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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로] 베트남 일상 파고든 ‘K-유통’ 롯데百·GS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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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11. 0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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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최정아
'GS25', 'LOTTE DEPARTMENT STORE'….

최근 찾은 베트남 호찌민 시내에서 낯익은 간판들이 눈에 들어왔다. 한국 편의점 'GS25'부터 블랙핑크 제니 간판이 세워진 롯데백화점까지, 매장 안은 쇼핑을 즐기는 현지인들로 붐볐다. 이제 베트남에서는 현지 소비자들이 한국식 편의점과 백화점을 이용하는 모습이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한국에서 익숙하게 접했던 유통 공간들이 베트남 소비자의 일상에 자리 잡은 것이다.

K-유통의 성장세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GS25는 2018년 호찌민에 처음 진출한 이후 지난해 11월 베트남 400호점을 돌파했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는 2023년 9월 문을 연 지 약 3년 만인 지난달 누적 매출 1조원을 넘어섰다. 해외에 진출한 국내 백화점 사업장 가운데 첫 기록이다. 누적 방문객도 4100만명에 달한다.

주목할 점은 단순히 한국 상품이 잘 팔리고 있다는 사실이 아니다. 그동안 K-푸드와 K-뷰티, K-패션이 한류를 등에 업고 해외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웠다면, 이제는 한국 유통기업들이 현지 소비자들의 일상 속으로 직접 들어가고 있다. 한국에서 만든 상품을 해외에 파는 것을 넘어, 한국식 편의점과 쇼핑몰의 운영 모델을 현지에 구현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 상품의 수출과는 또 다른 차원의 해외 진출이다.

실제로 호찌민 시내 GS25에서는 매장 안에서 편의점 음식을 즐기는 현지인들이 눈에 띄었다. 떡볶이와 김밥 등 한국식 즉석식품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지 소비자들이 간단히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공간까지 마련한 것이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역시 쇼핑에 영화관과 아쿠아리움, 식음료 시설을 결합했다. 한국에서 발전시켜 온 편의점과 복합쇼핑몰의 운영 방식이 베트남 소비자들에게도 선택받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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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호찌민 시내에 위치한 GS25 전경. 매장 내부에서 현지인들이 편의점 음식을 먹고 있다./ 최정아 기자
이 같은 변화는 국내 유통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내 시장이 포화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이 절실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새로운 점포 하나를 여는 것조차 쉽지 않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신규 출점보다 기존 점포의 리뉴얼에 집중하고 있고, 편의점 역시 출점 경쟁에서 점포당 수익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반면 베트남은 젊은 인구가 많고, 경제 성장에 따라 소득 수준도 높아지면서 소비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국내에서 성장의 한계에 부딪힌 유통기업들에는 베트남이 새로운 기회의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물론 베트남에 한국 간판이 늘어난다고 무조건 반길 일만은 아니다. 현지에는 이미 글로벌 유통기업들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한국식 유통 모델이 현지 소비자들에게 얼마나 오랫동안 선택받을 수 있을지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는 얘기다. 점포 수를 늘리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일이다. 한류 열풍에 힘입어 베트남 시장에 진출했다면, 이제는 현지 소비자들이 한국 간판을 계속 찾을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 K-유통의 진짜 경쟁력은 그때부터 드러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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