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부산시, 공연장 지어달라는 기장군 요청 묵살 ‘디자인박물관’ 건립 강행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3.asiatoday.co.kr/kn/view.php?key=20250507010001946

글자크기

닫기

조영돌 기자

승인 : 2025. 05. 07. 10:02

기장군에 문화예술회관 단한곳도 없어
인근에 박형준 시장 부인과 지인이 설립한 ‘청광문화재단’에서 미술관 건립 중 '수혜의혹'
기장지역 사회단체, 부산시장 입맛에만 맞는 행정펼치고 있다 주장
부산시 공연장 지어달라는 기장군 요청 묵살 ‘디자인박물관’ 건립 강행
지역 건설업체인 동일스위트가 기장군 일광읍 옛 한국유리 부지에 1968세대에 이르는 대단지 아파트를 짓기 위해 토지공를 하고 있다./부산언논인연협회
부산시가 기장군 일광읍에 소재한 옛 한국유리 부지 내 문화용지에 공연장을 건립하자고 꾸준히 요구해온 기장군의 요구를 묵살하고 전시관 건립을 강행해 논란이다.

7일 아시아투데이 취재에 따르면 지역 건설업체인 동일스위트는 지난 2023년 기장군 일광읍 옛 한국유리 부지에 1968세대에 이르는 대단지 아파트를 짓는 공공기여 이행 협약을 부산시와 체결, 부지 제공을 포함해 총 1083억 원 규모의 사업비를 지출하고 1만5000㎡에 달하는 문화시설용지에 관련 시설을 건립키로 했다.

이후 기장군은 공공기여 문화시설용지에 800석 이상 규모의 공연장 등을 갖춘 문화예술회관을 건립해 줄 것을 부산시에 요구했다. 기장군에는 문화예술회관은 단 한곳도 없기 때문이다.

이는 정종복 기장군수의 공약사업이기도 하다. 기장군의회에서도 구혜진 군의원이 지난 2월13일 대표발의한 ‘기장군 문화예술회관 건립 촉구 건의안’을 군의원 전원 일치로 가결시켰다.

그러나 부산시는 기장군과 군의회의 기대와는 달리 해당 부지에 전시관을 짓기로 확정했다.

황금재 부산시 도시공간조성과장은 “군민 일부보다는 시민 전체가 이용하는 문화시설이 들어서야 한다고 판단해 전시관을 짓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같은 설명은 설득력이 부족해 보인다. 공연장이나 전시관 둘 다 기장군민을 넘어 부산시민 모두가 이용할 수 있으며 오히려 이용 대상자의 범위는 공연장이 훨씬 넓고 다양하기 때문이다.

이번 부산시 결정에 대해 일각에선 전시관을 짓기로 결정한 배경과 의도에 대해 박현준 시장을 언급한다.

현재 해당 부지 인근에는 박형준 시장의 부인과 지인이 운영하는 ‘청광문화재단’에서 미술품 전시가 가능한 대형시설을 갖춘 미술관을 짓고 있다. 이 미술관이 들어서게 되면, 이 일대는 바야흐로 ‘미술 클러스터’로 변모한다.

박 시장의 미술에 대한 극진한 애정도 어느정도 영향을 줬을 거란 가능성도 언급된다. 박 시장은 건립비 1100억원, 연간 120억원이 넘는 운영비로 적자 운영 우려가 나오는 퐁피두센터 분관을 시민사회단체의 반대에도불구하고 남구 이기대예술공원 예정지에 추진하고 있다.

이같은 부산시 행정에 대해 기장지역 사회단체 관계자는 “지역주민의 의견은 무시하고 부산시장의 입맛에 맞는 행정만 펼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기장군 출신 박종철 부산시의원은 “공공기여 협상제는 민간 개발사업자가 개발과정에서 지구단위변경으로 발생한 이익금을 공공에 환원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제도”라면서 “이 제도의 취지에 맞게 지역주민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운철 기장군의원은 “디자인박물관이나 미술전시관이나 결국은 마찬가지인데 대놓고 미술전시관을 짓는다면 오해를 살 것 같으니 이렇게 교묘하게 포장한 것으로 보인다”고 질타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황금재 도시공간조성과장은 "그것(청광문화재단 미술관)은 민간시설이고 이것(옛 한국유리 공용부지 전시관)은 공공시설일 뿐"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조영돌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