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지지층 많은 농촌지역이 타깃
1차 무역전쟁 때도 37조원대 피해
|
중국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는 전날 공고를 통해 미국산 닭고기·밀·옥수수·면화에 대한 관세를 15% 인상하고, 수수와 대두·돼지고기·쇠고기·수산물·과일·채소·유제품 등에 대한 관세는 10% 높인다고 발표했다.
캐나다 정부도 특정 품목을 언급하지 않은 채 3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대해 25%의 보복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멕시코 역시 오는 10일 자체적인 대응 방안을 공개할 계획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와 멕시코산 제품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한데 대한 대응이다.
중국이 미국 농산물을 타깃으로 삼은 것은 농산물이 미국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농촌지역에 공화당 지지층이 많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 타격을 입히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의 보복관세로 인해 미국산 농산물의 수출이 감소하고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 캐나다, 멕시코 등의 수입업자들이 미국산 대신 브라질 등 다른 나라에서 대체품을 찾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미국 농무부(USDA) 자료에 따르면, 2024년 미국의 전체 농산물 수출 중 중국이 차지한 비중은 약 14%로 247억 달러 규모였고, 멕시코는 303억 달러, 캐나다는 284억 달러에 달했다.
1차 무역전쟁 당시 중국이 미국산 대신 브라질산 대두를 대거 수입하면서 미국 농가의 수입이 급감한 바 있다. 이번엔 특히 멕시코까지 보복 관세를 부과할 경우 타격이 더욱 클 것으로 전망된다고 NYT는 전했다.
미국 농업 관련 단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무차별적인 관세 정책이 결국 미국 농민들에게 더 큰 피해를 줄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캐나다 정부는 보복 관세 적용 제품을 명시하지 않았지만, 지난달 발표된 계획에 따르면 오렌지 주스와 땅콩버터 같은 식품을 포함한 수백 개의 미국산 제품이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 또 온타리오주의 더그 포드 주총리는 이날 주류 유통업체에서 모든 미국산 주류를 철수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대중국 농산물 수출의 약 절반을 차지한 것이 대두였는데 중국이 10%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혀 이제 미국 대두 수출업체들은 브라질산 대두와 가격 경쟁을 벌여야 한다. 이에 따라 미국 대두 선물 가격은 이날 약 1% 하락했으며, 미국산 옥수수와 밀 선물 가격도 하락했다.
1차 무역전쟁 동안 중국은 미국산 제품에 5~25%의 보복 관세를 부과했고 미국 농산물 수출은 약 260억 달러(약 37조8612억원) 감소했다. 당시 미국 대두 수출은 수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2018년 중국으로의 대두 수출량은 75%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