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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오룡지구 리츠사업, 774억 공공시설 ‘깜깜이 이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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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배승빈 기자

승인 : 2026. 06. 08.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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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시 507억 현물출자하고도 설계내역서 확보 못해
공사 감독권·감리 통제권도 없어…제도개선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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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오룡지구 민관협력형 도시재생 리츠사업 현장./배승빈 기자
충남 천안시가 국내 최초로 추진 중인 민관협력형 도시재생 리츠사업이 공공성 논란에 휩싸였다.

천안시가 507억원 상당 시민의 땅을 출자하고도 정작 기부채납 받을 예정인 774억원 규모의 공공 복합체육시설에 대한 설계내역서 조차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사업이 사실상 깜깜이 추진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오룡지구 민관협력형 도시재생 리츠사업은 천안시 원성동 옛 오룡경기장 부지 4만1176㎡에 총사업비 4232억원을 투입해 공동주택과 빙상장, 수영장 등을 포함한 복합 공공체육시설을 조성하는 대형 도시재생 사업이다.

사업에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계룡건설 컨소시엄이 참여하고 있다. 당초 2028년 6월 준공을 목표로 했으나 지장물 철거와 부지 인수인계가 지연되면서 준공 시점은 2029년 1월로 연기됐다.

이 사업은 민간 분양수익으로 공공체육시설을 건립한 뒤 천안시에 이전하는 구조다.

천안시는 감정평가액 기준 507억원 규모의 토지를 현물출자하고 향후 배당금 134억원과 기부채납 시설을 포함해 총 774억 2900만원 상당의 공공시설을 이전받게 된다.

그러나 아시아투데이 취재 결과 천안시가 대규모 자산을 출자하고도 사업 전반에 대한 실질적인 관리·감독 권한을 행사하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가 확인됐다.

천안시는 HUG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자산을 출자한 주요 주주임에도 공사 감독권과 감리 통제권을 갖고 있지 않다. 공사비 집행과 공정 관리, 감리 운영 등 핵심 권한은 자산관리회사(AMC)인 KB부동산신탁이 맡고 있다.

천안시 담당 과장은 8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시는 실질적으로 공사를 감독하는 입장이 아니라 출자자 역할에 가깝다"며 "공사에 대한 직접적인 관리·감독은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더 큰 문제는 천안시가 향후 인수할 공공시설의 설계내역서 조차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해당 과장은 "설계내역서는 시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며 "세부 자료는 AMC 측에 요청해야 하지만 상세한 자료 제공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본지가 정보공개를 청구했지만 천안시는 컨소시엄 참여사의 시공능력평가액과 역할 분담 현황은 물론, 지역업체인 지표건설의 사업 참여 경위와 선정 과정에 관한 자료도 공개하지 않았다. 시는 해당 자료가 없거나 민간기업의 경영상 비밀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비공개 결정을 내렸다.

특히 공사비 적정성 검증 역시 준공 이후에야 가능하다는 것이 천안시의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공사비 검증은 준공 시점에 감리단을 통해 확인하게 된다"며 "현재는 설계 변경 가능성이 있어 공사 진행 단계에서 검증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결국 천안시는 774억원 규모의 공공시설이 설계대로 시공되고 있는지, 공사비가 적정하게 집행되고 있는지 여부를 공사 과정에서는 사실상 확인할 수 없는 셈이다.

현재 전체 공정률은 약 20% 수준으로 복합체육시설 부지에서는 향타(말뚝) 공사가 진행 중이다. 당초 687세대로 계획됐던 공동주택은 소방법 기준 저촉 문제로 인해 634세대로 축소됐다.

국내 최초 민관협력형 도시재생 리츠사업이라는 상징성에도 불구하고 공공기관이 대규모 자산을 출자한 뒤에도 핵심 정보 접근권과 공사 관리 권한을 확보하지 못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주민은 "시민의 땅을 제공하고 공공시설을 돌려받는 사업이라 기대가 컸다. 그런데 천안시가 설계 내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공사비 집행 과정도 확인하지 못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부실시공이나 시설 하자가 발생할 경우 결국 피해는 시민들에게 돌아올 수밖에 없다"며 "사업 전 과정에 대한 투명한 정보공개와 관리·감독 체계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배승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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