면 거주지를 옮기지 않고 기존 생활환경에서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에이징 인 플레이스(Aging in Place)'의 실현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전국 47개 상급종합병원 가운데 23개, 약 49%가 수도권에 집중된 상황에서 이동 편의성 향상과 서비스의 이동은 지역 간 의료 접근성 격차를 완화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다만 이동 편의성이 높아진다고 해서 지역 균형발전이 자동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동시간이 단축되면 거주 선택지는 넓어지지만, 소비·교육·문화 활동은 오히려 양질의 인프라가 집중된 중심지로 몰리는 '연결성의 역설(Connectivity Paradox)'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교통망 확충을 복수의 지역 거점 성장으로 연결한 독일·프랑스와 달리, 일본에서는 광역교통망의 발달에도 핵심 기능이 도쿄권으로 집중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삼일PwC는 미래 공간의 가치를 결정하는 기준이 기존의 '도심 접근성'에서 '생활 선택의 폭과 지역 고유 경쟁력'으로 변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광역교통 허브 주변과 수도권 외곽·인접 중소도시, 강원·제주·남해안 등 체류형 생활거점, 의료·교육·문화·관광 특화도시는 새로운 수혜 지역으로 부상할 수 있다. 반면 대도시 접근성에만 의존하거나 차별화된 산업·일자리 기반이 부족한 지역은 상대적인 프리미엄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이어 정부에는 행정구역이 아닌 실제 이동과 활동 범위인 생활권을 중심으로 국토·도시정책을 재설계할 것을 제언했다. 교통망 확충과 함께 지역별 산업·교육·의료 기능을 육성하고, 정책 목표도 정주인구 확보에서 지역을 오가며 체류하고 소비하는 생활인구 확대까지 넓혀야 한다는 설명이다. 고령자의 이동권 역시 교통정책을 넘어 의료·돌봄·주거정책과 연계된 핵심 사회 인프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기업에는 고객의 거주지만이 아니라 실제 이동시간과 생활 동선을 바탕으로 시장과 입지전략을 재설계할 것을 주문했다. 고객이 서비스를 찾아 이동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의료·돌봄·유통 등 서비스가 고객에게 이동하는 방문형 사업모델을 확대하고, 인재 확보와 사업 거점도 물리적 거리보다 연결성을 중심으로 재평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정연 PwC컨설팅 파트너는 "이동혁명의 본질은 새로운 교통수단의 등장이 아니라, 이동의 제약이 낮아지면서 개인과 기업이 누릴 수 있는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데 있다"며 "이동이 쉬워질수록 사람들은 '얼마나 가까운가'보다 '왜 그곳이어야 하는가'를 따지게 되고, 공간의 가치도 교통 인프라 자체보다 그 지역만이 가진 경쟁력에 따라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와 기업은 연결성 확대에 그치지 않고, 이를 지역 경쟁력 강화와 새로운 성장 기회로 이어가는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은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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