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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옛날 아파트는 15층이 많았을까…스프링클러가 만든 ‘층수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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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김남형 기자

승인 : 2026. 09. 09.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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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1200만 가구 중 668만 가구 스프링클러 없어
1990년 16층 이상부터 적용…15층은 설치 대상 제외
2018년 6층 이상 전층 의무화…구축 아파트는 사각지대
가양동 아파트 화재, 치솟는 연기
지난 8월 11일 서울 강서구 가양동의 한 아파트 15층에서 불이 나고 있다. 1992년 준공된 이 아파트에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연합뉴스
국내 아파트 두 채 중 한 채꼴로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가 특정 층수 이상 건물에만 적용됐고, 당시 기준에 따라 지어진 구축 아파트 상당수가 지금까지 화재 안전 사각지대로 남은 것이다.

9일 소방청에 따르면 국내 아파트 약 1200만 가구 가운데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은 가구는 668만 가구에 이른다. 상당수가 스프링클러 설치 기준이 지금보다 느슨했던 시기에 지어진 구축 아파트다.

구축 아파트에 스프링클러가 유독 적은 배경에는 설치 기준의 변화가 있다. 스프링클러 설치 기준이 처음 도입된 1990년 7월에는 16층 이상 공동주택의 16층 이상 층에만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도록 했다. 15층 이하 아파트는 설치 대상에서 빠졌다. 당시 기준상 한 층만 높여 16층이 되면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가 생겼던 만큼 15층은 제도상 뚜렷한 경계선이었다.

기준은 이후 단계적으로 강화됐다. 2005년 1월부터는 11층 이상 건축물의 모든 층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도록 했다. 2015년 1월 경기 의정부의 한 도시형생활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해 5명이 숨지고 125명이 다치는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이 화재를 계기로 기준은 한층 강화됐다. 2018년 1월 28일부터는 6층 이상 건축물의 모든 층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도록 의무화됐고 현재도 이 기준이 유지되고 있다.

문제는 강화된 기준이 이미 지어진 아파트에는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기존 아파트 전체에 스프링클러를 새로 설치하려면 약 57조원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소방청 관계자는 "기존 아파트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려면 수조를 새로 만들고 배관도 다시 깔아야 한다"며 "공사 기간 주민들이 집을 비워야 하는 경우도 있어 현실적으로 전면 소급 설치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소방청은 이런 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해 일정 온도에 도달하면 소화약제가 자동으로 분사되는 '자동확산소화기' 보급을 추진하고 있다. 중앙소방학교에서 약 11차례 실험한 결과 방 하나 정도 규모에서는 화재 진압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는 올해 약 3만8000가구를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소방청 관계자는 "스프링클러가 없는 기존 주택에 모두 새 설비를 설치하는 데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며 "자동확산소화기가 최소한의 대안이 될 수 있는 만큼 시범사업 효과를 살펴 노후 아파트와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보급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남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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