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앤코에 9900억에 넘긴 뒤 6년만에 되샀지만
인수가 7500억에 자금보충 7100억…실질부담 1조4600억
이자비용 6년 새 12억→375억, 영업이익의 절반 가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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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면적으로는 할인된 가격의 재인수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자회사의 거대한 차입금까지 통째로 끌어안는 구조여서다. 대한항공은 과거 매각가보다 5000억원에 달하는 실질 대가를 치르며 사업권을 회수하는 형국이다.
자회사의 연간 이자 비용은 인수 초기에 비해 31배나 불어 영업이익의 절반 가까이에 이른다. 사모펀드 경영 체제하에 있던 밀키트 사업 지분은 이번 매각 대상에서 빠졌다. 사모펀드는 매수가의 절반을 인수금융으로 채운 레버리지 구조 위에서 수천억원의 매각 차익을 확보한 채 거래를 마무리했다. 기내식 본업과 부채만을 돌려받은 대한항공은 당장 수백억원의 이자를 감당하는 동시에 재무 부담을 줄여 나가야 하는 이중 과제를 안게 됐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2일 대한항공은 한앤컴퍼니(한앤코)로부터 대한항공씨앤디서비스(씨앤디) 주식 501만343주(지분 80%)를 7500억원에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이번 인수는 지난 2020년 8월 코로나19 팬데믹을 맞은 대한항공이 기내식 사업부를 한앤코에 9906억원에 매각한다고 밝힌 지 6년 만에 이뤄지는 거래다.
당시 대한항공은 사업부를 넘기는 대신 신설 법인인 씨앤디 지분 20%(963억원)를 보유하며 관계를 유지해 왔으나, 이번 결정으로 100% 자회사로 편입한다. 대한항공 측은 "통합 항공사(대한·아시아나) 출범 이후 기내식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고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씨앤디는 2021년 1490억원, 2022년 39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하지만 팬데믹 고비를 지나 항공 수요가 회복되면서 2023년에는 132억원 순이익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024년에는 378억원으로 순이익 규모가 전년 대비 세 배 가까이 불었다. 2024년 기준 영업이익은 823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12.3%에 달해 알짜 수익성을 회복한 상태다.
하지만 이면을 들여다보면 인수 대금 외에도 대한항공이 짊어질 자금보충약정이 있다. 대한항공은 씨앤디의 차입금 총 7100억원에 대한 원리금 상환 재원이 부족할 경우 이를 보충해 주기로 했다. 이는 단순한 지급 보증보다 강도가 높은 의무로, 사실상 피인수법인의 빚을 대한항공이 대신 갚아 주겠다는 약속이다. 이번 자금보충약정은 한앤코가 투자 시 냈던 빚을 책임져 주는 퇴로로써 대한항공으로서는 총 1조4600억원의 비용 부담이 생긴 셈이다.
한앤코는 씨앤디 인수·경영 전반에 걸쳐 외부 차입을 지렛대 삼아 몸집을 불려온 것으로 분석된다. 씨앤디의 2020년 인수 당시 부채총계는 5342억원, 연간 이자비용은 12억원에 불과했으나, 2024년 말 기준 부채총계는 7431억원, 이자비용은 연간 375억원으로 급증해 영업이익(823억원) 규모의 45.6%를 이자 상환에 쏟아붓는 구조가 됐다.
차입금의 면면을 살펴보면 씨앤디가 짊어진 빚은 상당한 고금리 구조다. 2024년 말 기준 씨앤디의 가장 큰 빚인 NH투자증권 인수금융 5000억원 중 3000억원은 연 4.5%, 나머지 2000억원은 연 7.5%의 고이율이 적용되고 있다. 5000억원의 인수금융은 이번 거래가 추진되던 시점인 작년 12월 17일에 만기가 한꺼번에 도래하는 일시상환 조건이다. 여기에 IBK기업은행 등으로부터 빌린 224억원 규모의 시설·운영자금 차입금 역시 연 4.6~5.7%대 금리로 설정돼 2025년 상반기 중 만기를 맞는 조건이다.
이번 거래에서 또 하나 주목할 대목은 씨앤디가 보유한 밀키트 기업 '마이셰프' 지분이 인수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점이다. 마이셰프는 최근 밀키트 시장 성장세에 올라타 향후 성장 잠재력을 높게 평가받는 신사업 영역으로, 씨앤디는 지난 2022년 마이셰프 지분 약 93%를 취득하며 사업 다각화를 추진해 왔다. 씨앤디의 마이셰프 지분은 한앤코 측에 80%, 대한항공 측에 20% 비율로 현물 배당될 예정이다. 이로써 대한항공은 주요 주주로 남을 뿐 마이셰프의 실질 경영은 한앤코가 계속 주도하게 된다.
한앤코 입장에서는 이번 거래로 꽃길 엑시트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앤코는 2020년 인수 당시 자기자본 약 3900억원을 투입하고 인수금융 5000억원을 레버리지로 활용했는데, 이번에 7500억원의 매각 대금을 수령하면 차입금 상환 후에도 3600억원의 매각 차익을 남기게 된다. 씨앤디 실적이 최고조에 이른 시점에 레버리지 비용을 대한항공에 전가하는 방식으로 투자금을 온전히 회수한 것이다.
6년 전 경영권 분쟁에서 맺어진 양측 관계가 한앤코에 유리한 엑시트 배경이 됐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 2020년은 조원태 회장이 누나 조현아 전 부사장·KCGI·반도건설로 구성된 3자 연합과 한진칼 지분 다툼을 벌이던 시기다. 당시 대한항공은 산업은행으로부터 아시아나항공 인수 지원을 받는 조건으로 재무적 자구책을 이행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한앤코에 기내식 사업을 넘기며 대규모 현금을 확보하는 동시에, 산업은행을 경영권 수호의 우군으로 끌어들이는 발판을 마련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원래 당사가 하던 사업을 되찾아 왔다고 봐 주면 되고 재무적으로 부정 영향이 없을 것이기에 내린 결정"이라며 "마이셰프는 (원래) 당사와는 무관했던 밀키트 업체"였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