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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정원 ‘대북 담당’ 2차장 산하 1급 전원 물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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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준 기자

승인 : 2025. 09. 24. 14:38

전 정부 출신 대북 1급 직원 모두 정리
국정원, 대북 방송 중단 등 온건 기조
"업무 능력 등 실용주의 인사 고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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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
국가정보원(국정원)이 '대북·대공' 업무를 담당하는 2차장 산하 1급 인사들을 전원 교체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정원은 이재명 정부에서 '물갈이' 인사는 없다고 강조해왔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의 대북 유화 기조에 맞지 않는 대공 실무자들을 모두 경질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핀셋 인사'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24일 아시아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국정원은 최근 1급 간부 인사 개편 과정에서 5명 안팎의 2차장 산하 1급 직원을 모두 교체했다. 국정원 2차장실은 북한에 대한 정보 수집과 분석 등 국정원의 대북 분야 실무를 총괄하는 곳이다. 1급은 실·국장으로 실무를 지휘하고 조직을 이끄는 중추 역할을 한다.

앞서 국정원은 이종석 원장 취임 후 첫인사를 단행하며 전 정부 1급 인원 일부를 유임시키기로 결정했다. 문재인, 윤석열 정부가 출범 후 전 정부 1급을 모두 갈아 치우던 모습과는 사뭇 다른 행보에 국정원 안팎에서는 정치적 견해가 배제된 '실용주의'라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2차장 산하의 기존 1급 대북·대공 실무자들을 모두 정리하며 정권 교체의 영향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윤 정부 시절 국정원은 방첩센터를 신설하는 등 대북·대공 기능을 상당 부분 강화했다. 이와 달리 이 원장 체제에서는 지난 7월 대북 라디오와 TV 방송을 50년 만에 중단하는 등 온건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전 정부 출신 실무자들과 현 지휘부가 대북 정책에서 온도 차가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다.

대북 업무를 전담하는 간부들이 전면 교체되면서 국정원의 대북 정보 수집과 실무 역량에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북한 핵심 정보는 휴민트(인적 정보)와 장기간의 공작 활동을 통해 얻어지는 경우가 많아 실무자들의 교체가 대북 정보망의 연속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안보 분야 한 전문가는 "국정원 특성상 외부에서 교체 여파를 가늠하기 어렵지만, 대북 정보는 경험 축적과 정밀한 인맥 관리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대북·대공 실무진들을 전원 교체한 것이 아쉽다. 국정원은 통일부가 아니다. 간첩 적발 등 국가 안보를 담당하는 기관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번 인사를 두고 국정원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현 지휘부는 대규모 숙청 등 정치 보복의 악순환을 끊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그래서 업무 능력과 전문성 등 '실용주의'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일부 1급 인원을 유임시킨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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