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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軍 쿠데타 주역 맞은 아세안 5개국…”5개항 합의 위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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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6. 10. 11.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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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데타 주범' 민 아웅 흘라잉, 7월 라오스 이어 태국·베트남·캄보디아·말레이 차례로 방문
말레이 "로힝야 귀환 수용하면 초청"…올해 1만493명 송환
11월 마닐라 정상회의 초청 여부 주목
MALAYSIA-MYANMAR-DIPLOMACY <YONHAP NO-4597> (AFP)
지난 8일 말레이시아 푸트라자야에서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오른쪽)와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 대통령/AFP 연합뉴스
2021년 쿠데타를 이끈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 대통령이 말레이시아를 공식 방문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아웅산 수치의 민선 정부를 무너뜨린 쿠데타 이후 미얀마 지도부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서 배제돼 왔지만, 그가 지난 4월 대통령에 취임한 뒤 그를 맞이한 회원국은 다섯 나라로 늘었다.

민 아웅 흘라잉 대통령은 지난 7~8일 말레이시아를 방문해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와 정상회담을 했다. A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안와르 총리는 8일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일을 하겠다"며 미얀마의 아세안 완전 복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미얀마의 민주적 개혁이 부족하고 폭력이 이어지고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전했다.

미얀마는 아세안 회원국 지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정치 지도자는 2021년 10월부터 정상회의에 초대받지 못하고 있다. 미얀마를 포함한 아세안 정상들이 그해 4월 합의한 평화계획 '5개항 합의'를 군부가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이 원칙은 지금도 유효하다. 지난 5월 필리핀 세부에서 열린 제48차 정상회의에도 미얀마에서는 외교부 사무차관이 대신 참석했다.

정상회의 밖의 사정은 다르다. 민 아웅 흘라잉은 7월 라오스를 시작으로 8월 태국, 9월 베트남과 캄보디아를 잇달아 찾았다. 같은 7월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 비공식 외교장관회의에는 미얀마 외교장관이 쿠데타 이후 처음으로 직접 참석했다. 국제위기그룹(ICG)의 리처드 호시 아시아 담당 선임고문은 라오스 국빈방문을 앞두고 이 방문이 "외교적 격리에서 가장 분명하게 벗어나는 일"이라며 5개항 합의의 정치적 힘을 약화시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의 초청에는 조건이 있었다. 로이터에 따르면 안와르 총리는 지난달 한 팟캐스트에서 미얀마가 로힝야 난민 수천 명의 귀환을 받아들이면 민 아웅 흘라잉을 공식 초청하겠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미얀마 난민이 재정 부담이자 안보 위협이 됐다며 더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안와르 총리는 8일 올해 들어 미얀마인 1만493명이 송환됐다고 밝혔다. 다만 AP통신은 송환자 가운데 로힝야가 포함됐는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안와르 총리는 미얀마가 로힝야 난민을 받아들이도록 압박하겠다는 뜻을 밝혀 왔다.

말레이시아가 미얀마에 손을 내민 데는 국내 정치도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호주 싱크탱크 로위연구소의 헌터 마스턴 동남아 프로그램 국장은 채널뉴스아시아(CNA)에 "이번 움직임은 안와르 총리 측 연합이 7월과 8월 조호르와 느그리슴빌란 선거에서 잇따라 패한 데서 비롯됐다"며 "이후 로힝야 수용에 반대하는 여론에 대응하라는 압박이 커졌다"고 말했다. 안와르 총리가 이끄는 희망연대(PH)는 조호르주 선거에서 56석 중 8석을 얻는 데 그쳤고, 느그리슴빌란주에서는 주정부를 내줬다. AP통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에 머무는 로힝야는 약 12만6000명이다. 온라인 혐오 발언과 허위 정보가 급증하면서 이들을 향한 괴롭힘과 감시도 심해지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이번 방문이 군부가 뒷받침하는 미얀마 정부를 승인한다는 뜻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외교부는 미얀마에 대한 "건설적이고 원칙 있는 관여"를 이어가기로 한 5월 정상회의 결정과 5개항 합의에 따른 방문이라고 설명했다. 호시 선임고문의 해석은 다르다. 그는 로이터에 "송환 압박을 받는 안와르 총리에게는 네피도의 협조가 필요하고, 방문은 그 대가"라며 "안와르 총리는 승인이 아니라고 하지만 민 아웅 흘라잉은 바로 그렇게 내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민 아웅 흘라잉과 접촉하는 회원국이 늘수록 미얀마에 대한 아세안의 집단적 압박이 약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마스턴 국장은 "이는 아세안을 갈수록 분열시킨다"며 필리핀·싱가포르·인도네시아가 "매우 불편한 처지"에 놓일 수 있고 5개항 합의도 "매우 위태로운 상태"가 된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동남아연구소(ISEAS)의 모 뚜자 선임연구원은 소통 창구를 열어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대화를 이유로 이행 의무와 책임 규명이 뒷전으로 밀려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다음 시험대는 다음 달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리는 제49차 아세안 정상회의다. 올해 의장국 필리핀이 민 아웅 흘라잉을 초청할지 결정하게 되는데, 호시 선임고문은 7월 초청이 "결코 보장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내년 의장국은 마스턴 국장이 '불편한 처지'에 놓일 나라로 꼽은 싱가포르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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