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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美 증시 42조원 공모 착수…한국 반도체 랠리가 글로벌 ETF 판도 갈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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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7. 07.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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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9만주 상당 ADS 매각…10일 나스닥 거래, 공모 수요 이미 초과
HBM 점유율 57%·시총 1663조원…조달금 국내 팹·EUV 장비에 투입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ETF, 한국 편입 여부로 수익률 20%p 격차
인사하는 이재명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가운데)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6월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기업 투자계획 발표 후 인사를 나누고 있다. 오른쪽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메모리 반도체 기업 SK하이닉스가 6일(현지시간) 약 280억달러(42조8344억원) 규모의 미국예탁주식(ADS) 나스닥 상장을 위한 공식 마케팅 절차를 시작했다고 블룸버그통신과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보도했다.

이번 공모는 외국 기업이 미국 증시에서 실시하는 첫 주식 매각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가 될 수 있고, 오는 10일 나스닥 글로벌 셀렉트 마켓에서 거래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 SK하이닉스, 1779만주 상당 ADS 매각 착수…10일 나스닥 거래 예정

SK하이닉스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신고서를 통해 보통주 약 1779만주를 표상하는 ADS를 매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각 ADS는 보통주 10분의 1에 해당한다. 주관사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씨티그룹·골드만삭스·JP모건 등이다.

이번 공모 규모는 중국 알리바바의 2014년 미국 상장 금액인 250억달러(38조2450억원)를 웃돌고,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의 2019년 기업공개(IPO·294억달러·44조9761억원)에 맞먹는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
이재명 대통령(오른쪽)이 6월 30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연합
◇ 수요 초과 속 70억달러 매수 의향…베일리 기퍼드·코투 등 참여

ADS 거래는 나스닥 글로벌 셀렉트 마켓에서 종목코드 'SKHY'로 10일 개시될 예정이며 공모에는 가용한 물량보다 많은 주문이 유입된 상태라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영국 투자사 베일리 기퍼드(Baillie Gifford)·코투 매니지먼트(Coatue Management)와 전 오픈AI(OpenAI) 연구원 레오폴드 아셴브레너가 설립한 헤지펀드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 파트너스(Situational Awareness Partners)는 최대 70억달러(10조7086억원)의 매수 의향을 나타냈다고 블룸버그와 FT가 전했다.

다만 SK하이닉스의 서울 상장 주식은 6일 3.4% 하락하면서 잠재 공모 규모가 6월 말 신고 시점의 290억달러(44조3642억원)에서 280억달러로 내려갔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ADS 가격은 3일 코스피 종가를 기준으로 ADS 1주당 약 158달러(24만1708원)에 해당했으며 공모 규모는 지배주주 SK스퀘어가 20% 초과 지분을 유지하는 전제 아래 설정됐다고 FT가 전했다.

삼전, 반도체 가격우려에 5%대 급락 마감…하닉도 3% 하락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1일 각각 5%대와 3%대의 낙폭을 보이며 정규장 거래를 종료했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연합
◇ AI 수요, SK하이닉스 HBM 57% 점유·시총 1663조원 견인…애플·MS, 일부 제품 가격 인상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2025년 4분기 기준 글로벌 매출 점유율 57%를 기록한 세계 최대 공급사로 엔비디아의 핵심 공급처 역할을 해왔다고 블룸버그가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자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AI 수요 급증에 힘입어 SK하이닉스의 2025년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47% 증가한 97조1000억원, 이익은 2배 이상 늘어난 42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2026년 1분기에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3배 증가한 52조5800억원, 영업이익도 분기 사상 최대치인 37조6100억원에 달했다.

이 같은 실적 호조에 서울 코스피 상장주는 최근 1년간 750% 이상 급등해 시가총액이 1663조원(1조1000억달러)에 달했다고 FT는 전했다.

메모리 반도체 부족의 여파는 소비자 시장에도 미쳐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는 이날 5시간 간격으로 맥·아이패드·엑스박스 등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했는데, 두 회사 모두 AI 붐에 따른 메모리 칩 부족을 이유로 들었다고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최태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월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한 호텔에서 이틀 일정으로 개막한 '최종현학술원' 주최 포럼 '환태평양 대화(Trans-Pacific Dialogue·TPD)'에서 특파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SK하이닉스, 조달 자금 국내 팹·EUV에 투입…삼성도 증설 확대

이번 공모로 조달되는 자금은 한국 내 반도체 생산 공장(팹) 신설과 네덜란드 ASML이 생산하는 첨단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도입에 투입될 계획이라고 FT가 전했다.

나스닥 상장이 완료되면 SK하이닉스는 나스닥 100 지수 편입 자격을 갖추게 되며 이 지수를 추종하는 인베스코 QQQ 등 상장지수펀드(ETF)의 기계적 패시브 매수 수요도 기대할 수 있다. 인베스코 QQQ의 운용자산은 4820억달러(737조3636억원)에 달한다.

앞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한국 정부가 주도하는 총 8800억달러(1345조2240억원) 규모 이니셔티브의 일환으로 국내 생산 능력 확대를 위한 6000억달러(917조8800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공동 발표했다고 블룸버그와 FT가 보도했다.

다만 SK하이닉스는 3년 전 수요 둔화로 마이크론과 함께 적자를 낸 전례가 있어 이번 증설 경쟁이 공급과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 ADS 전환 제한·메모리주 과열…상장 후 프리미엄 지속성 변수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또 다른 변수는 ADS와 서울 상장 주식 간 전환 제약이다. SEC 서류에 따르면 ADS 보유자는 이를 취소하고 서울 상장 주식으로 수령할 수 있지만, 반대 방향의 전환은 한국 규제당국 허가 등이 필요해 제한될 수 있다.

ADS 프로그램은 초기 공모 규모로 발행 한도가 설정돼 있어 전환 제약이 생길 경우 대만 TSMC ADR처럼 미국 시장 내 ADS 프리미엄이 지속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진단했다.

알파벳이 AI 계획 자금 조달을 위해 850억달러(130조330억원)의 채권·주식 발행에 나서는 등 빅테크(거대 기술기업)들이 데이터센터 투자 재원을 시장 조달로 돌리는 추세는 메모리 제조사들의 실적 호황 지속성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자산관리회사 리버웰스 어드바이저스의 에드 오고먼 최고경영자(CEO)는 "투자자들이 잠재적 투기 버블에 발을 들여놓는 위험을 감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오션파크자산운용의 제임스 세인트 오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투자자가 수수료만 보고 ETF를 선택하면 중요한 수익률 차이를 놓칠 수 있다"고 했으며, 파이어캐피털매니지먼트의 마이클 파이어스톤 CIO는 "벤치마크 선택이 앞으로 훨씬 더 중요한 성과 결정 요인이 될 것이고, 자신이 무엇에 투자하는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MSCI·FTSE, 한국 분류 엇갈려…블랙록·뱅가드 ETF 수익률 20%p 격차

한편, SK하이닉스·삼성전자 주도의 한국 증시 급등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Rock)과 뱅가드(Vanguard)의 대표 신흥국 ETF 수익률을 갈라놓았다고 블룸버그가 이날 보도했다.

블랙록의 '아이셰어즈 코어 MSCI 이머징마켓 ETF(IEMG)'는 6월 30일 기준 최근 12개월 수익률이 약 40%를 기록한 반면, 뱅가드의 'FTSE 이머징마켓 ETF(VWO)'는 같은 기간 약 20%에 그쳐 수익률 격차가 약 20%포인트(p)에 달했다.

격차의 핵심은 한국 편입 여부다. 운용자산 1500억달러(229조4700억원)의 IEMG가 추종하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은 한국을 신흥국으로 분류해 약 23% 비중으로 편입하는 반면, 운용자산 1200억달러(183조5760억원)의 VWO가 추종하는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은 2009년부터 한국을 선진국으로 분류해 신흥국 지수에서 제외하고 있다.

MSCI는 원화 거래 접근성 제한을 한국 신흥국 분류 유지의 주요 근거로 들고 있고, FTSE 러셀은 한국의 고소득 경제 지위가 시장 접근 문제보다 우선한다는 입장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한국 코스피가 최근 1년간 170% 이상 급등하면서 IEMG에는 지난 12개월간 VWO의 2배에 달하는 220억달러(33조6556억원) 이상의 자금이 유입됐으며 두 ETF의 운용자산 차이도 300억달러(45조8940억원) 이상으로 벌어졌다.

블랙록은 IEMG가 비(非)미국 분산 투자이자 미국 기술주 대체 AI 투자처로 활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뱅가드는 FTSE 지수가 분산성·투명성·비용 효율성에 부합하는 벤치마크이며 한국은 선진국 핵심 특성을 갖췄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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