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덕지' 실현 위한 학교 안전보험 제안
2026아시안게임 선수단 케어에 온 힘
LA올림픽 '코리아하우스' 혁신 구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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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장관급 사무총장이라는 '첫 번째 산' 정상에 올랐던 김대년 신임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이 예순여덟의 나이에 다시 세상 앞에 섰다. 은퇴 후 야생화의 생명력을 그려온 그는 이번 취임을 '고통을 딛고 다시 시작하는 법'을 다룬 데이비드 브룩스의 책 '두 번째 산'을 언급하며 '두 번째 산'을 오르는 것이라 규정했다.
"첫 번째 산이 개인의 성공을 위한 여정이었다면, 인생의 역경을 극복한 뒤 마주한 대한체육회는 제게 있어 몸을 바쳐 함께 올라야 할 두 번째 산입니다." 그의 목소리에는 단호한 의지가 실려 있었다.
◇100회의 여정, 절망의 벽에서 피어난 '잡초 이야기'
- 본지 연재 '잡초 이야기'가 100회의 대장정을 매듭짓습니다. 어떻게 시작하게 됐는지요?
"야생초는 시골(파주) 출신인 제게 언제나 친구였습니다. 계기는 선관위 재직 시절, 존경하는 이기선 전 사무총장님의 시집 삽화를 그리게 된 일입니다. 시집에 수록된 시 '시멘트 벽에서 자라는 풀'을 마주했을 때, 척박한 벽 틈을 뚫고 싹을 틔우는 생명력에 압도당해 눈물이 돌았습니다. 퇴임 후 8년간 본격 수채화 훈련을 거친 후 지면을 얻어 연재를 시작했습니다."
- 연재 과정에서 슬럼프나 에피소드는 없었습니까?
"10회쯤 지나자, 소재가 고갈될까 두려움이 엄습했습니다. 매주 마감은 마치 영화 '페르시아어 수업' 속 유대인 청년이 수용소에서 살아남기 위해 매일 가짜 페르시아어를 창조해야 했던 고독한 투쟁 같았습니다. 그 터널을 뚫어준 구원투수가 고향의 '강아지풀 잡초 연구회'였습니다. 파주시 지원으로 동네 할머니들과 잡초 연구회를 조직해 저는 그림을 가르쳐 드렸고 할머니들은 삶의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이 진솔한 소통 속에서 제 소재와 글과 그림이 살아났습니다. 지역민이 주체가 되어 '지역 문화를 가꾸는' 상생하는 모델을 경험한 값진 에피소드입니다."
- 선관위 사태를 지켜보는 고통이 크셨을 텐데, '잡초 이야기'는 어떤 의미였습니까?
"제가 청춘을 바쳐 신뢰도 1위로 올려놓았던 친정이 흔들리는 현실은 뼈가 깎이는 고통이었습니다. 이 절망감 속에서 제 영혼을 구원하고 일으켜 세워준 것이 바로 '잡초 이야기'였습니다. 매주 잡초의 글과 그림을 그리면서 스스로 위로받았고 다시 일어설 힘을 얻었습니다."
◇유승민 회장의 "No Sports, No Future" 비전 실천
- 지덕체(智德體)가 아니라 유난히 '체덕지(體德智)'를 강조하시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인간의 이성과 감정은 결국 뇌의 호르몬 물질과 신체 작용이라는 과학적 메커니즘을 통해 표출됩니다. 즉, 몸이 건강해야 건전한 정신과 지혜도 깃들 수 있습니다. 고구려 벽화를 보면 공부 대신 달리고 운동하는 몸의 기록이 가득합니다. 교육의 순서가 지덕체(智德體)가 아니라 '체덕지(體德智)'로 바로잡혀야 아이들과 대한민국의 미래가 열립니다."
-학교체육 현장의 실상은 어떻습니까?
"현재 초등학교에서는 아이들이 다치면 교사가 책임을 져야 하기에, 쉬는 시간에 아이들이 밖으로 나가 마음껏 뛰놀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자세로는 체덕지의 교육도 이루어질 수 없고, 우리의 자녀들이 스포츠로 심신을 단련하기도 어려울 것입니다. 이런 족쇄를 풀어야 유승민 회장님의 비전도 이뤄질 수 있어 우리의 미래 또한 밝을 것입니다.
- 학교 현장의 변화를 촉발시킬 행정적 대안은 있는지요?
"이 족쇄를 풀 대안으로, 교육기금을 활용한 '학교 체육 사고 책임 면책 안전보험' 도입을 제안합니다. 혹시 체육을 하다가 사고가 나더라도 교사 개인이 소송이나 징계의 부담에서 벗어나도록 '보험'이라는 제도적 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책임의 족쇄가 풀리면 아마도 학교와 교사들이 아이들을 운동장으로 보내 마음껏 뛰놀게 할 것입니다."
◇2026 하계 아시안게임 지원에 만전
- 오는 19일 개막하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어떻게 지원할 계획입니까?
"우리 선수단은 임원 포함 총 1052명 규모로 참가하며, 41개 종목에 출전합니다. 이번 대회는 경기장이 5개 지역(클러스터)으로 분산되어 개최된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흩어져 치러지기에 동선 관리, 급식 및 영양 지원, 건강관리가 까다롭습니다. 메달 성과도 좋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선수단의 안전과 건강 지원에 힘쓸 것입니다."
- '코리아하우스'를 종합 문화 플랫폼으로 혁신하겠다는 구상을 밝혔습니다.
"과거 코리아하우스가 단순 홍보 위주였다면, 이제는 종합 K-컬처 문화 플랫폼으로 대전환해야 합니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국가적 관심이 적어 아쉬움이 있지만 이를 소중한 디딤돌로 삼겠습니다. 다가오는 2028년 LA 하계올림픽에서는 교민이 많이 거주하는 LA에 '가장 완벽한 작은 대한민국'을 재현하겠다는 각오로 코리아하우스 프로젝트를 추진하겠습니다"
[라이프 스토리] "리스크(Risk)가 없으면 기회도 없다"
- 과거 선관위 시절, 광고연구원 연수를 자처하고 배우 장나라 등을 발탁해 선거 홍보에 크게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과감히 도전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입니까?
"제 신념은 '리스크가 있는 곳에 기회가 있고, 리스크가 없으면 기회도 없다'는 것입니다. 마흔둘 늦은 나이에 선관위 본부로 전입했을 때, 저는 안주하는 공무원이 아닌 혁신하는 주체가 되고 싶었습니다. 사실 조직을 깊이 사랑하면, 그 조직에서 개선해야 할 점이 눈에 보입니다. 공무원 최초로 광고연구원에서 1년간 CF와 브랜드 마케팅 과정을 강행군으로 마쳤습니다. 무명 신인 시절의 배우 장나라씨를 홍보대사로 발탁해, 해외에서 활동 중이던 장나라씨가 선거일인 '뷰티풀 데이'를 알리는 옷을 입고 입국하게 했지요. 뒤이어 홍명보, 박주영, 문근영씨 등을 선거 홍보대사로 발탁하기도 했습니다."
- 향후 임무를 마친 후에는 어떤 계획을 품고 계십니까?
"임무 완수 후 고향 파주 대동리로 돌아가면 잡초 이야기를 1순위로 다시 연재하고 싶습니다. 평소 '응(Yes)'이라는 긍정과 공감의 따뜻한 소통을 가장 소중하게 여기고 있는데 그런 마음으로 이웃과 나누는 소박한 삶을 살고 싶습니다."
[마치며] 헌신으로 빚어낼 두 번째 등반을 기대하며
그는 경제학자 알프레드 마셜의 명언 '따뜻한 가슴, 차가운 머리(Warm Heart, Cool Head)'를 몸소 실천해 온 공직자다. 그의 그러한 공직 철학은 선관위 사무총장 시절 펴낸 저서, '따뜻한 공무원, 유능한 공무원'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제 행정 전문성, 홍보 직관, 크리에이터 감성을 융합한 그는 대한체육회라는 거대한 산을 다시 오르고 있다. 대한민국 스포츠의 미래를 위해 자신을 던지며 우리 선수들과 온 국민이 함께 오르는 그의 '두 번째 산'이 성공과 희망으로 가득 차길 기대한다.
/대담=김이석 논설고문
정리=이정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