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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풀이되는 방화, 재발 방지 사각지대…방화범 전자감독 확대는 법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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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경 기자 | 김태훈 기자

승인 : 2026. 10. 22.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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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휘발유 협박범, 같은 곳에 또 방화…19명 부상
방화죄, 형 집행 종료 후 전자감독·보호관찰 대상 제외
16년 만에 확대 법안 재추진했지만 법사위 계류
역삼동 연쇄방화 현장감식<YONHAP NO-4134>
서울 강남구 역삼동 빌딩 두 곳에 방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21일 경찰·소방 등 관계자들이 현장 감식을 하기 위해 한양빌딩 안으로 들어서고 있다./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역삼동 빌딩 두 곳에서 발생한 연쇄 방화 사건을 계기로 방화범에 대한 사후 관리와 재범 방지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방화는 불특정 다수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는 강력범죄지만, 형기를 마친 고위험 방화범을 지속적으로 관리할 제도적 장치는 여전히 미흡한 실정이다.

특히 방화죄는 재범 방지를 위한 사후 관리 수단인 형 집행 종료 후 전자장치 부착명령과 보호관찰명령 모두 적용 대상에서 제외돼 있어 방화 전력자의 재범 위험성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국회에서는 이를 보완하기 위한 법률 개정안이 발의된 지 6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22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수서경찰서는 최근 역삼동 특허법인 두 곳에 잇따라 불을 질러 총 19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 70대 남성 A씨를 수사하고 있다. A씨는 2022년에도 동일한 특허법인 두 곳을 찾아가 직원들에게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붙이겠다고 위협한 전력이 있다. 당시 특수협박 혐의로 기소된 A씨는 2023년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형을 복역한 뒤 다시 같은 상대를 찾아 이번엔 실제로 방화를 저질렀다.

방화 전력자의 재범 사례는 지속 관측된다. 울산 봉대산 일대에서 17년간 96차례 방화를 저질러 징역 10년을 복역한 이른바 '봉대산 불다람쥐'는 출소 후 올해 경남 함양 등에서 다시 산불을 낸 혐의로 기소돼 지난달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2014년 서울 지하철 3호선에 불을 질러 징역 5년을 선고받은 70대 남성도 만기 출소 후인 2020년 광주의 한 상가 건물에 다시 불을 질러 경찰에 붙잡힌 바 있다.

하지만 고위험 범죄자의 재범을 방지하는 '전자감독 제도'에 방화죄는 제외돼있다. 현행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성폭력·살인·강도·스토킹 등 특정범죄자는 재범 위험성 등 법적 요건을 충족할 경우 형 집행 종료 후에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명령을 받을 수 있다. 방화죄는 적용 대상에 없다. 보호관찰 명령조치도 마찬가지다.

법무부는 2009년 방화·살인·강도범죄를 전자감독 대상에 추가하는 정부안을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 하지만 2010년 법사위 심사에서 범죄 대상 확대에 따른 예산 부담과 과잉 규제 우려 등이 제기되면서 방화죄는 제외됐다.

이후 16년이 지난 올 4월에야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방화범죄를 전자장치 부착 대상에 추가하는 내용의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상습 방화범이나 재범 위험성이 높은 방화범에 대해 위치추적과 밀착 지도·감독을 실시하자는 취지다. 그러나 개정안은 법사위에 회부된 이후 계류 중이다. 이번 역삼동 연쇄 방화 사건을 계기로 제도 개선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김 의원 측은 법사위에 법안 심사를 요청한다는 계획이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이번 사건처럼 범행 목적이 분명하고 유사한 범죄를 반복할 가능성이 있는 방화범에 대해서는 위험성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며 "전자발찌가 범행을 전적으로 막을 수는 없지만 재범 억제 효과는 상당하다. 고위험 방화범을 선별해 전자발찌를 부착하거나 출소 후 보호관찰을 병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문경 기자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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