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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기소 갈라놓고 경찰 법정 출석…‘공판 재정’ 실효성 물음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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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훈 기자

승인 : 2026. 08. 3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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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수사준칙 개정안 입법예고
檢 요청 시 경찰 재판 참여 협력
실효성에 의문…경찰 부담 가중도
"수사검사 '직관' 배제와 모순" 지적도
법무부 청사
법무부 청사. /법무부
오는 10월 2일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법무부가 검사의 공소유지를 돕기 위해 수사를 담당한 경찰관을 법정에 부르는 이른바 '공판 재정(재판 참여)' 제도를 내놨지만, 검찰 내부에서는 실효성을 두고 의문이 제기된다. 경찰관이 법정에 출석하더라도 공소유지 과정에서 역할이 한정적인 데다, 재판 과정에서 추가 수사가 필요한 사안이 발견되면 결국 검사가 다시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해야 하기 때문이다.

법조계에선 수사 담당자의 공판 참여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과거 정성호 법무부 장관 시절 수사검사의 '직관(직접 공판 관여)'은 배제한 채 수사 경찰의 공판 재정을 제도화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30일 아시아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법무부가 입법예고한 수사준칙 개정안에는 검사가 공소유지를 위해 필요하면 경찰관의 공판 재정을 요청할 경우 경찰이 이에 협력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현재 검사는 보완수사를 통해 사건의 사실관계와 증거자료를 근거로 공판에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새 형사사법체계에서는 수사는 경찰과 중대범죄수사청 등 수사기관이, 기소와 공소유지는 공소청 검사가 각각 담당한다.

문제는 수사를 직접하지 않은 검사가 경찰에서 넘어온 수사 기록만으로 피고인의 주장이나 재판 과정에서 새롭게 제기되는 쟁점, 범죄 혐의에 즉각 대응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법무부가 수사를 담당한 경찰관의 공판 재정 근거를 마련한 것도 이 같은 수사와 공판의 단절을 보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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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검찰 내부에서는 경찰관을 법정에 출석시키는 것만으로 이 같은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경찰관이 증인으로 채택돼 수사 과정 등에 관해 증언하는 경우와 달리 단순히 재판에 참여하는 경우 어떤 역할을 하고 검사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결국 경찰관은 법정에서 검사와 피고인 간 공방을 지켜보며 향후 검사가 요구할 수 있는 보완수사의 내용과 방향을 예측하는 역할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수도권 지검 공판부 검사는 "피고인이나 증인이 미리 예고하고 위증하거나 위조 문서를 증거로 내지 않는데, 검사의 요청으로 경찰이 법정에 와서 앉아 있는 게 공소유지에 어떠한 도움이 되는지 전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부부장 검사는 "검사가 수사권을 갖고 있을 때는 공판 과정에서 기존 수사의 미진한 부분이나 새로운 사실관계가 드러나면 직접 추가 수사에 나서 즉각 대응할 수 있었다"며 "경찰관을 법정에 출석시키는 제도를 별도로 마련했다는 것 자체가 수사와 공판이 분리되면서 발생하는 공백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찰 수사에도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사건을 담당한 경찰관이 공판 재정 요청에 따라 재판에 참석하면 해당 시간 동안 새로운 사건이나 기존 사건 수사를 진행하기 어렵다. 한 사건의 공판이 여러 차례 열리는 경우 반복적인 참석 요청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검찰 내부에서는 경찰관을 법정에 부르는 것이 아닌 재판 과정에서 추가 수사가 필요한 사안이 발견됐을 때 이를 신속하게 경찰 수사로 연결하는 제도를 구체화하는 것이 실효적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법조계에선 과거 정성호 법무부 장관 시절 수사-기소의 완전 분리를 이유로 수사검사의 '직관'을 배제했는데, 이제는 똑같은 이유로 수사 경찰의 공판 재정을 제도화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성호 전 법무부 장관은 지난해 7월 취임 직후 '1호 지시'로 타청에서 직무대리 신분으로 공소유지에 관여하던 검사들의 원대복귀를 검토하도록 주문했고, 법무부는 이후 원대복귀를 지시했다. 이에 따라 직접 사건을 수사한 검사가 인사이동 이후에도 직무대리 발령을 받아 해당 사건의 공판에 참여하는 이른바 '직관' 관행도 사실상 사라졌다.

그러나 검사의 수사권 폐지로 수사 주체가 경찰로 넘어가는 상황에서는 오히려 사건을 직접 수사한 경찰관이 법정에 출석해 공소유지를 지원할 수 있도록 '공판 재정'의 근거를 마련했다. 수사 내용을 가장 잘 아는 담당자가 공판에 참여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라면 과거 수사검사의 직관과 무엇이 다른지, 당시 제한했던 수사 담당자의 공판 참여를 지금은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기준이 무엇인지 불분명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지웅 변호사(법률사무소 정 대표변호사)는 "형사사법개혁의 성패는 기관 간 '협력 절차'를 얼마나 많이 만드느냐가 아니라 수사 과정에서 발생한 오류와 누락을 다음 단계에서 얼마나 신속하고 실질적으로 바로잡을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며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시간과 비용이 결국 국민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제도를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민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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