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통제가 가져올 부작용에 대한 지적은 일찍부터 제기됐다. 가격을 인위적으로 조정하는 조치는 시장을 왜곡, 부작용을 낳기 마련인 것이다. 물론 중동전쟁으로 인한 가격 급등을 막아 소비자 부담을 줄이고 물가 상승률을 일정 수준 낮추는 효과는 거뒀을 것이다. 하지만 조치가 장기화하면서 부작용이 긍정적 효과를 크게 넘어선 양상이다.
우선, 고유가에 둔감해진 소비자들의 기름 소비가 줄지 않고 있다. 지난달 휘발유 소비는 작년 동월보다 3% 늘어 지난 3월 이후 처음 증가세로 돌아섰다. 정부가 재정을 사용, 인위적으로 시중 휘발유 가격을 낮추다 보니 소비자들이 에너지를 절약할 유인이 약해진 것이다. 국제 유가가 다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 고공행진하는 데도 시민들 사이에 '유류 소비를 줄여야 한다'는 인식 자체가 사라진 것은 정상이 아니다. 소득 및 이용 목적과 무관하게 똑같은 석유 가격이 적용되면서 고소득층·비생계형 이용자가 절대 금액 기준으로 더 큰 지원 효과를 누리는 것도 문제다. 대중교통 이용자나 생계형 수요자들이 낸 세금이 이들을 지원하는 셈이다. 형평성에 어긋난다.
정유사 손실을 정부가 재정으로 보전하는 구조다 보니 시행이 길어질수록 재정 부담도 크게 불어난다. 정부가 올해 정유사 손실 보전용으로 추경에 반영한 예비비는 4조2000억원이지만, 7조~8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정유사가 제시한 보상 기준과 정부의 기준이 달라 갈등도 커지고 있다. 정유사들은 정부가 보전 금액을 깎는 데 급급해 경제학 이론이나 회계 관행에도 맞지 않는 기준을 강요하고 있다고 불만이다. 정산 기준 마련이 난항을 겪자, 정부는 이 문제를 감사원 사전 컨설팅에 맡기기로 했다고 한다. 정유사의 외국계 대주주는 손실 보전 기준이 비합리적이라며 소송까지 거론하고 있다.
정부가 내세우는 '친환경' 원칙과 정반대 정책이라는 점도 납득하기 어렵다. 탄소 배출의 주범인 석유 소비를 세금으로 값을 깎아주며 부추기는 꼴이기 때문이다. 이 제도에 대한 해법은 이미 IMF가 여러 차례 명확하게 제시했다. 가격 통제 대신 화물차·택시 등 생계형 운송업자와 취약 계층에 대한 선별적 지원에 국한하라는 것이다. 정부는 가격 신호를 되살리는 출구 전략을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