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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주 한 통이 불러온 기상천외한 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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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혜 기자

승인 : 2026. 10. 26.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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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매쉬빌' 28일 개봉
서부극 미장센, 배우들의 능청스러운 연기, 연출의 조화 돋보여
해외 평단이 먼저 주목
매쉬빌
'매쉬빌' 스틸/달과6펜스·로드쇼플러스·키치스 프로덕션
밀주를 회수하러 떠난 삼형제가 시체와 마주하고 총을 든 경찰에게 쫓긴다. 수상한 종교집단까지 나타나면서 상황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황욱 감독의 영화 '매쉬빌'은 한국의 시골 마을에 서부극의 정서를 입혀 기발한 웃음을 빚어낸 블랙코미디다.

오는 28일 개봉하는 '매쉬빌'은 밀주를 만들어 파는 주세종(전신환)이 동생 주세혁(홍성오), 주세진(김홍국)과 잘못 만든 술을 회수하러 '화성'에 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술만 찾아 돌아오려던 계획은 마을에서 벌어지는 사건들과 맞물리며 점점 복잡해진다.

이들이 찾은 마을에서는 이미 심상치 않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순수한 사랑'을 내세운 종교집단은 기이한 의식을 준비하고, 영화 촬영팀은 진짜 시체를 정교한 소품으로 착각한다. 섬뜩한 상황에서도 태연하게 촬영을 논하는 모습은 웃음을 자아낸다. 삼형제 역시 밀주 때문에 사람이 죽었을까 걱정하다가 자신들의 책임이 아닌 듯하면 금세 안도한다. 심각한 사건을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는 반응이 영화 특유의 블랙코미디를 만든다.

'매쉬빌'은 2023년 제작돼 한국 독립 장르영화로선 이례적으로 2024년 북미 최대 장르영화제인 판타지아 국제영화제 주요 경쟁 부문인 '슈발 느와르' 감독상과 인도 옐로우스톤 국제영화제 최우수 작품상을 거머쥐는 등 해외 영화제 2관왕을 차지했다. 이 외에도 산타페 국제영화제, 유바리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 알메리아 웨스턴 국제영화제 등 4개국 5개 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되는 등 해외 평단의 관심 속에 국내에서 '늦은 개봉'을 하게 됐다.

눈에 띄는 것은 한국적으로 변주한 서부극의 미장센이다. 이국적인 분위기의 한국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서부극의 상징을 더한 시각적 구성, 배우들의 의상과 소품이 어우러진다. 카우보이 모자, 웨스턴 부츠, 프린지 장식 재킷에 선명한 색채의 한복 등장은 화려하고 독특한 서부극 분위기를 자아낸다.

여기에 황당한 상황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인물들의 모습은 배우들의 연기가 더해지며 더욱 살아난다. 전신환은 술에 대한 자부심만큼은 확고한 맏형 세종의 능청스러움을 보여준다. 홍성오와 김홍국은 형과 티격태격하면서도 함께 위기를 헤쳐 나가는 형제의 호흡을 살린다. 위기의 순간 무심하게 던지는 대사와 엇갈리는 반응이 웃음을 끌어낸다.

삼형제의 소동에 또 다른 긴장감을 더하는 인물은 이들을 집요하게 쫓는 오재원 경장(진모)이다. 욕설과 위협을 서슴지 않아 무법자처럼 보이지만, 자신의 관할 사람은 남이 건드릴 수 없다는 원칙을 지녔다. 진모는 거친 기세와 능청스러운 말투를 오가며 인물의 개성을 드러낸다. 경찰이면서 무법자를 연상시키는 오재원의 모습은 영화가 차용한 서부극의 특징과도 맞닿아 있다. 총을 든 경찰과 외지에서 온 삼형제의 대립은 보안관과 무법자가 등장하는 서부극을 떠올리게 한다.

이러한 장르는 의상과 소품에서도 이어진다. 카우보이 모자와 웨스턴 부츠, 프린지 장식 재킷에 선명한 색채의 한복이 어우러진다. 특히 종교 집단의 화려한 차림은 이들이 내세우는 '순수한 사랑'과 섬뜩한 행동 사이의 대비를 돋보이게 한다. 한국의 시골 풍경에 서부극의 상징을 더한 시각적 구성도 눈길을 끈다.

서로 다른 장르의 요소를 한데 모은 황욱 감독은 인물들의 이야기 역시 자연스럽게 엮어낸다. 촬영팀에게 시체는 소품이고, 종교집단에게 잔혹한 의식은 구원을 위한 과정이며, 삼형제에게는 밀주 회수가 급선무다. 서로 다른 목적을 좇는 인물들이 한 마을에서 마주치면서 사건은 꼬리를 문다. 그 와중에도 티격태격하는 삼형제와 자신만의 원칙을 지키는 오재원에게는 묘한 정감이 흐른다.

'매쉬빌'은 밀주 한 병에서 출발한 이야기를 개성 강한 인물들의 군상극으로 확장한다. 배우들의 호흡과 한국적으로 변주한 서부극의 미장센, 심각한 상황을 웃음으로 바꾸는 연출이 조화를 이룬다. 사건이 거듭될수록 이 수상한 마을의 매력도 더욱 선명해진다.
매쉬빌
'매쉬빌' 스틸/달과6펜스·로드쇼플러스·키치스 프로덕션
매쉬빌
'매쉬빌' 스틸/달과6펜스·로드쇼플러스·키치스 프로덕션
이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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