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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슈라2 덱스에서 펄사 마우스로 교체하고 진행한 발로란트 팀 데스매치 첫 판. 셰리프가 이렇게 잘 맞았나. |
로지텍 'G PRO X SUPERLIGHT(이하 지슈라)' 시리즈는 오랫동안 게이밍 마우스의 표준으로 자리해왔다. 1세대부터 지슈라2, 지슈라2 덱스까지, 체감 성능은 확실히 개선돼 왔다. 광축 스위치로 전환되며 더블클릭 문제가 줄었고 무게는 더 가벼워졌으며, 감도와 클릭 반응성은 더욱 정교해졌다.
그러나 클릭 유격, 쉘 뒤틀림, 간헐적인 연결 끊김, 장시간 사용 시 손목 피로, 내구도 등 고질적인 문제는 여전히 지적된다. 품질 편차도 적지 않았다. '복불복'을 기대해야 한다는 말이 하이엔드 제품에서조차 통용될 정도다.
그럼에도 지슈라는 선택지에서 좀처럼 밀려나지 않았다. 브랜드 이미지와 공격적인 마케팅 효과가 사용자 판단에 영향을 미쳐서다. 개인적으로도 지슈라 시리즈를 수년째 사용해왔지만, 마땅한 대안은 좀처럼 나타나지 않았다.
펄사(Pulsar)는 조용하지만 꾸준하게, 사용자 경험을 최우선으로 한 마우스를 설계해왔다. 노력의 정점은 '텐즈 시그니처 에디션(TenZ Signature Edition)'에서 선명하게 드러난다. 세계적인 발로란트 프로게이머 텐즈가 직접 설계에 참여한 이 마우스는 스펙이 아닌 실제 플레이 환경에서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 미니멀한 디자인 안에 꽉 찬 완성도를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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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사 텐즈 시그니처 에디션 구성품. /김휘권 기자 |
외형은 단순하지만 결코 밋밋하지 않다. 무광 블랙 코팅 위에는 텐즈의 시그니처 로고와 사인이 은은하게 새겨져 있고, 전체 쉘은 구멍 없는 단일 구조다. 이 덕분에 잡았을 때의 견고함은 물론, 클릭 시의 탄성도 훌륭하다. 쉘에는 유격이나 뒤틀림이 전혀 없고, 눌렀을 때 흔들림도 감지되지 않았다. 게다가 무게는 47g에 불과해 크기 대비 가벼움을 자랑했다.
텐즈 에디션은 카일(Kailh) 광학 스위치를 기반으로, 클릭 타이밍과 압력을 정교하게 조율했다. 손가락에 닿는 순간 튕겨 나가는 반발 없이 부드럽게 '눌리는 감각'이 손끝에 남는다. 지슈라보다는 탄탄하고, 지슈라2보다는 반응이 즉각적이다.
◆ 정확하게 따라오고, 끊김 없이 반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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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사 텐즈 시그니처 에디션 전용 소프트웨어. |
마우스에 내장된 XS-1 센서는 32,000 DPI, 750 IPS, 50g 가속도를 지원하며, 픽스아트(PixArt)의 모션 싱크(MotionSync) 기술을 통해 신호 전달과 수신 타이밍을 정밀하게 동기화한다. XS-1 센서와 모션 싱크 기술의 조합으로 PC와 마우스 간 신호 수신 주기를 지능적으로 동기화해 커서의 움직임이 더 균일하고 부드럽게 그려진다.
8K 폴링레이트 기준 입력 지연은 1밀리초(ms) 이하 수준이다. 손의 움직임을 그대로 따라오는 커서 반응은 FPS 게임에서 특히 민감하게 체감된다. 하단 버튼만으로 폴링레이트를 1K~8K까지 즉시 전환할 수 있어, 게임 장르에 따른 최적화가 간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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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 동글과 펄사 텐즈 시그니처 에디션 마우스. /김휘권 기자 |
동봉된 8K 무선 동글을 통해 초당 8000회 데이터 전송이 가능하며, 별도의 소프트웨어 없이도 마우스 하단의 물리 버튼으로 폴링레이트 조절이 가능하다. 덕분에 발로란트는 8K, 리그 오브 레전드는 1K로 번갈아 사용하는 유저에게 특히 유용하다.
특히 트래킹 감도가 중요한 발로란트나 CS2와 같은 FPS 환경에서, 캐릭터의 미세 조준 이동이 흐트러지지 않는다. 이 기술은 1ms 미만의 입력 지연이 생길 수 있지만, 실제 플레이에서 체감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 오래 잡고 있어도 손목이 편안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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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로지텍 지슈라2 덱스, 펄사 텐즈 시그니처 에디션 /김휘권 기자 |
텐즈 마우스는 하우징 유격이나 스위치 흔들림 문제 없이 완성도 높은 쉘 구조를 보여준다. 이는 클릭 타이밍의 일관성과 클릭 정확도에서 직접적인 차이를 만들어낸다. 외형에서조차 지슈라 시리즈보다 더 정돈된 느낌을 준다.
최근까지 사용한 지슈라2 덱스는 무게를 줄이며 퍼포먼스를 높였지만, 구조적 피로를 완전히 해소하지는 못했다. 등쪽 곡선이 후방에 집중되어 있어 손목이 자연스럽게 꺾이고, 클로 또는 핑거 그립 사용자에겐 과도한 손목 사용을 요구한다. 특히 손이 작거나 손목이 얇은 사용자에게는 이 구조가 피로감으로 이어지기 쉽다.
반면 텐즈 에디션은 47g의 가벼운 무게에도 불구하고, 무게 중심이 손 안쪽으로 안정감 있게 잡힌다. 지슈라 시리즈가 마우스 등쪽 곡선을 후방에 배치해 손목을 꺾게 만든다면, 텐즈 에디션은 마우스 등 부분 곡선을 중심부로 이동시켜 손목 각도를 보다 자연스럽게 유지할 수 있게 한다. '클로 그립'과 '핑거 그립'을 선호하는 유저들에게 텐즈 에디션에게 추천하는 이유다. 실제 텐즈는 클로 그립 유저다.
또한 LOD(Lift-Off Distance) 설정을 0.7mm, 1mm, 2mm로 세 단계 조절할 수 있어, FPS나 RTS 등 장르에 따라 바닥에서 마우스를 얼마나 들어야 하는지 직접 설정할 수 있다. 바닥에서 조금만 들어도 인식이 끊기게 설정할 수 있어 정밀한 조준 컨트롤이 가능하다.
피트의 슬라이딩감은 제동력이 있는 브레이크형에 가까우며, 별도로 제공되는 점 피트를 사용하면 보다 부드러운 슬라이딩도 가능하다. 배터리 수명은 300mAh 기준 8K 사용 시 약 10시간, 1K 사용 시 최대 95시간으로 무난한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