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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비즈니스맨’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의 진화…골목상권 넘어 세계 식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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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아 기자

승인 : 2026. 10. 21.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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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 년 외식 현장서 25개 브랜드 키워
방송·콘텐츠로 대중과 소통하며 영향력 확대
2024년 코스피 입성으로 경영 새 전환점
해외 가맹사업·K-소스로 글로벌 공략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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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비즈니스맨'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이사가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30여 년간 외식 현장에서 쌓아온 경험을 방송과 콘텐츠로 풀어내며 대중과 소통했던 백 대표가 이제는 글로벌 식품시장을 새로운 무대로 삼았다. 외식에서 유통·호텔·해외사업까지 영역을 넓혀온 데 이어, K-소스를 앞세워 '한국의 맛'을 세계 식탁에 전하겠다는 구상이다. 단순히 해외 프랜차이즈 점포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현지 외식업체가 한국식 메뉴를 선보일 수 있도록 소스와 식품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최근 K-푸드에 대한 글로벌 관심이 높아진 만큼 외식 노하우와 콘텐츠 경쟁력을 함께 갖춘 백 대표가 해외에서 어떤 성과를 만들어낼지 주목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백 대표가 외식업에 첫발을 들인 것은 1990년대 초다. 원조쌈밥집을 시작으로 1998년 한신포차를 선보이며 외식 브랜드 사업의 기반을 다졌다. 이후 2005년 새마을식당, 2006년 홍콩반점0410과 빽다방을 잇달아 선보이며 프랜차이즈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장했다. 대중적인 메뉴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브랜드를 늘리며 더본코리아를 국내 대표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키웠다. 더본코리아가 운영하는 외식 브랜드는 25개에 달한다. 이 같은 30여 년의 외식사업 경험은 오늘날 더본코리아가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는 기반이 됐다.

백 대표의 사업 방식은 대중적인 메뉴를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면서도 일정한 품질을 유지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메뉴 개발에 그치지 않고 조리 과정을 표준화하고 원가와 재고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방식으로 프랜차이즈 운영의 기반을 다졌다. 서로 다른 메뉴와 가격대를 가진 외식 브랜드를 동시에 운영할 수 있었던 배경에도 이러한 시스템 중심의 경영 방식이 자리하고 있다.

해외시장 도전 역시 최근 K-푸드 열풍과 함께 시작된 것이 아니다. 더본코리아는 2011년 미국, 2012년 일본에 각각 법인을 설립하며 일찌감치 해외사업의 기반을 닦았다. 국내에서 구축한 외식 브랜드와 메뉴 운영 방식을 해외시장에도 적용할 가능성을 모색한 것이다. 이후 아시아를 중심으로 진출 지역을 확대하며 글로벌 외식사업의 경험을 쌓아왔다.

2010년대 들어 백 대표는 또 다른 전환점을 맞았다. 사업가를 넘어 방송인으로도 영역을 넓히면서다. 음식과 외식업에 대한 경험을 방송 콘텐츠로 풀어내며 대중과의 접점을 크게 늘린 것이다. 특히 2015년 '마이 리틀 텔레비전'과 '집밥 백선생'은 '백종원'이라는 이름을 대중에게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백 대표를 단순 방송인이 아닌 '골목상권 멘토'로 각인시킨 프로그램이었다. 그는 메뉴와 맛뿐 아니라 원가, 가격, 회전율, 상권 특성까지 식당 운영 전반을 짚으며 자영업자들에게 현실적인 해법을 제시했다. 외식업자로서 축적한 현장 경험이 방송 콘텐츠의 경쟁력이 된 셈이다. 이를 통해 백 대표는 대중적 인지도를 넘어 '외식업 전문가'라는 신뢰를 쌓았다.

방송을 통해 확보한 대중적 인지도는 더본코리아가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는 데도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평가된다. 빽다방과 홍콩반점 등 주요 외식 브랜드가 성장하고 식품·유통, 호텔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는 과정에서 '백종원'이라는 이름도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사업 다각화 역시 단계적으로 진행됐다. 더본코리아는 2015년 편의점 CU와 협업해 간편식 상품을 선보이며 외식업에서 축적한 메뉴 개발 역량을 유통시장으로 확장했다. 2017년에는 호텔더본제주를 개장하며 숙박업에 진출했고, 2019년에는 충남 예산에 식품 생산공장을 설립해 자체 제조 기반을 갖췄다. 이 과정에서 더본코리아는 외식 브랜드 운영뿐 아니라 식품 제조와 유통, 호텔까지 아우르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2024년은 백 대표에게 또 다른 터닝포인트가 되는 해였다. 더본코리아가 코스피에 입성한 데다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가 글로벌 흥행에 성공하면서 그의 인지도가 세계로 확장됐기 때문이다. 사업가로서는 자본시장의 평가를 받는 경영인이 됐고, 방송인으로서는 한국 음식과 외식문화를 알리는 글로벌 콘텐츠의 얼굴로 자리매김한 셈이다.

상장은 백 대표 개인의 사업 역량에 기반해 성장해 온 더본코리아가 상장기업으로서 경영 체계를 고도화해야 하는 출발점이기도 했다. 외식 브랜드 확대와 방송 활동으로 쌓은 대중적 인지도를 넘어 안정적인 수익구조와 지속 가능한 기업가치를 입증해야 하는 단계에 들어선 것이다.

백 대표의 확장 전략은 숫자로도 확인된다. 더본코리아 매출은 2021년 1224억원에서 2024년 4642억원까지 늘었다. 3년 만에 외형이 4배 가까이 커진 셈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2021년 72억원에서 2024년 360억원으로 확대됐다. 외식 프랜차이즈를 기반으로 식품·유통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온 결과다.

다만 IPO(기업공개) 이후에는 성장세가 꺾이며 새로운 과제에 직면했다. 2025년 연결 매출은 3612억원으로 전년 대비 22.2% 감소했고, 영업손익은 237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외식사업의 성장 둔화와 사업 운영 부담이 실적에 반영되면서 외형 확대뿐 아니라 수익성을 확보해야 할 필요성도 커졌다. 더본코리아는 원가와 가맹점 관리 강화, 핵심 사업에 대한 선택과 집중 등을 통해 경영 내실화에 나서고 있다.

백 대표에게 요구되는 역할도 달라졌다. 그동안 개인의 인지도와 외식 노하우가 기업 성장의 주요 경쟁력이었다면, 이제는 상장기업 최고경영자로서 안정적인 수익구조와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 '흑백요리사' 등을 통해 높아진 글로벌 인지도를 실제 해외 매출과 사업 성과로 연결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백 대표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주목하는 분야는 K-소스 사업이다. 더본코리아는 2025년 글로벌 기업 간 거래(B2B)용 'TBK 소스'를 출시하고 북미와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현지 외식업체와 계약 및 업무협약(MOU) 등을 확대하고 있다. 기존 해외 진출이 현지에 가맹점을 열고 한국 음식을 직접 판매하는 방식이었다면, 소스 사업은 현지 외식업체가 더본코리아의 제품을 활용해 메뉴를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구조다.

이는 백 대표가 국내 프랜차이즈 사업에서 축적한 메뉴 개발과 조리 표준화 역량을 해외시장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다. 국내에서는 가맹점마다 일정한 맛을 구현할 수 있도록 조리 방식과 식재료 공급체계를 구축했다면, 해외에서는 현지 외식업체가 더본코리아의 소스를 활용해 한국식 메뉴를 선보이도록 사업 영역을 넓히는 것이다. 점포 출점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 부담을 줄이면서 더 넓은 지역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프랜차이즈 사업과는 다른 성장 가능성을 갖는다.

사업 확장에 필요한 투자도 검토하고 있다. 더본코리아는 2024년 상장 당시 확보한 공모자금 가운데 약 935억원을 인수합병(M&A) 용도로 배정했다. 식품 제조·유통과 푸드테크 등 기존 외식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가 주요 검토 대상이다. 다만 해당 자금은 투자 계획에 따른 배정액으로, 실제 인수합병이 완료됐거나 전액 집행된 것은 아니다. 향후 구체적인 투자 성과가 사업 다각화의 속도를 좌우할 전망이다.

해외 프랜차이즈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올해 리브랜딩을 진행한 빽다방과 새마을식당 등이 해외시장 확대에 나서면서다. 빽다방은 일본 도쿄 신바시와 칸다에 1·2호점을 열었으며, 더본코리아는 현지 고객 반응을 바탕으로 도쿄와 오사카 등 주요 도시로 출점 지역을 넓히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대만 현지 업체와 마스터프랜차이즈(MF) 운영 계약을 체결했으며, 중국을 비롯한 다른 해외시장으로의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

새마을식당 역시 미국과 태국, 몽골 등에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2023년 미국에 처음 출점한 새마을식당의 월평균 매출은 약 3년 만에 70% 증가했고, 태국 매장의 점포당 월평균 매출은 약 1억원 수준이다. 국가별 소비 성향과 시장 환경에 맞춘 운영 전략이 해외사업 확대의 기반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백 대표의 글로벌 전략은 외식 브랜드를 해외에 소개하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고 있다. 직접 매장을 운영하거나 가맹점을 늘리는 방식에 소스 공급과 식품 제조·유통을 결합해 한국 음식의 소비 접점을 넓히려는 것이다. 국내에서 메뉴 개발과 운영 시스템을 통해 프랜차이즈 사업을 키워온 경험을 해외 식품시장에도 적용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최근 K-푸드의 글로벌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백 대표에게 기회다. 일반적인 식품기업이 제품을 먼저 알리고 이후 브랜드 인지도를 쌓는 방식과 달리, 백 대표는 이미 방송과 콘텐츠를 통해 한국 음식과 조리법, 외식문화를 설명해 온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높은 인지도가 곧바로 사업 성과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현지 소비자의 입맛에 맞춘 제품 개발과 유통망 확보, 품질관리, 수익성 개선이 뒷받침돼야 한다.

30여 년 전 외식업 현장에서 출발한 백 대표는 프랜차이즈를 통해 사업을 키우고, 방송으로 대중과 소통했으며, 상장을 통해 새로운 성장 단계에 진입했다. 이제 그의 다음 도전은 국내에서 축적한 '맛의 표준화' 경험을 세계 식탁에 적용하는 것이다. 국내 외식시장에서 자신만의 성공 공식을 만들어온 백 대표가 글로벌 식품시장에서도 새로운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최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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