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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함정 75~80% 한국 건조론…베라 미 의원 “전부 미국 생산은 비현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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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7. 17.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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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라 "함정 75~80% 한국서 건조 가능"…핵심 기술·최종 조립은 미국 검토
한화·HD현대, 미 해군 정보요청서 대응…현지 투자·인력 훈련 병행
골든 수정안·수출통제·비자 장벽 남아…전략수송선, 초기 협력
한미 조선업
김용욱 한국국제교류재단(KF·이사장 송기도) 교류협력이사(오른쪽부터)·브리트니 클레이튼 랜드연구소 선임운영연구원·홍석환 HD현대USA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신종계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명예교수·마이클 콜터 한화디펜스USA 사장 겸 CEO·오미연 랜드연구소 한국석좌 등이 16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의 랜드연구소에서 진행된 한·미 조선·해양혁신 포럼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 동아시아·태평양소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아미 베라 의원은 16일(현지시간) 미국 함정 구성 요소의 75~80%를 한국에서 건조하고, 핵심 기술과 최종 조립을 미국이 맡는 협력 방안을 제시했다.

베라 의원은 이날 한국국제교류재단(KF·이사장 송기도)과 랜드연구소가 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의 랜드연구소에서 공동 주최한 한·미 조선·해양혁신 포럼에서 "전부 미국에서 건조하겠다고 말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동맹의 생산 능력을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해외 선박 구매 언급과 의회의 비전투 함정 해외 조달 추진이 맞물렸지만 전투함 해외 건조 제한과 노조·수출 통제·비자 문제가 변수로 남았다.

베라 의원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 동아시아·태평양소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아미 베라 의원이 16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의 랜드연구소에서 진행된 한·미 조선·해양혁신 포럼에서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베라 미 하원의원, 미 함정 75~80% 한국 건조 가능성 제시…최종 조립·핵심 기술은 미국서

베라 의원은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미국에 필요한 조선 능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조선 전문가가 아니라고 전제한 뒤 선체 등 함정 구성 요소의 75~80%를 한국에서 건조하고, 민감한 핵심 기술은 미국에서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에서 구성품을 나눠 만들고 미국에서 최종 조립하는 분산 건조도 제안했다. 그는 "미국에 근로자와 건조 능력이 없다면 배를 만들 수 있는 곳에서 만들어야 한다"며 중국과의 군사적 충돌을 막기 위해 동맹의 역량을 결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라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 핵추진잠수함 건조를 언급했다며 관련 구상이 추진되면 기술 공유와 수출 통제를 조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미국·영국·호주 안보동맹 오커스(AUKUS)를 함정 공동 건조와 관련한 쟁점을 풀어가는 선례로 제시했다. 베라 의원은 한국 기업의 투자를 요청하면서 한국 기술자와 엔지니어의 미국 입국을 제한해서는 안 된다며 지난해 9월 조지아주에서 한국인 근로자 300여명이 구금된 사태를 '당혹스러운 실패(embarrassing fiasco)'라고 규정하고 비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미 조선업
브리트니 클레이튼 미국 랜드연구소 선임운영연구원(오른쪽부터)·홍석환 HD현대USA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마이클 콜터 한화디펜스USA 사장 겸 CEO·신종계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명예교수·오미연 랜드연구소 한국석좌가 16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의 랜드연구소에서 진행된 한·미 조선·해양혁신 포럼에서 토론을 벌이고 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신종계 교수, 중국 조선 능력 미 230배 지적…한·미 협업으로 재건 기간 단축

신종계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명예교수는 미국 해군정보국 자료를 인용해 중국의 전체 조선 능력이 총톤수 기준 미국의 230배 이상이며 중국에는 항공모함을 물리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드라이독이 50개 이상 있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뉴포트뉴스조선소가 핵추진 항공모함을 설계·건조할 수 있는 유일한 조선소다.

신 교수는 미국 조선업이 조선소 규모를 뜻하는 생산 용량(capacity)과 선박을 빠르게 건조하는 생산 역량(capability)을 함께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일본·중국은 상선과 함정을 함께 건조하면서 기술과 대량생산의 시너지 효과를 얻지만, 미국은 상선 건조 기반이 약해 이런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신 교수는 진단했다. 세계 상선 건조에서 한국·일본·중국의 점유율이 95% 이상인 만큼 미국이 조선업을 빠르게 재건하려면 한국과 협업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신 교수는 경험과 기술 축적, 선박의 건조·폐선·재주문 주기를 고려하면 조선업 재건에는 최소 20년이 필요하다며 미국이 단독으로 추진하면 20~30년 이상 걸릴 수 있지만, 한국과 함께하면 기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초기에는 한국에서 완성선을 건조하면서 미국 내 공급망을 구축하고, 이후 미국 생산을 확대하는 협업(collaboration) 방식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한국 기술의 지식재산권(IP) 보호와 경제적 보상, 한국 전문가의 비자 문제도 선결 과제로 꼽았다.

한미조선업
브리트니 클레이튼 미국 랜드연구소 선임운영연구원·홍석환 HD현대USA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마이클 콜터 한화디펜스USA 사장 겸 CEO·신종계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명예교수·오미연 랜드연구소 한국석좌가 16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의 랜드연구소에서 진행된 한·미 조선·해양혁신 포럼에서 토론을 벌이고 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한화·HD현대, 미 해군 RFI 대응…VCM 도입·3년 훈련 '브리지 전략' 제안

마이클 콜터 한화디펜스USA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한국과 미국이 서로를 수출시장으로만 보고 보호주의를 적용하는 것이 산업 협력의 가장 큰 장벽이라고 지적했다.

콜터 CEO는 미국 해군이 한국 조선업계와 한국 정부의 의견을 들은 뒤 선박 설계를 건조하기 전에 고정하는 선박건조관리자(VCM) 도입을 위한 정보요청서(RFI)를 처음 발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조선소의 경우 설계를 확정한 뒤 선박을 건조하지만, 미국 해군은 건조 중에도 설계를 계속 변경해 건조 기간과 비용이 늘어난다고 지적했다.

콜터 CEO는 미국 정부가 전투함 건조부터 모터 공급, 한국에서 선체를 건조한 뒤 미국 기술을 탑재하는 방안까지 한화에 문의했다고 밝혔다. 다만 행정부와 의회 내부에 통일된 입장은 없다고 전했다.

콜터 CEO는 두바이포트월드(DP World)의 미국 항만 인수 시도가 무산된 뒤 아랍에미리트(UAE)가 산업 협력을 확대해 미·UAE 관계를 강화한 사례를 제시하며 한·미도 산업 기반을 공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석환 HD현대USA 사장 겸 CEO는 미국 조선소 투자와 기존 미국 기업과의 협력을 양대 전략으로 제시했다. 그는 HD현대가 50년간 5000척을 건조하며 축적한 숙련 인력과 공급망을 미국에 접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에서 선박을 건조하는 동안 미국 근로자를 한국으로 데려와 약 3년간 현장훈련을 실시한 뒤 미국 조선소의 작업 책임자로 활용하는 '브리지 전략'도 제안했다.

한화필리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한화필리조선소./(필라델피아)하만주 특파원
◇ 랜드연구원, 골든 수정안의 전투함 해외 건조 제한 지적…분산 건조·전략수송선 협력 제시

브리트니 클레이튼 랜드연구소 선임운영연구원은 미국의 복잡한 방산 획득 관료 체계와 예측하기 어려운 발주, 건조 중 설계 변경을 한·미 조선 협력의 주요 장벽으로 꼽았다. 그녀는 미국 해군과 국방부, 의회 등 여러 기관이 사업의 예산과 정책 결정에 관여해 신속한 결정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기업이 장기 투자를 결정하려면 미국 정부가 일관되고 예측 가능한 수요 신호(demand signal)를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클레이튼 연구원은 메인주를 지역구로 두고 배스 아이언 웍스 조선소가 있는 재러드 골든 하원의원이 발의한 '골든 수정안(Golden Amendment)'이 2027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NDAA)에서 전투함의 해외 건조를 제한한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선박 구성품을 여러 지역에서 생산한 뒤 미국에서 통합·시험하는 분산 건조 방식이나 민감한 기술이 적은 전략수송선부터 협력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앞서 상원 군사위원회는 2027회계연도 NDAA에 벌크 연료선과 전략수송선 등 비전투 함정을 동맹국 조선소에서 최대 2척 조달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을 담았다.

트럼프 대통령도 전날 한국 등 다른 지역의 조선 기업을 살펴보고, 미국 밖에서 만들어진 일부 선박을 구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샌디에이고주립대 관계자인 크리스틴 구드네스는 삼성중공업과 해양공학·조선센터 설립 협약을 체결하고, 서울대 등 한국 대학과 교환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에 신 교수는 한국의 은퇴 교수와 미국 대학이 협력해 조선 설계자와 생산 관리자를 양성하는 단기 교육과정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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