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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인사이트] 국내생산 세액공제, 실효성 높이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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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10. 21.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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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U는 산업가속화법안, 美는 IRA, 日은 전략세제로 자국 내 생산 지원 중
- 단순 소재를 넘어 전기차와 저탄소 철강 등 전략산업까지 대상 확대해야
- 국내 판매에 한정 말고 국내생산 수출 물량에도 세액공제 혜택 부여해야
- 적자기업에 대해서도 미국처럼 직접 지급·제3자 양도 등 허용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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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경 (인천대학교 동북아국제통상물류학부 교수)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지난 3월 '메이드 인 EU(Made in EU)'를 내세운 산업가속화법안(Industrial Accelerator Act, IAA)을 발표했다. 철강·자동차·배터리 등 전략산업의 공공조달과 정부 지원에 EU산 제품 우대 또는 저탄소 요건을 도입하는 내용이다. 9월 공개된 유럽의회 초안은 한국 등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 제품을 EU산과 동등하게 인정하는 데 별도 심사를 요구해 우리 기업에 대한 차별 우려를 키웠다.

정부는 이달 15일 민관합동 TF를 출범시켜 대응을 강화했지만, 해외시장에서의 차별을 막는 것만으로 국내 제조업 기반을 지키기 어렵다. 기업이 국내 생산을 유지하고 나아가 확대할 경제적 유인도 중요하다.

미국은 2023년부터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첨단제조생산 세액공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일본도 2024년 전략분야 '국내생산 촉진 세제'를 도입했다. 두 제도는 시설투자 지원과 별개로 생산과 판매 실적에 따라 세액공제를 제공한다. 정부도 8월 발표한 2026년 세제 개편안에 반도체, 이차전지, 태양광, 풍력, 핵심소재, AI 로봇부품 등 6개 분야의 국내생산 세액공제 신설을 포함했다.

연구개발과 시설투자 중심의 세제지원이 생산 단계까지 확대된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변화다. 그러나 제도가 기업의 실제 생산 여건과 판매 구조를 반영하지 못하면 국내 생산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

국내 생산 기반을 강화하려면 공급망의 전략적 중요성과 산업별 생산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일본은 전기차에 대당 최대 40만엔의 세액공제를 제공하고 저탄소 철강·화학제품도 지원한다. 반면 이번 개편안에는 전기차 완성차와 저탄소 철강·화학제품이 지원 대상으로 명시되지 않았다.

정부는 이차전지를 통해 전기차 산업을 간접 지원한다는 입장이지만, 배터리 생산에 대한 공제가 완성차의 국내 생산으로 직결되기는 어렵다. 저탄소 철강·화학제품은 공정 전환에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데다 전환 이후에도 전력비 등 운영비 부담이 계속된다. 국내 생산의 필요성과 경제적 여건에 따라 다른 전략 품목도 공제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

수출은 국내 제조업의 생산 규모를 뒷받침하는 중요한 수요 기반이다. 올해 1~9월 반도체 수출은 약 3400억 달러로 전체 수출의 40%를 넘어섰다. 반도체를 비롯한 주요 제조업은 생산품의 상당 부분을 해외시장에 판매하며, 해외 판매법인을 통한 거래도 일반적이다.

그러나 정부안은 국내 판매를 기본 요건으로 해 수출 물량에 대한 공제를 제한한다. 같은 국내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이라도 판매처에 따라 지원 여부가 달라지는 셈이다. 생산을 지원하는 제도인 만큼, 판매 지역이 아니라 국내 생산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품목과 판매 요건을 충족하더라도 공제 적용과 활용에는 제약이 따른다. 통합투자세액공제를 받은 설비에서 생산한 물량은 공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중복 적용은 방지하되 시설투자와 생산활동에 대한 지원 목적의 차이를 반영해 제한 방식을 조정해야 한다. 더 큰 문제는 적자기업이다.

미국은 일정 요건 아래 생산공제액의 직접지급이나 제3자 양도를 허용한다. 반면 국내에서는 납부할 법인세가 없으면 공제액을 10년간 이월할 수 있을 뿐, 당장의 지원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주요국의 산업정책 경쟁이 심화되는 지금, 국내 생산의 당위성만 강조해서는 제조업 기반을 유지하고 확대할 수 없다. 재정 부담을 고려한 선별 지원은 필요하지만, 공제 요건이 지나치게 엄격하면 국내 생산의 유인이 약해진다. 정부의 역할은 기업을 대신해 생산거점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국내 생산이 기업의 경쟁력 있는 선택이 되도록 정책을 설계하는 데 있다.

김윤경 교수는 …
연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컬럼비아대학교에서 경제학 석·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한국경제연구원에서 기업연구실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인천대학교 동북아국제통상물류학부에 재직 중이다. 규제자유특구규제특례등심의위원회, 국민연금 기금운용실무평가위원회, 중견기업정책위원회, 코넥스협회 자문위원회에서 정책 심의 및 자문 활동을 해왔다. 주요 연구 분야는 기업 경제, 혁신, 규제 및 경제정책이다.

※본란의 칼럼은 본지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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