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트럼프 행정부, 7200억 코로나19 검사 키트 폐기 검토”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3.asiatoday.co.kr/kn/view.php?key=20250219010010115

글자크기

닫기

김도연 기자

승인 : 2025. 02. 19. 14:00

WP 보도…검사 키트 1억 6000만 개 계속 배포·폐기 두고 논란
신청자 주소로 무료 발송하는 검사 키트 프로그램 종료도 계획
바이든 행정부의 코로나19 관련 행정명령 철회 따른 조치 해석
Pentagon COVID
2020년 12월 16일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남쪽에 위치한 조인트 베이스 루이스-맥코드의 매디건 육군 의료센터에서 한 관계자가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을 받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 행정부가 가정에 무료로 배포하는 코로나19 검사 키트 프로그램을 종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5억달러(약 7200억원)에 상당하는 1억 6000만 개 이상의 검사 키트 폐기를 고려 중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가 입수한 미 보건복지부(HHS) 내부 문서와 공중보건 기관 관계자들의 발언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1억 6000만 개 이상의 검사 키트를 계속 배포할지, 아니면 폐기할지를 두고 논의 중이다. 이들 검사 키트 중 유효기간이 만료된 것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WP는 무료 검사 키트 배포 중단 계획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첫날인 지난달 20일 바이든 행정부의 코로나19 관련 행정명령을 철회한 데 따른 조치로 보인다고 전했다. 해당 행정명령은 국가 차원의 검사 전략을 수립하고 검사 공급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코로나19 검사 키트는 미 보건복지부(HHS) 산하 전략 준비 및 대응국(ASPR)이 관리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각 가정에서 코로나19 자가검사 키트를 무료로주문할 수 있는 웹사이트(COVIDTests.gov) 운영을 종료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1월 이후 ASPR은 20억 개 이상의 무료 자가진단 키트를 배포했으며, 이 중 9억 개 이상은 가정으로 직접 배송됐다. 또한, 요양원 등 지역 사회 단체에도 무료 검사 키트를 제공해 왔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ASPR를 이끌던 돈 오코넬 전 국장은 "이 검사 키트를 비축하는 데 많은 비용이 든다"며 "폐기하는 것도 상당한 비용이 들지만, 이를 계속 보관하는 것도 큰 비용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이번 검사 키트 폐기 논의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지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정치적·공중보건적 도전 과제로 남아 있는 가운데 진행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발생 초기에는 코로나19 대응을 자신의 주요 업적으로 내세우며 '전시 대통령'이라 자칭했지만, 이후 공중보건 전문가들의 조언을 정치적 공격으로 받아들이며 반감을 드러냈다. 다시 대통령이 된 그는 바이든 행정부의 코로나19 백신 의무화를 철폐하는 행정명령을 서명했다.

코로나19 검사 키트 무료 배포 프로그램은 2024년 3월 운영이 중단됐다가 같은 해 9월, 겨울철 호흡기 질환 시즌을 대비해 다시 시작되는 등 지금까지 7차례나 중단과 재개를 반복해왔다.

공중보건 전문가들은 현재 미국 내 코로나19 감염률이 낮아 무료 검사 키트 제공이 시급한 문제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검사 키트를 비축해 두는 것은 향후 변종 바이러스가 유행할 경우를 대비한 보험이나 다름 없다고 강조한다.

백악관 코로나19 검사 조정관을 지냈던 톰 잉글스비 박사는 "미국 국민의 세금으로 구입한 자산을 폐기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라며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되면 누가 감염됐고, 누가 치료가 필요한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진단 도구는 가족들이 건강을 지키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2022년부터 2023년까지 백악관 코로나19 대응을 총괄했던 아시시 자 박사는 "현재 코로나19는 심각한 공중보건 위협이 아니지만, 검사 키트를 폐기하는 것은 자멸적인 행위가 될 수 있다"며 "비용도 많이 들 뿐만 아니라, 면역을 회피하는 변종 바이러스가 등장할 경우 사용할 수 있는 중요한 도구를 없애는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검사 키트 부족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6~8주 동안 사용할 수 있는 분량의 키트를 비축하는 정책을 유지해 왔다.


김도연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