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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비통, 美에 추가 투자 검토…관세 폭탄 이번에도 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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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선미 기자

승인 : 2025. 02. 20. 15:50

아르노 회장 "美 사업 확장 진지하게 고려 중"
트럼프와 40년 지기…1기때 투자 늘려 관세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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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019년 10월 17일(현지시간) 아르노 회장과 이야기를 나누며 루이비통 가방 제작 과정을 보고 있다./ AP 연합
프랑스 명품 기업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가 미국에 추가 공장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력한 관세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현지 생산을 늘리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LVMH 대변인 발언을 인용해 LVMH가 향후 2년 동안 미국에 제조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LVMH는 이미 미국에서 14개의 제조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LVMH는 지난 2021년 인수한 미국의 대표적인 주얼리 업체 티파니에도 더 많은 투자를 단행한다는 계획이다.

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은 지난 달 28일 실적 발표 자리에서 이와 관련해 "미국 당국으로부터 현지 사업을 계속 확장하라는 강한 권유를 받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현재 환경을 감안해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40년 넘게 친분을 쌓아온 아르노 회장이 이를 이용해 관세 부과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아르노 회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인연은 1980년대 뉴욕에서 시작됐다. 아르노 회장은 당시 트럼프와 같이 부동산 거물이 되기를 꿈꾸며 뉴욕 록펠러 센터에 사무실을 열었고, 두 사람은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자선 만찬에서 처음 만났다.

이후 LVMH가 맨하탄 미드타운에 루이비통 매장을 열면서 트럼프 그룹과 임대 계약을 맺는 등 사업적 관계를 이어왔다. 아르노 회장의 아들 알렉상드르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와 친분이 있고, 아르노 회장의 딸 델핀은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와 친구 사이로 알려졌다.

유럽 시장 전체를 합친 규모와 맞먹는 미국 시장에 관세가 부과되면 루이비통에는 타격이 크다. 트럼프가 종종 개인적인 인연을 바탕으로 정책을 결정하기 때문에 두 사람의 친분이 미국 명품 관세 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아르노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당시 미국 현지 생산을 확대하기로 하며, 유럽 제품들이 피할 수 없었던 관세 타격을 상당 부분 피할 수 있었다.

당시 LVMH는 텍사스 생산 공장에 5000만 달러를 투자했고, 5년 내에 1000명의 직원을 고용하기로 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는 지난 2019년 에어버스에 대한 유럽연합(EU)의 보조금 지급에 대한 보복으로 항공기를 비롯해 치즈, 와인, 스카치 위스키 등 75억 달러 상당의 유럽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했다. 그러나 LVMH의 통큰 현지 투자 영향으로 핸드백, 샴페인 등은 관세 대상에서 제외됐다.

아르노 회장은 해당 관세가 시행되기 전날 트럼프와 함께 새 루이비통 공장 개관식이 열리는 텍사스 주 존슨 카운티로 갔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샴페인과 가죽 제품에는 부과하지 않는 관세를 왜 와인과 치즈에는 부과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아르노 회장이 미국으로 이주했기 때문에 그에게 세금을 부과할 수 없다. 그는 매우 똑똑했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관세 위협을 철회한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과의 무역 전쟁에 나설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홍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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