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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싼 돈’ 47조 빠지고 ‘비싼 돈’ 57조 몰려…은행권 수익성 압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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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욱 기자

승인 : 2026. 10. 11.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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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요구불예금 47조원 감소…정기예금은 57조원 증가
증시 조정·기업자금 유치 경쟁…예금금리 상승 압력
조달비용 부담에 NIM 하락 전망…수익성 개선 제한
20261011_3분기 요구불예금 47조 감소·정기예금 57조 증가
은행권의 수신 자금이 저원가성 예금에서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정기예금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은행 수익성에도 부담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3분기에는 요구불예금과 정기예금이 모두 늘었지만, 올해에는 요구불예금이 47조원 감소한 반면 정기예금은 57조원 증가하며 상반된 흐름이 나타났다.

증시 조정으로 투자 열기가 한풀 꺾인 데다 정기예금 금리까지 오르면서 가계와 기업의 여유자금이 저축성예금으로 이동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에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자수익이 늘더라도 조달비용 역시 함께 높아지면서 은행들의 수익성 개선 폭은 제한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MMDA 포함)은 지난 7일 기준 655조391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675조5249억원)보다 20조1330억원 줄어든 규모다. 5대 은행의 요구불예금은 6월 말에 722조원까지 늘었지만, 하반기 들어 70조원 가까이 빠져나가면서 이탈이 가속화되는 모양새다.

특히 3분기만 놓고 보면 지난해와 올해 흐름이 뚜렷하게 엇갈렸다. 5대 은행의 요구불예금은 지난해 3분기 13조432억원 순증했지만, 올해 3분기에는 46조7679억원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우리은행을 제외한 4개 은행의 요구불예금이 늘었지만 올해는 5개 은행 모두 줄었다. 반면 정기예금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들 은행의 올해 3분기 정기예금 증가액은 56조687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8조7672억원)의 약 3배에 달했다.

수신 자금이 요구불예금에서 정기예금으로 대거 이동한 배경 중 하나로는 지난해와 달라진 증시 환경이 꼽힌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해 6월 말 대비 9월 말 11.5% 상승한 반면, 올해 같은 기간에는 조정장을 거치며 19.3% 하락했다. 지난해에는 증시 상승세에 맞춰 투자자들이 대기자금을 자유롭게 넣고 뺄 수 있는 요구불예금에 예치하면서 저원가성 예금이 늘었지만, 올해는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대신 안정적으로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정기예금으로 자금이 이동했다는 분석이다.

기업들의 여유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은행권의 유치 경쟁도 한몫했다. 반도체 호황 등으로 기업들의 곳간이 쌓인 가운데 금리까지 오르면서, 여유자금을 요구불예금보다 이자수익이 높은 정기예금에 맡길 유인이 커진 것이다. 은행들도 기업자금을 끌어들이기 위해 정기예금 금리를 높이고 있다. 우리·NH농협은행은 최근 1년 만기 기업 정기예금에 4%가 넘는 금리를 적용하며 기업자금 유치에 나섰다.

다만 요구불예금보다 금리가 높은 정기예금 비중이 커질수록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지난 8월 말 잔액 기준 예금은행의 총수신금리는 연 2.20%로 6월 말보다 0.13%포인트 상승했지만, 같은 기간 총대출금리는 0.06%포인트 오르는 데 그치면서 은행 수익성에 영향을 미치는 잔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0.07%포인트 좁혀졌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기준금리 인상에도 올해 3분기 은행권의 순이자마진(NIM)이 오히려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SK증권은 지난 7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IBK기업은행 등 주요 5개 은행의 3분기 NIM이 전분기보다 평균 0.016%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이자 수익이 늘더라도 조달비용 상승이 이를 일부 상쇄하면서 실제 수익성 개선 효과는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기업들이 여유자금을 운용할 때 수익성을 더 중시하면서 요구불예금보다 정기예금을 선호하는 상황"이라며 "조달비용 상승 압력이 큰 상황이지만 저원가성 예금 유치를 확대하고 상품별 금리와 만기를 탄력적으로 관리해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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