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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우크라 공관원 철수, 효과적 외교 조치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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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10. 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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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주한우크라이나대사관 모습. /연합
정부가 주(駐)우크라이나 대사 소환에 이어 현지 공관원 절반가량을 철수시키기로 했다. 북한군 포로의 한국 송환 사실을 공개한 우크라이나가 사과 등 전향적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게 배경이다. 정부는 우크라이나 전역에 공습 위협이 상존해 공관원 안전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도 이유로 들었다. 전쟁 지역에서 외교관과 교민의 안전을 지키는 것은 당연한 책무다. 그런데 이번 조치가 안전대책인지, 외교적 압박인지 목적과 판단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 당국은 성격이 확연히 다른 두 이유를 함께 내세운 만큼 각각의 필요성과 조치의 적정성을 설명할 책임이 있다.

정부가 상대국의 부적절 행위에 항의하고 재발 방지를 요구하는 것은 정당하다. 서로 설명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외교적 신뢰를 회복하려는 노력은 양국 모두 필요하다. 대사 소환과 공관원 철수는 강력한 조치다. 그렇다고 그것이 상대 태도를 바꾸는 데 효과적인지는 전략적으로 따져 봐야 한다. 압박 강도를 높인다고 외교 성과가 커지는 것은 아니다.

안전이 주된 이유라면 정부는 현지 위험이 어느 정도이며, 어떤 판단을 거쳐 철수 규모를 정했는지 가능한 범위에서 밝혀야 한다. 현재 상태가 전쟁 발발 이후 더 위험해졌다는 평가는 별로 없다. 정부도 그런 근거를 설명하지는 않았다. 미국·유럽과 러·중·북이 편 먹고 대치하는 국제전 성격만 더 짙어졌고, 국내 여론도 갈라진 상황이다. 대사관은 교민들에게도 철수를 권고했다고 했지만, 교민들이 철수 의사를 표시했다는 소식은 아직 없다. 전쟁 지역의 공관이 5년 지속된 전쟁 중 사전 단계적 경보 없이 바로 철수 권고를 하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그렇게 급박한 위험 상태라면 교민 대피나 비상조치 등 교민 안전대책이 함께 나와야 정상이다. 영사 업무 등 잔류 인력이 있다는 것 외에 정부는 더 이상 설명이 없다. 외교 압박과 안전 조치는 함께 고려할 수 있지만, 어느 쪽이든 객관적인 판단 기준이 있어야 국민 신뢰를 얻는다.

양국 갈등에 미치는 파장도 문제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활동을 파악할 수 있는 주요 정보원이다. 향후 북한군 포로 추가 송환 협의와 미국과 서방이 얽힌 안보 관련 정보 협력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전후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한국 기업의 참여에도 악영향을 입힐 수 있다. 합의를 깬 우크라이나 행위를 묵인하자는 뜻이 아니다. 잘못을 바로잡는 과정에서도 한국이 잃을 수 있는 전략적 이익을 함께 계산해야 한다.

정부는 항의 명분만 내세울 게 아니라 공관원 철수의 목적과 효과를 분명히 해야 한다. 현지 안전에 필요한 조치는 단호하게 취하되, 외교 갈등은 협상과 실무 접촉을 통해 풀어갈 통로를 열어둬야 한다. 상대방에 강경한 태도를 과시하는 것은 외교라고 할 수 없다. 외교는 원칙 지키면서 국익을 확보하는 데 주안점을 둬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 그리고 그것을 국민에게 상세히 설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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