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적 사실주의 연극의 정수'로 꼽히는 '만선'은 1960년대 남해안 작은 섬마을을 배경으로 어부 '곰치'와 그 가족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이야기다. 산업화의 그늘에 가려 있던 서민들의 삶을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1964년 국립극장 희곡 현상공모에 당선된 뒤 같은 해 7월 초연됐다. 이 작품으로 천승세 작가는 제1회 한국연극영화예술상(현재 백상예술대상) 신인상을 받았다. 윤미현 윤색과 심재찬 연출로 제작돼 2021년 공연됐고 이후 2023년에 이어 2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른다.
윤색 작업을 거치며 여성 캐릭터들의 성격을 원작보다 소신 있고 당차게 설정해 조신하고 고분고분한 한국적 여성의 전통적인 이미지를 탈피했다.
올해 공연에는 심재찬 연출을 비롯해 '곰치' 역의 김명수, '구포댁' 역의 정경순 등 2023년 공연에 참여한 창작진과 배우들 전원이 다시 참여한다.
심재찬 연출은 "눈에 띄게 구조나 형식에 변화를 주기보다 캐릭터마다 세부 내용을 추가하는 방향을 계획 중"이라며 "구포댁은 한의 정서를 좀 더 보여주고 젊은 세대로 등장하는 도삼, 술술이, 연철 등은 기성세대와 다르게 자기 삶을 더 중요시하는 확실하고 명확한 성격을 부각하려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